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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추억의글

나의 미용실 편력기

2008.07.15 13:33

박춘렬 조회 수:1227

머리를 깍는 일이 좀 귀찮나?
한달에 한번은 깍아야 하니
'달거리'에 다름아니다.

우리 병원 옆에 '황제 이용원' 이라고 있었는데,물론
퇴폐이발소,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깍으면 되었었는데
그게 말이시,하도 퇴폐로 적발이 되다보니 아예 문을 닫아버렸어.
하, 난감하더만...나는 어디가서 머리를 깍느냐 이말이거덩.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미장원을 섭렵혔지.
처음엔 마누라 따라서 '이해봉 헤어샵 '엘 갔었지.
허허,미장원에서도 잘 깍더라고
그래서 다음에 또 갔지.
그랬더니 이번에는 조수(스물 한두살이나 묵었을랑가?)가 실력을
발휘하더라고...음...실패작으로 남았지,우씨...

'다음에는 꼭 이해봉이 보고 깍아달라고 해야지...'

그러나,다음에 갔을 적에도
오야봉 이해봉여사는 동네 아줌마들 머리 볶으랴
천방지축 꼬마들한테 눈 꼴치랴...여간 바쁜 게 아니라서
또 노랑머리 조수한테 머리를 맞겨야 될랑가 하는데
이런...그 조수가 눈인사를 하더라고...
에고,내 신세야.


우리동네 또 다른 미장원 '까끌레 뽀끌레'.
거기는 조수도 아줌마던데,에휴
그 조수 아줌마가 나의 첫사랑같이 생겼길레...
두 번이나 갔었지.
두 번 째 갈때에는 그 조수아줌마가 없더라고,그래서
끊었지...뭐 더이상 갈 이유가 없더마는.

그러고 보니
우리 동네에는 미장원이 참 많기도 하네.
아파트가 대단지라서 그렇나?
아니믄,우리동네 아줌마들은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나?
그 아줌마들이 떼거지로 앉아있는 틈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나.
후후,청일점.
미치겄더라.

그 다음으로 간 곳이 '헤어 스케치'.
캬,이름이 좋더라고,신장개업이고...
그날 박아무개는 실습대상으로 전락했고
더 이상 앉아있다가는 꼴이 우습게 될 것같아 70빠센트만 깍은
상태에서 남저음 목청으루다가...
"그만합시다."
했다.

그 '스케치' 에서 깍고 나올 때, 미용사겸 주인 아줌마가
뭐래는 줄 아시나, 식은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리 동네 고만 고만하던 헤어샵들을 한방에 날려버릴려고
대형의 헤어샵이 들어왔다. 짜쨘...
'박화유비'

카트비가 8,000원.
원장님이 가위들면,놀라지 마시라,12,000원.

학실히 원장님이 깍으니까 좀 낫더라고,돈은 쪼매이 더 들지만.
난 스물 너댓의 노랑머리 조수들한테서는 머리를 안깍어.
그동안 속은 세월이 얼만데, 또 꼬일 일은 없어야지.

어제도 머리를 깍으러 퇴근길에'박화유비'에 갔더니
(퇴근하면서 머리를 깍는다,시간은 금,Gold.)
노랑머리가 가위를 휘릭 돌리면서 그러더라고
"이쪽으로 앉으이소."
"원장님은 안계시나?"
"예,원장님 부산 가시갓고 아직...."

어떡하냐,뒤도 안돌아보고 기냥 나와버렸지.

머리가 이렇게 덮수룩하니...진짜,우리 간호사들이
머리핀이라도 선물할랑가 모르겄다.


우리 아들놈이 중핵교 2학년 때,
그 애들은 다들 '스포츠'로 깍잖어?
아 이눔이 머리를 ' 빡빡 '으로 깍구설랑 집에 온 거여.
그래서 내가 그눔을 불러다 앉혀놓고는 물었지.
"니...아부지한테 뭔 불만있나?"


에고, 나도 이참에 ' 빡빡 ' 밀어버려?
하릴없는 봄잉께...




                                          [ 2003년 3월 26일, 박춘렬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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