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남고 31회 동기회

추억의글

아침햇살이 좋은 따뜻한 아침
겨울과 봄의 교차로에서 맞이하는 3월 첫주의 산행.
전번주 만나지 못햇던 탓인지 친구들의 얼굴이 그리워지며 빨리 만나고 싶어 조바심이 난다.

아침10시!! 어김없이 나타나는 우리회원들.
우리 모두가 받들고있는 정문 회장님,
어떠한 어려움속에서도 꿋꿋이 우리회원들을 지켜낼것 같은 듬직한 종건총무,
드디어 딸을 교육대학에 입학시키고 언젠가는 한판 쏘우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중수,
일요일이 기다려 진다며 완전히 정회원이 되어버린 희암이 부인과 묵묵히 조직의 소금과 같은 존재의 희암이,
부부사랑이 극진한 아름다운 모습의 철우부부,
주일마다 회원들의 스트레스를 웃음으로 풀어주는 순발력의 소유자 부영이,
마이너 산악회를 격려하기위해 특별히 참여한 메이저산악회원 이자 본부 부회장인 무철이,
오랫동안 우리동기회의 살림살이를 맡아온 싸나이 중의 싸나이 장호,
그리고 언제나 늦게 들어와 꼬박꼬박 졸며 산행기를 쓰는 나.모두11명이 모였다.

오늘은 범어사에서 출발하여 북문-동문-남문 을 섭렵하기로 하였다.

10시30분정각!!
일행은 첫 목표지인 북문을 향해 출발하였다.
전날내린 비 때문에 약간은 질었지만 산행하는데는 아무지장이 없을 만큼 화사한 날씨다.
범어사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서자 시냇물 소리가 우리일행을 반갑게 맞이 하였다.
시냇물 소리와 질펀한 길을 걸을때 나는 발자국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봄의 교향곡 같이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였다.
전번주 산행은 동기회 행사 관계로 쉬었지만 회원들의 발걸음은 매우 가벼워 보인다.점차 경력이 쌓여감을 느낄수 있다.
오늘은 부영이가 선두에 나서 오르고 장호가 후임을 맡았다.
돌계단을 따라 오르다 잠시 숨을고르고 나무계단을 지나자 북문의 넓은 광장이 눈에 확 들어왔다.
11시 10분경 우리는 북문에 도착하였다.

북문앞에서 약간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
일부 회원들의 눈길은 건너편 오뎅,파전 집으로 향하였지만 어디 쫀쫀한 종건총무에게 통 할수 있겠는가?
숨고르기를 한후 동문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있는 원효봉으로 올라갔다.
원효봉 오르는 길은 잘 다듬어진 나무계단으로 길을 만들었는데,
이나무들은 죽어서도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숭고하게 봉사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하도많이 지나가 그들의 어깨에 빛나는 훈장을 걸어 놓은 듯 나무들이 반질반질 한다.
약 30분 후 일행은 원효봉 정상에 섰다.

거리가 바둑판처럼 보이고
강물이 배암의 새끼처럼 기는
산 우에까지 왔다. 윤동주 의 '산상' 중에서

윤동주 시인께서 느꼇던 것이 지금 느끼고 있는 우리 일행의 이 느낌과 같지는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 본다.
산성에 올때마다 그랬듯이 오늘도 산성의 돌 조각 하나하나에서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원효봉 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일행은 바로옆 봉우리인 의상봉 으로 향했다.
제법 거리가 있어 보였지만 우리일행은 가볍게 의상봉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
의상봉옆 제 4망루를 지나 누리는 제법 널찍한 산길을 따라 때로는 질퍽 한 곳을 피하여 동문으로 내려갔다.
동문가는 길은 화창한 날씨때문인지 길은 다소 질퍽거렸으나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붐비는 통에 선두와 후미의 사이가 벌어져서 결국 서로 통화하여 동문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12시30분.
2 시간의 산행후 우리는 동문에서 따뜻한 봄볕을 맞으며 휴식하며 커피랑 과일들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할매집에서 담배피우다 들키면 "빠말때기 한대에 무기정학", 화장실에서 피우다 들키면 "그냥 무기정학",
화장실에서 숨어피우다 모씨는 핑 도는 바람에 한 발이 똥통에 빠진 이야기등등...
옛날 기억을 이야기 하는데 그것들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27년이 흘렀는지라.
우리는 세월의 무상함,친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느끼며 다음 목적지인 남문으로 향하였다.

산성마을로 가는 도로를지나 남문으로 가는 길은 산을 넘어가는것 과 등산로겸 도로로 쓰이는 제법 넓은 길 두갈래이다.
우리는 넓은길을 따라 남문으로 가기로 하였다.
약 3.2 Km 정도되는 완만한 오르막 길을 꾸준히 걸어갔다.
모두가 약간은 피곤을 느낄즈음 드디어 남문 입구의 '국수집' 에 도착하였다.

1시30분!! 정확하게 3시간 걸었다.
모두가 시장한 터라 국수에 앞서 오뎅을 안주삼아 산성막걸리로서 목을 축였는데 뱃 속이 짜릿한것이 참 시원하였다.
"막걸리는 채워야 맛이다"는 명언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어느새 동이날 즈음 '국수'가 왔다.
모두 사이좋게 한그릇씩 하고 양기가 오르는지라.
부영이가 성선설,성악설,성불능설,성남용설등을 설명하면서 성남용설의 주창자는 '주자' 라고하자,
이어서 나오는 무철이의 '주자'의 성은 '막' 따라서 '막주자' 란 말에 모두 한바탕 웃었다.
웃고나니 또 소화가 된지라 종건총무의 눈총(?)을 받아가며 오뎅 한그릇을 더 먹게 되었는데 더욱더 맛이 있었다.

14시경!! 하산을 시작 하였다.
회원들의 간곡한 부탁(삭도를 한번 타봤으면...)도 무위로 돌아가고 휴정암 옆 길을따라 내려 가기로 하였다.
상당히 급한 내리막을 약 1시간 정도 내려와서 허심청으로 향했다.
허심청에서 간단히 목욕을 마친후,
저녁을 횟집에서 화끈하게 하기로 하고 '뽈라구', '새꼬시'등의 회로 소주,맥주와 곁들어 회포를 풀었다.
이 자리에서 부영이는 다음산행때 꼭 화장품 샘플(그것도 20 세트나)을 갖고 오기로 하였는데,
장호 왈, "모든 물건의 샘플은 가짜가 없다" 고 하여 확실히 굳히기를 하였다.(부영이는 절대 약속을 어기지 않음)
미이너 모임할때 어디 저녁식사에서 끝낸적이 잘 있었는가?
오늘도 변함없이 중수따님의 교대입학을 축하하는 세러머니가 있었으니
우리는 중수의 끈질긴 쏘겠다는 신념에 감동하여 중수의 뜻에 따르기로 하였다.
장호는 육포,초코릿 등을 내어 놓았는데 육포가 어찌나 맛이 뛰어 나던지
술집에서 안주로 나온 육포는 그대로 남아있어 반품을 시도 하였을 정도였다.
중수의 화끈한 세러머니를 끝으로 우리모두는 산행을 마치고 건강한 주일을 보낸후 다음 산행때 만나기로 하였다.

금일산행에 참여해 주신 회원여러분,
특히 매주 참여해 주시는 희암이부인,
오랫만에 참여 하셔서 끝까지 하신 철우 부인,
많은 격려와 가르침을 주신 메이저 산악회 무철이 와 장호 친구께 감사드리면서 산행기를 마칩니다.



                                                          [ 2003년 3월 3일, 홍성수 님의 글입니다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