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혹설> 3 - 道,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2012.03.17 16:32
1.
공자가 평생 ‘道’를 고민하고, 찾아 나선 것은 익히 알 터...
道가 무엇인가. 이 글자는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의 천안 삼거리... 보다 하나 많은 십자로Crossroad... 에서 인자가(아차, 태식 목사한테 혼날라) 머리를 어디로 둘지 몰라서... 두리번거리는 형태를 하고 있다. 道는 그렇게 ‘갈림길’의 뜻을 갖고 있다.
사람들이 그런데, 지금은 이것을 고민하지 않는다. 공자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통은 ‘器’ 즉 그릇을 고민한다. 내가 사회에 무슨 ‘기능’을 맡게 될 것이고, 그를 통해 벌어들일 수입과 명예, 권력을... 공자가 <논어>에서, “君子不器”라고 외칠 때는, 인간의 존재가, 그 본질이, 기능적 합리성과는 다른 지평에 있다는 것을 한 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돈이 있건, 없건, 지위가 높건 낮건, 문명국이든 야만이든... 인간은 이 道의 요청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그렇지 않은가. 종교와 인문이 道를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보통 사람들은 이 고민을 하지 않는다. 공자는 탄식한다. 그러나 예의 유머를 잃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
子曰, “不曰如之何, 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
“어디로 가야 할까, 어째야 쓰까 하고,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을 나도 어찌할 수 없다!”
동기 제위, 지금 길을 묻고 있는가.
공자는 진정, ‘묻는 자’에게만 발언했다. 예의 공자의 유머가 계속된다.
子曰 可與言而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 知者不失人 亦不失言
“말을 해야할 사람에게 입을 닫고 있으면 사람을 놓칠 것이고, 영 아닌 사람에게 말을 섞으면 말이 아깝지... 지혜로운 자, 사람을 잃지도 않고, 말도 비에 젖게 않는다.
<논어>를 위시한 책들... 을 읽는 법은 그래서 거창하게 말하면 “道의 고민”을 가슴에 보듬는 것이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아, 이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오래된 물음... 을 떠올리면 될 것... 그것이 준비이다. 그래야 공자가 기침, 한 두번 하면서, 단상으로 올라 갈 것이니... 공자의 교육철학(?)은 이렇다.
“子曰 1) 不憤不啓 2) 不悱不發 3) 擧一隅 不以三隅反 則不復也.”
“나는 1) 가슴 가득 ‘울분’을 품고 있는 자들에게만 가이드를 자청했다. 2) 그리고, ‘문제’를 끙끙대는 사람에게만 힌트를 준다. 그리고 3) ‘한 마디’를 던졌을 때, 자신의 삶으로 반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시 입을 열지 않는다.”
<논어>를 듣는 사람들은 이 자세를 갖추어햐 한다. 그래야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이다.’그게 깊어지면 길을... “네 몸에, 道를 구축(凝道)”하게 될지 모른다. 돌.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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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공자의 道는 '사람이 끊임없이 닦아서 터야 하는 길'이라 했거늘.
이미 삽질을 해서 닦은 그 길,
한박사가 기꺼이 道伴이 되어준다는데야. 내 굳이.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노래 부르며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
이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 내 인생에 새삼 물음표을 붙여볼 수 있는 또 한 번의 때인 듯.
고맙소,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