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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客塵煩惱(객진번뇌)란???

2009.03.02 14:22

박종규 조회 수:340

 

지난 주말에는 특별한 계획이 없어서

오랜만에 집에서 늦잠도 자고 푹 쉬었다

쉬는 도중에 청소기를 돌리며 집안 청소도 하였는데


진공청소기를 돌리다 보면 침대 나 쇼파 밑에는 상상도 못할 먼지들이 있다

그놈의 먼지는 내 나름대로 청소를 다 하였다고 생각하였는데도

나중에 보면 또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이 먼지들은 어디서 생겨났을까???

이 놈들은 아마 열어둔 창문을 통해서 날아들거나

식구들이 들락거리면서 밖에서 뭍혀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집안의 먼지 못지 않게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마음의 먼지

불가에서는 煩惱(번뇌)라는 말이 있는데 번뇌의 종류를 108가지라고 하여

백팔번뇌라고 하기도 한다


번뇌라는 말에 항상 뒤에 따라 다니는 말은 번뇌망상처럼 망상이고

번뇌를 수식하는 말은 客塵煩惱(객진번뇌)라 하여 객진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다

塵(진)은 먼지를 가리키고, 客(객)은 주인과 반대어인 손님이라는 뜻이 있다


우리의 마음은 본시 淸淨(청정)한 것이나 우리 집의 먼지처럼 마음의 먼지도

손님과 같이 밖에서 찾아온 것이라는 의미를 뜻하기도 한다


중국 송나라 때 학자인 朱子는 살아가면서 잘못하면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

10가지 들어 朱子十悔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효도를 다 하여라 돌아가시면 후회를 하게 된다”는 것도 있고

“손님을 대할 때는 극진히 대접하라 돌아간 뒤 후회한다“는 것도 있는데


그에 비추어 보면 객진번뇌는 밖에서 찾아왔다는 의미보다는

손님을 대하듯 하라는 뜻이 더 깊이 담겨져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객진번뇌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므로 극진히 대접할 기분이 나지 않을 것이나


최소한 주인으로서는 싫다는 표정을 드러나게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왔다가 가는 정도로 인식을 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고

일부러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왜 왔느냐고 따지고 예민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브레드 핏트라는 영화배우가 출연한 “티벳에서의 7년”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 장면 중에 달라이라마와 주인공 사이에 고민이라는 주제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달라이라마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 고민들은 해결이 되는 것해결이 되지 않는 것으로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사람은 태어나서 왜 죽는가 하는 고민처럼

아무리 고민을 해도 사람이 죽지 않을 수 없는 도리이므로

우리의 고민으로 해결할 수가 없는 것이 있고


또 어떤 것은 이와는 달리 해결이 될 수가 있는데

그것은 내가 고민을 했다고 하여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세월이 흐르면 저절로 해결이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고민으로 해결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이 몸에 병이 없기를 기대하지 마라

내일 해가 뜨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느니


살아가면서 마음에 고민이 없기를 기대하지 마라

바다에 파도가 없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느니


앓고 있는 병과 고민이 다 없어지면 편안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산 넘으면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껏 백년도 못 살면서 천년 만년 살 것 같은 고민을 하지 마라

죽음은 오늘 밤사이에도 찾아올 수 있기에...


요즘 우리의 주위에서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다들 어렵다는 이야기뿐이다

불가에서 번뇌를 객진번뇌라고 표현한 것은

우리의 고민을 초대받지 않은 손님 정도로 대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도저히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도 대할 수 없을 때는
應無所住 而生其心(응무소주 이생기심)
마음에 머문 바 없이 대하면 되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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