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거지의 남다른 인연을 실토한다
2012.02.01 18:37
불초,
이쯤에서 ‘교수’와 ‘거지’와의 넘다른 인연(?)에 대해 정리를 해 두는 것이 예의겠다.
1. <같은 점> 세 가지 중,
1) 항상 무엇인가를 들고 다닌다.
2)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는 미리 갈카 주었다.
문제는 세 번째 비워둔 칸인데, 결론을 말하자면, 기대한 답은, 역시 세상물정 빠삭한 서 ‘기자’가 맞추었다. 빙고!!
3) 한번 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되고 나면 쉽다!!
그러나, 버트,
불초, 박변이 보낸 답변에... 뒤통수가 얼얼했다.
역시나, 거지나 교수나, “남의 재산”으로 먹고 살 팔자라는 것!!! 이게 파천황의, 가외의 명답이다.
거기다, 병태 옹의 답은 파이널 터치로 그만이다. 역시 거지나 교수, 다 “입으로 먹고 산다.” 그게 ‘한푼 줍쇼’이든 ‘각설이 타령’이든... 혹은 교수들의 ‘거룩한 <카더라 방송>’이든!!!
변명하자면, 불초, 내가 이 <저주받은 운명>을 벗어나 볼려고 이제까지, 약간,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으로 변명이 될랑가, 몰러. 그래 보았자, 누가 운명을 벗어나리. 부처님 손바닥 안인 것을... 불초의 오랜 ‘부끄러움’이 여기 있음을, 이 자리에서 고백해 둔다.
2. <다른 점>
그럼에도 다른 점 세 가지가 있다.
몇년전에 듣고, 破顔, 입안의 밥알을 풉, 튀겼는데, 다 까먹고 하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그것을, 송재용 거사께서 코옥, 찝으셨다.
“거지 마눌은 남편을 하늘같이 여기는데, 교수 마눌은 남편을 거지 같이 여긴다!!”
그 일격에, 음흉한 웃음까지 날려, 장내 정리 완료!! “맞나 한박사 ㅋㅋㅋㅋ”
봄공 포함, 여기 빵 터지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송공이여, 환영, 환영!!
피 튀기는 스파르타쿠스의 링 위에 올라오시면서, 왈,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꿀뚝같으나... 3담임이였던 윤모선생한테 배워서 그런지 천성이 그런지 몰라도 ‘욕’이 안들어 가면 문장 연결이 안 되는 관계로...” 그동안 잠자코 있었다고, 겸양하시더니, 웬걸, 장비 범털의 일갈이 이 모든 소란을 일거에 잠재웠다. “마카, 수구리!!”
3. 바텀 라인
봄공, 그럼에도,
아들내미 교수하겠다면 말리지 마시오. 역시 “남의 것으로 사는” 인생이나, 그러나 화엄의 인연법에, 남의 것으로 살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으며, 음식이며 말이며, “입으로 살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소.
거기다,
서기자, 의 정답처럼, “한번 되기는 쉽지 않지만...” 그리고 되고 나서도, 쉽기는 커녕 “졸라 고생”임이 틀림없지만... 그래도, “제가 좋다면...” 그것만큼 확실한 선택의 이유가 어디 있소?
스티브 잡스, 2005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한 연설을 기억하오. 거기 아무것도 아닌(no big deal) 자신의 인생 가운데, 다섯 꼭지만 설했는데, 그 가운데 “위대한 일”을 찾으라는 것이 있더이다.
자신이 <위대한 일>을 하고 있었기에, 코카 콜라의 “설탕 물이나 팔던” 바지 사장에게, 자신이 새운 애플에서, 황당하게 쫓겨나고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던 거디었다 하오.
위대한 일이란 =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 하니, 애인을 찾아나서듯, 이 일에는 어물쩍 타협하지 말라고 충고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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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직은 결코 권할 직종은 아니다. 서기자 말대로, 쉽지 않다. 공부라는게, 갈수록, 노련해지기보다, “점점 초보로 퇴행하고, 모르는 것은 더욱 더욱 많아지는” 이 조화 앞에 좌절해 본 사람은 안다.
이 ‘퇴행’을 견뎌야 하는데, 대개, 질려(?) 어느 순간, 손을 놓는 사람이 많다. 그 순간, 이 직종은 지옥이 된다. 자신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죄를 짓는다. 그리고, 학내든, 정치권이든 ‘폴리틱스’를 기웃거리며 민폐를 끼치기 십상이다.
내 옆방의 교수의 꿈은 이렇다. “학생들 앞에서 제대로 된 강의 한번 하고 죽는 것!” 정년때까지, 그 비장한 꿈을 이룰지 자신이 없다고 탄식한다.
그러니, 결코 권할 직종은 아닌 것.
고향 사람들이나, 주변 지인들은 말한다. “아직도 공부하고 있어요?” ㅋ ㅋ
게다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재용 거사의 말처럼, 마눌님으로부터 존경받기 어렵다는 것.
속세에 떠도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1. 교수는 저만 좋고...
2. 의사는 마눌님이 좋고...
3. 법조인은 처가집이 좋다... 는 것.
맞나, 영호? 박변?
그래서, 교수는 거지와 달리(?),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이다!! 돈도 못 벌어주고, 힘도 없으면서, 남들 아무 관심없는 것, 줏어듣고 혼자 히죽거리기나 한다. 쯧쯧. (*저기, 헌철이부터, 고개를 크게 주억거리고 있네...)
이 운명(?)을 감수하겠다고 나서면, 봄공,
아들내미의,
그 영웅적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길을 열어주시게나...
너무 비장했나. 영업, 업계의 비밀을 털어놓고 나니, 영 마음이 허하네... 소주 한잔 들이켜야 겠다!!!
*.P.S. 위의 정답 맞춘 네 분에게, 약속대로 ‘상품’ 보내드린다. 근디, 뭐, 줄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뭏든 찾아보고, 아님, 나중 물회라도 한 그릇 사드리겠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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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정
2012.02.0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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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2012.02.02 12:05
상품! 한박사의 설법이 상품 그 자체인데
무신 별도의 상품.. 이미 많이 받았다 아이가.
맞제? 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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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균
2012.02.02 13:39
아냐!....난 물이 좋아,,,
이건 더 좋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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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교
2012.02.02 15:29
참 글이 맛있다......
요즘 한박사 덕분에 스스로 많이깨우친다.
인정거사에 박변에 이태공에 봄공에 미하루 주인장에......추풍낙옆을 즐기는 서기자에
드디어 재용이까지 우리 홈피가 더더욱 즐겁고 살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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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2012.02.03 11:00
맞어!
삶의 저 유장한 진리는 대부분
누군가의 가슴 아린 '고백' 속에 숨어있더라!
"...변명하자면, 불초, 내가 이 <저주받은 운명>을 벗어나 볼려고 이제까지, 약간,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으로 변명이 될랑가, 몰러.
그래 보았자, 누가 운명을 벗어나리. 부처님 손바닥 안인 것을...
불초의 오랜 ‘부끄러움’이 여기 있음을, 이 자리에서 고백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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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에게 선물 드리리라
미하루 만 3년반, 년식으로는 5년 세월에
내 가게에서 내가 마신 맛있는 술 Top5에
그대와 Another 친구 서이서 마신 술이 하나였음을 고백하오, 기억하나?
선물이 될랑가?
추억 정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