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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쾌락인가, 덕성인가?

2012.02.01 00:18

이병태 조회 수:230

 

한 박사와 정 철인 사이의 '철학 이야기'를 구경하다가

의외로 많은 금언(金言)들을 줏어담고 있는 요즈음,

문득 눈에 확~ 띄는 질문이 하나 있네.

'행복의 조건, 쾌락인가 덕성인가?'

 

원래 나는 아포리즘類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포리즘(Aphorism) : 경구, 격언

오십도 중반을 넘어선 지금,

이 질문이 목에 딱~ 걸리네!

 

좀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그 때, 구덕산 시절

하라는 공부는 아니 하고, '의식'이네, '투쟁'이네 하면서

대책없이 방황하던 시절,

지금 와서 따지고 보면 그것은 '의식'도 '투쟁'도 아닌,

또 하나의 '쾌락쫓기' 아니었나 싶어.

 

게다가 그 놈의 쾌락,

효용이라도 제대로 알고 쫓았으면 억울하지나 않았을 텐데,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그냥 넘들 따라서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른 채 쫓아다녔던 것 같애.

 

그때 덕성(공부) 좀 더 알차게 쌓았더라면,

내 행복의 순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어디 그때뿐인가?

가슴에 찬바람이 수시로 드나드는 지금도 그래!

'스트레스 해소'니 ''휴식'이니 하면서

무시로 찾아다니는그 쾌락쫓기의 시간들이

내 삶의 행복찾기에 뭐 그리 큰 도움이 되었겠는가?

 

게다가, 중년의 쾌락찾기가 더욱 고약한 것은

그것이 자발적인 의지의 발로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다분히

습관적인 동기에 의해서 비롯되는 점이라는 데 있는 것 같애.

 

마치 우리가 층계를 오르는 대신 습관적으로 엘리베이트에 타는 것처럼,

쾌락 자체의 효용성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그냥 습관적으로

쾌락찾기를 생활의 한 부분으로 편입시키고 고착시키는것 같애.

 

지금부터라도

내 생활의 일부분으로 알박기해 있는 그놈의 쾌락을 걷어내고, 대신 

그 자리를 덕성類의 어떤 행위로 채울 수는 없는 것일까?  

 

- 별이 빛나는 밤에 영도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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