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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히틀러’라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독재, 홀로코스트, 국가사회주의, 전체주의 등이 떠오르게 됩니다.
히틀러가 역사상 가장 악독한 독재자 중의 한사람으로 된 것은
히틀러 자신이 원래 태어날 때부터 그런 천성으로 태어난 것일까요?

‘역사란 시대의 산물’이란 말처럼 히틀러가 주창한 국가사회주의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공항이라는 암울한 경제적인 현실을 넘어서고자 하는
몸부림 속에 탄생을 하게 되었지만,
그 사상적인 배경으로는 철학적인 용어로 “동일성의 사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일성의 사유’를 쉽게 단적으로 표현하면 “우리가 남이가”라는 사유 방식입니다.
즉, ‘남들도 내 생각과 사고방식이 같아야 한다’ 점을 강조하는 사유 방식입니다.
세상에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만 산다면 서로 싸울 일도 없을 것이라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기에
이러한 동일성의 사유 속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나의 생각과 같지 않고,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배척하는
폭력을 행사할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저지른 홀로코스트에서
동일성 사유의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는 “소통과 대화”가 화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에 소통이 이루지지 못하고 갈등과 반목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사회에서의 ‘왕따’, 
‘다문화 가족’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멸시 등등....
그러한 배경에도 ‘내 생각만이 옳다’는 동일성의 사유가 깔려 있다고 봅니다.
  
동일성의 사유 속에는 노골적으로 개방성에 대한 폐쇄성,
유연성에 대한 고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것이므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동일성의 사유 밖에 있는 타자에 대하여
(타자: 타인, 자연과 같은 사물, 미래와 같은 사건 등을 포괄하는 개념임)
개방적이고 유연한 태도보다는 제외하고 배척하는 폭력을 행사할 여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러한 ‘동일성의 사유’에 빠지게 되었을까요?
그 배경에 대하여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서구의 석학들은 그 배경을 중세의 신의 속박에서 벗어난 근대적인 인간이
역사의 주체로서 등장하면서 이성을 앞세워 과학의 힘으로 자연을 정복하고
풍요로운 물질문명을 이루어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근대의 약속’이
허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인간에게는 동물들과는 달리 합리적인 이성이 있으며
그 이성으로 인간을 포함한 자연을 수학적인 수치로 계산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인간의 이성을  ‘계산 가능한 능력’으로 좁게 보았고, 계산이 가능하지 않는 것은
동일성의 범주에서 제외하게 되는 경향을 초래하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람의 능력을 IQ 수치로 평가하고 심지어 동물들에게도
IQ 수치로 표시하면서 비교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그러한 사유의 일환입니다.   
(IQ 수치가 낮으면 사람취급하지 않겠다는 묵시적인 의도가 깔려있음)

근대의 사유는 자연을 극복 대상으로 보는 ‘기계론적자연관’을 앞세워 
산업자본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게 되었으나 그 부작용으로
자연의 파괴, 기상이변 현상 등을 초래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는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가치를 세속적인 경제적인 가치로 환원시켜
모든 가치를 심지어 神처럼 받드는 物神化현상을 초래하였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보편적인 사고가 지배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물신화 현상을 극복하고 동일성의 사유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자연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도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유기체적자연관’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서구사회가 이러한 동양의 정신문화에 눈을 뜨게 되면서 
인간을 포함한 자연에 대한 존재의미와 가치를 회복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결국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과연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우수한 존재인가?
나아가 과연 자연은 극복대상인가? 
하는 점을 반성해보고 성찰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인간이 들에 핀 무명의 잡초보다 과연 존재가치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지?
인간이 미물에 불과한 개미와 벌보다도  훌륭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세상의 모든 존재는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존재하는 연기적 존재라는 점에 대하여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의 대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사회적인 약자까지도 배려할 수 있는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다원화 사회를 이룰 수 있으며, 
동일성의 사유에서 벗어나 타자와 차이를 인정하게 되어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정현종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나는 그 섬에 가고 싶다.>
는 두줄의 짥막한 詩를 통하여 소통의 어려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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