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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용정 거사는 입만 열면 왈(?) 마누님 자랑이고, 미안하다 하면시롱, 금슬(?)을 과시한다. 그래서, 이 나이에, 밥 눈치 얻어먹는 동기들이랑, 이제는 마, 각방 쓰고, 편하게 지내는 약간은 냉담할 때가 된 동기들의 시샘을 온 몸에 받고 있다. “들리나? 불평의 아우성 소리가?”


주모께서는 거사의 살가운 생각과 낯 간지러운 은근함에, 시침 뚝 떼고 되묻는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장단이 척척, 과시 부창부수(夫唱婦隨)로다, 헐.


용정 거사의 평생 반려... 어떤 분인지 궁금하다. 얼핏 이전에, 홈피에서, 이름을 들은 적이 있다. 美里라 하셨던 것같다. 왜 기억하느냐 하면, 직업의식... 이 말은 <논어>에 나오기 때문에, 자동, 턱, 각인되어 있다. 오늘은... 용정 거사에 대한 내 헌사로... 이 구절은 한 구절 읊조리고자 한다.


1. 이인 里仁의 공동체


공자가 말했다. “인에 거하는 것이 아름답다. 자신을 인에 정초시키지 않는다면 결코 ‘똑똑하다(知)’ 할 수 없다.”

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논어』 이인 편)


‘이인(里仁)’의 해석에 두 갈래가 있다. 1) “어질고 순후한 <마을(里)>이 좋다. 거 가서 살자꾸나...”(정현, 주자. 里有仁厚之俗 爲美, 擇里而不居於是焉, 則失其是非之本心, 而不得爲知矣), 아니, 그렇지 않고, 2) 사람이라면, “인(仁)에 <거(里)하는 것>이 아름답다.”(다산 정약용)


처음 해석은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비해, 나중 것은 실존적 결단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해석을 종합하면 좋을 것같다.

즉, 이인里仁이란 사회적으로는 ‘어진 공동체’를 가리킨다. 그것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품성과 교육이 중요하다. 자기중심적 태도와 배타적 혐오를 접고 성숙한 인격을 갖추지 않고, 외적인 정치나 혁명만으로는 기약할 수 없는 곳이다.


21세기, 아득히 먼 나라가 손 안에 있고, 서로 다른 족속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세상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글로벌 & 다문화’는 지금 비로소 등장하는 사태가 아니다. ‘문명’의 성장은 늘 다문화적 터널을 통과해왔다. 중원은 천하라고 불리는 ‘지구’에 해당했고, 주변의 ‘이민족’과의 동화와 갈등 또한 예전에 익숙히 겪었던 일이다.


새로운 ‘글로벌 & 다문화 프로젝트의 키워드를... 불초, ‘이인里仁의 기획’으로 부른다. ‘인간의 얼굴을 한 휴머니즘의 세상’은 영원의 꿈이다. 그래서 나는 왈, “유교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중얼거린다.


2. 대동大同의 시대


이인里仁은 아름다운 마을이다. 그 이상적 ‘마을 공동체’는 대동(大同)의 이념 위에 세워진다.


“대도大道가 행해지던 시대는 이렇다. 천하는 공적 소유물이라, 유능하고 덕 있는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어 신뢰와 상호 존중을 구축해나간다. 사람들은 제 부모만 섬기지 아니하고 자기 자식만 품고 돌지 않는다. 노인들에게는 편안한 노년을, 젊은이에게는 일을, 어린이에게는 교육을 제공한다. 의지할 데 없는 과부, 고아, 독거노인, 장애와 질환자들에게는 쉼터가 있다. 남자는 직장이 있고, 여자는 가정이 있다. 재물을 자기 창고에만 쌓지 않고, 저 자신을 위해서만 일하지는 않는다. 사기와 술책이 사라지고 도적과 건달이 설치지 않는 세상, 대문이 있으되 잠그지 않는 그런 세상을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孔子曰...大道之行也, 天下爲公, 選賢與能, 講信, 修睦. 故人不獨親其親, 不獨子其子, 使老有所終, 壯有所用, 幼有所長, 矜寡孤獨廢疾者皆有所養. 男有分, 女有歸. 貨惡其弃於地也不必藏於己, 力惡其不出於身也, 不必爲己. 是故謀閉而不興, 盜竊亂賊而不作, 故外戶而不閉, 是謂大同. (<禮記, 禮運> 편)


유가가 꿈꾼 세상이 여기 간명하게 그려져 있다. 가정의 안정과 부양이 기초이다. 집집마다 불이 켜져 있고 저녁 식탁이 차려진 그림을 연상하면 좋겠다.


그 위에 사회적 질서와 정치적 역량이 살아있는 곳.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시장의 활력을 드높이되,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적절한 셀터와 교육의 기회를 빠트리지 않아야, 진정 ‘인간의 공동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들은 그리스에서처럼, 자신만이 아니라 공동체에, 이웃에 관심을 기울이고 행동을 취할 고귀한 책무를 지고 있다.


이즈음 말하면, 무엇보다 <복지와 정의>가 살아있는 (“살아 있네!!” ~) 사회... 집중하는 권력과 벌어지는 빈부가 <깨놓기 이전>, 그 행복한 공동체의 꿈이 인류의 기억 속에... 유토피아로 남아 있다.


대만의 거리를 거닐다가 Leezen이란 회사를 보았다. 체인인 것같은데, 무슨 회사인지는 알아보지 못했다. 그 이름이 ‘里仁’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


새순이 주모께서는, 그 ‘공동체’를 가정에 굳건히, 봄바람으로, 때로 추상으로 구축하고 계신 듯하다. 자식들에게는 봄바람, 용정 거사에게는 가을 추상인가.... 어쩐가... 그 힘이 수신제가, 치국으로 펼쳐 나가, 뭇 중생에게, 맛과 영양, 그리고 무엇보다 ‘기운(氣韻)’을 전해 주고 계시니, 그 공덕이 크고 향기롭다...


“정치는 가정의 연장이다.” 율곡의 <성학집요> 정치 챕터, 첫 장에 나오는 말이다. 너무 거창하지 않으냐고? 당대의 실력자가 공자를 나무랐다. “왜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거요?” 공자의 대답이 이랬다. “부모가 화락하고, 가정이 평온하면 그게 정치지, 꼭 선거판에 나가야 정치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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