원원사, 원원사지로 남고....
2008.11.27 09:12
참나무 태운 연기를 냉각시켜
받은 물을 목초액이라고 하더구먼.
그 목초액을 물에 희석시켜서
식물에다 뿌리면 이파리가 싱싱해 지고
또 사람이 마시면 병이 낫고
무좀이 있다면 발을 담그기도 하고
물론, 치질에는 좌욕을 하는 것이고...그렇게
만병통치약 쯤으로 여겨진단 말이시.
울산서 경주 가는 길에 불국사 못 미쳐서 '모화'라는 동네가
있는데, 옛날에 그 동네의 맹주 김유신이가
세운 절 '원원사'라고 있어.
지금은 탑과 부도로만 남아 있는데
그 올라 가는 길목에 목초를 맹글어서 파는 집이 있어.
간판도 없어.
참나무를 때서 연기를 받을려고
황토로다가 '이글루'를 지어 놓았더란 말이시, 여섯 채 씩이나.
참나무를 다 태우고 나면 그 잔열로, 찜질을 하기에
왔다'거덩.
그래, 그 집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꿰어 들었지, 찜질할려고.
주인 양반이 경주 촌놈이라, 돈 받기도 뭣하고 해서
공짜로 입장을 시켜 주곤 했는데...
아 이눔이 어디 다른 찜질방을 다녀 온 모양이야
그래갓고는 미역국이나 녹찻물이나 뭐 이런거
팔아도 되겄다고 생각을 혔던 모양이야.
물론 숯이야 천지로 있는 것이니께 돼지괴기도 꾸버서 팔고,
간판이 없으니 세금 낼 일도 없는 것이고...
그래, 저녁에 퇴근해갓고...집에 밥 없는 날도 있잖어.
그런 날은 땀도 뺄 겸해서 그 원원사 밑의 간판 없는 집으로 가거덩.
일차로 땀 한번 빼고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면 살살 녹지.
참숯이라서 그렇나?
암튼, 나야 뱃골이 작으니, 마누라하고 둘이서 2인분이면
충분한데 아 또 2인분은 안 팔어.
그러니 어떡하겄어...3인분 시켜서 쪼끔 남기기도 하고
아까워서 다 먹기도 하고...머 또 땀 뺄 꺼니께.
배 터지도록 먹고는
그 후끈후끈한 황토 이글루 속으로 또 들어가거덩.
쑨 아줌마들이지...한 스무명이나 될레나?
내가 들어가면 왠 절믄놈이 들어오나 싶어서 시선이
집중되잖어?
그래도 나는 따끈따끈한 덕시기에 궁뎅이를 붙이고는
참선에 드는 것이거덩, 허리를 곧추 펴고...
그렇게 좁은 디서, 쑨 아줌마들만 모여 있으면 무슨 이바구로
깔깔대는지 아시남?
어이구 남사스러버...
그래도 나는 꿈쩍도 않고 참선에만 들어 있으니
아 이 아줌마들도 오도꾸가 있는 것이지, 점점 더 야한 이바구로
사람을 웃길려고 하더란 말이지.
그러나 나는 이미 바닥의 온기로
무아지경에 들어 있는데...
치질에는 그게 왔다'거덩.
[ 2003년 5월 26일, 박춘렬 님의 글입니다 ]
받은 물을 목초액이라고 하더구먼.
그 목초액을 물에 희석시켜서
식물에다 뿌리면 이파리가 싱싱해 지고
또 사람이 마시면 병이 낫고
무좀이 있다면 발을 담그기도 하고
물론, 치질에는 좌욕을 하는 것이고...그렇게
만병통치약 쯤으로 여겨진단 말이시.
울산서 경주 가는 길에 불국사 못 미쳐서 '모화'라는 동네가
있는데, 옛날에 그 동네의 맹주 김유신이가
세운 절 '원원사'라고 있어.
지금은 탑과 부도로만 남아 있는데
그 올라 가는 길목에 목초를 맹글어서 파는 집이 있어.
간판도 없어.
참나무를 때서 연기를 받을려고
황토로다가 '이글루'를 지어 놓았더란 말이시, 여섯 채 씩이나.
참나무를 다 태우고 나면 그 잔열로, 찜질을 하기에
왔다'거덩.
그래, 그 집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꿰어 들었지, 찜질할려고.
주인 양반이 경주 촌놈이라, 돈 받기도 뭣하고 해서
공짜로 입장을 시켜 주곤 했는데...
아 이눔이 어디 다른 찜질방을 다녀 온 모양이야
그래갓고는 미역국이나 녹찻물이나 뭐 이런거
팔아도 되겄다고 생각을 혔던 모양이야.
물론 숯이야 천지로 있는 것이니께 돼지괴기도 꾸버서 팔고,
간판이 없으니 세금 낼 일도 없는 것이고...
그래, 저녁에 퇴근해갓고...집에 밥 없는 날도 있잖어.
그런 날은 땀도 뺄 겸해서 그 원원사 밑의 간판 없는 집으로 가거덩.
일차로 땀 한번 빼고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면 살살 녹지.
참숯이라서 그렇나?
암튼, 나야 뱃골이 작으니, 마누라하고 둘이서 2인분이면
충분한데 아 또 2인분은 안 팔어.
그러니 어떡하겄어...3인분 시켜서 쪼끔 남기기도 하고
아까워서 다 먹기도 하고...머 또 땀 뺄 꺼니께.
배 터지도록 먹고는
그 후끈후끈한 황토 이글루 속으로 또 들어가거덩.
쑨 아줌마들이지...한 스무명이나 될레나?
내가 들어가면 왠 절믄놈이 들어오나 싶어서 시선이
집중되잖어?
그래도 나는 따끈따끈한 덕시기에 궁뎅이를 붙이고는
참선에 드는 것이거덩, 허리를 곧추 펴고...
그렇게 좁은 디서, 쑨 아줌마들만 모여 있으면 무슨 이바구로
깔깔대는지 아시남?
어이구 남사스러버...
그래도 나는 꿈쩍도 않고 참선에만 들어 있으니
아 이 아줌마들도 오도꾸가 있는 것이지, 점점 더 야한 이바구로
사람을 웃길려고 하더란 말이지.
그러나 나는 이미 바닥의 온기로
무아지경에 들어 있는데...
치질에는 그게 왔다'거덩.
[ 2003년 5월 26일, 박춘렬 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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