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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기억나나?...'척박과 질박'

2015.06.19 11:28

정용정 조회 수:368

기억나나?

'아까징끼'가 만병통치약이었던 시절. 


本草가 배탈이 나면,

할머니는 아까징끼를 배꼽 언저리에 발라주시고,

까슬까슬 거칠지만 따숩던 손바닥으로

스을슬~ 배를 쓰다듬으시며 주문(?)을 노래하셨어.


"할매~손이~약손이다~ 할매~손~이~ 약손이다~" 

"우리~ 손자~ 얼렁~얼렁~~ 낫거레이~~낫거레이~~~"

할머니 노랠 들으면 눈꺼풀이 저절로 감기고,

잠깐 선잠을 자고 일어나면 거짓말처럼 배탈이 나았었지.


아까징끼 그마저도 없어서 옆집에 빌리러 다녔고,

처음 안티푸라민이 나왔을 때 참 신통방통한 약이라 생각했었네.

시험치기 전날 졸음을 참으려고 눈꺼풀에 바르면

억수로'~ 쎄~했데이, 그쟈?


계속 궁색을 씨부리복까?

부산에서도 조금은 형편이 낫다는 동대신동 아이들에게도

'합동사이다와 삶은 계란'은 봄, 가을 소풍 때에만 먹을 수 있는 호사였어.

학교 운동장에서 '찜뽕, 다망구와 케루마'로 갈증나고 허기지면,

수돗물로 배를 채웠지.

그 수도꼭지마저 고장나고, 물이 잠겨있는 적이 태반.

지금도 기억나네, 혀끝에 느껴지던 잠긴 수도꼭지의 따끈함과 녹맛.


어쩌다, 증말증말'' 어쩌다..

오십환 용돈이라도 생기면

동대신동시장 장호네 슈퍼 아래 구멍가게 빵집에서

온전한 곰보빵은 언감생심,

종이봉투에 담아팔던 '곰보빵 뿌시레기'를 사먹었어.

지금도 그 달콤함을 잊지못해 내가 좋아하는 빵은

파리바게뜨 '소보루'여~~


그렇게 척박했던 시절이 있었어.

그렇지만 그렇듯 질박했던 그 때가 그립기도 해.


구십이 넘으신 내 어머니도 그런 말씀을 하셔.

- 가난했지만 오골오골 우리 식구들 모여살 때가 참 좋았데이~

- 너거 아부지 허'허'거리며 웃으시던 그 때가 참 좋았데이~


그래서..

그래서..

요즈음 부쩍부쩍 박수근'의 그림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네.

그 척박하고, 질박한 질감이 좋아서.


잘들 보시게.

그의 그림들은 온전한 직선도 없고, 편안한 곡선도 없다네.

질감들은 반투명 간유리로 보는 사물들, 세상들처럼 아스라하고..

그림속 여인네들은 내 할머니, 어머니의 옛적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성수야~

(여기서 성수는 큰 성수, 작은 성수도 아닌 그림쟁이 장성수)


本草 다시금 편안한 시절이 오면,

꼭'~ 강원도 양구에 있는 박수근미술관에 함 가재이~


형조선생 야부리도 듣고.

재동교수 있는 춘천에 가서 닭갈비에 쐬주 때리자.

갸가 추천하는 닭갈비집이 학씰하더라.


"초빼이 선수들~ 요'요' 다 붙어라~` ㅎㅎ"


칭구들~

메르스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어려운 때재?

그렇지만 학교 운동장 녹슨 수도꼭지도 빨고 살았고,

급식 강냉이 사각빵으로 살았던 척박한 시절도 있었는데...

요즈음 '요까이꺼' 쯤이야~ 


내 어머니 표현대로 하자면,

"아무꺼도 아이다~ 호리뺑뺑이다~~"


전섬장사하러 가야 되는데,

급히 야부리 한닥꼬 맴이 바쁘네.. ㅋ~


신문에 난 박수근 그림 보다가

갑자기 썰레발질하는 셔블칭구 ^J^


* 쐬주 때리자: 주당들이 쓰는 '소주 마시자'의 선수용 전문용어,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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