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장사의 오류: 넛징(Nudging)
2012.03.19 21:05
친구들의 사사로운 입맛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공자의 까다로운 입맛도 오라, 미하루?'
자신 없소이다
건방 떨다가 몰매 맞으면 더 서럽소
'대박나는게 장사가 아니고, 손해나지 않는 것이 장사다'라고
미하루 以前 이집, 저집, 맛집 공사해 주면서 늘상 얘기해 왔었건만
나 또한 밥장사를 시작하면서 내심內心 남들 만큼 착각에 빠졌던게 사실이오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
'어쩌면 대박도 가능할 거야'
'아이아코카도 말했잖아, 불경기일수록 먹는 장사하라고..'
밥장사 그리 호락호락하면
똥강아지 영양가 있는 밥장사 @부터 먼저 먹을걸 ㅎㅎ
요즈음 많은 분들이 내게
밥장사에 대해 이런저런 문의를 한다오
요리사도 아니고 아는 것도 없는데,
그 머리 아프다는 日式을 꾸역꾸역 꾸려나가고 있다보니...
나의 첫 대답은
'하지 마시오'라오
그러나 두번째 대답은
'가능성은 무한하오'라오
우리 요리사 직원들에게 하는 대답은 또 틀린다오
'빨리 독립해라'
'작은 가게를 해라'
'단품(설렁탕, 곰탕, 대구탕, 칼국수.. 한 가지 음식)장사를 하라'
'돈을 벌지 말고, 시간을 벌어라 (돈에 매여 몸을 혹사하지 말거라)'
'부지런하고, 펄 줄 알고, 잘 웃으면 된다'
'길게 승부하라 (월급쟁이의 시대는 가고, 자영업의 시대가 온다)'
'(고로 100세 수명시대에 요리사는 아주 좋은 직업이다)'
그런 썰레발 덕에 미하루 출신 요리사가 3명 독립을 했는데
다들 잘 벌고 잘 하고 있다오
걔 중에는 요런 애교를 떠는 놈도 있소
"사장님 용서해 주세요, 내가 장사를 해보니 사장님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알겠네요"
- - - (각설)
'교육도 반복된 세뇌'이듯
세상 만사 단박에 되는 것은 없더이다
넛징(Nudging)!
태산도 한 줌, 두 줌 흙으로 옮기듯
그렇듯 길게 길게 가야 좋은 결실이 있지 않것소
자~ 봅시다~ 단박에 대박난 가게 있소? 맞지요?
한교수 말씀에 다구지기는 리포트를 써봤소
발레 주차하다가
급히 샴실로 와서 씨부리는,
셔블칭구
참고: 비 오는 날 길 잃는 것은 호사好事!
가끔 혼자서 비 맞으며 주차(그것도 주차할 곳이 엄서서 기계식 주차장 넣어가며..)
동시에 20대 하면 미치고 돌 걸 ㅋㅋ
그것 보다 더 미치고 도는 건(물론 표정관리, 내색 않지만)
손님 없어 직원들과 맹숭맹숭 민망민망 대면대면 하능거 ㅎㅎ
本草 한 달 만에 대식이와 정욱이에게 꼬리내린 이유가 이해되오? ㅋㅎ
댓글 5
-
강승남
2012.03.20 00:59
-
정용정
2012.03.21 18:27
밥장사를 용맹정진 계속 하시라는 말씀인데...
하이코~ 징글징글하오~
새순이 주모 이름이 미리美里,
이 몸 용정容政.
식솔들이 사는 참한 마을을 너그러이 꾸려나가는
가장家長이 되는 것도 요새는 버겁소
-
한형조
2012.03.20 22:40
행운이라, 떠 가는 구름...이라,
본 이름은 "뛰어난 젊은이"인데... 아호인가, 법명인가? 반갑네.
'밥장사'...주지 스님께... "부디 용맹 정진..." 하는 대목에서... 왜 자꾸, "용정"으로 들리는 것이제... 입에 짝 붙어...험. 사람, 이름자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으이...
-
박종규
2012.03.20 10:10
초기경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석가모니께서 두달간 말이 먹는사료를 먹게 된 사연인데
그 지역의 왕이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겠다고 선언을 하였다
그러면 어느 누구도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릴 수는 없게된다
그런데 어느날 왕이 꿈을 꾸자, 신하가 불길한 꿈이므로 절대로 왕궁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권한다.
그리하여 왕은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고
부처님은 지나가는 상인으로부터 공양받은 말이먹는 사료로 두달간 먹게 되었다.
그 사연은 "지난 생에 어느 수행자에게 말먹이나 먹을 놈이라고 놀린 業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깨달은 각자도 자신의 業은 피할 수 없다는 가르침
밥도 인연이요, 法도 인연법인 것.
-
한형조
2012.03.20 22:49
용정 스님...
그런데 "밥의 철학" 5계명은 데자뷰, 어디서 익히 듣던 바같으오..
"유교로 장사를 했다 하여" <儒商> 이라 불리던 중국의 상인철학이 바로 그대로인데... 그리고 메이지 초기, 도덕과 자본의 일체를 계몽하고 다닌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경영철학"이기도 하고... -> [논어와 주판]이라는 책 참고..
용정 거사,
공자를 자세히 읽지 않고도 삶과 경험으로 "이미", 공자를 알았으니, 미리 졸업장을 드림.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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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장사 주지 스님 전
아무리 봐도 주지 스님 관상을 한 친구가
밥장사 타령을 늘어놓은 글이
내겐 왜 자꾸 법장사(法藏寺)라고 읽히는 것일까
밥과 법은 점 하나의 차이라지만
실은 조금의 차이도 없이
밥이 곧 법이기 때문 아닐까
나이 들수록 조금씩 알 것 같은 밥의 법
일체의 법이란 알고 보면 모두 밥의 법이라는 생각
잘 먹고 잘 사는 일이야말로
가장 낮지만 또한 가장 높은 일이라는 생각
세상의 모든 위대한 법들이란 결국
몸과 마음에 밥 한 그릇 잘 먹이라는 것 아니던가
그러니 밥장사야말로 세상에 절 한 채 짓는 일
법장사(法藏寺)가 머언 어느 곳에 따로 있다던가
그러할진대 친애하는 밥장사 주지 스님아
부디 용맹 정진, 마침내 성불하시고
이 어리석은 중생들 배고플 때면
정갈한 맛의 한 소식 드문드문 전해 주시게나
行雲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