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기.. 한 번 살아보지도 못하고~
2013.10.06 20:34
국민학교 4학년때 서울에서 전학온 친구는
작은 키에, 곱슬머리, 큰 입.. 만화처럼 귀엽게 생겼었지.
그 큰입으로 말끝을 살살 올리며 생글생글 얘기할 때마다
부산촌놈 반애들은 서울내기~ 다마네기~ 맛좋은~ 고래고기~라며 놀렸어, 시샘 반!
당연 4,5,6학년 3년동안 국어시간 문단읽기는 그 친구 담당.
중학교도 같이 입학했고.
중앙일보 뉴욕특파원을 거쳐,
중앙데일리 영자신문 주간이었다네
10여년 전부터 그 친구 포함 여섯명이
동신초등 6학년6반 월 정기모임을 해왔었지.
술이 취할 때마다 어릴적 옛모습대로 생글거리며 내게 말했어.
"어이~ 용정아~"
"애들 놀릴때마다 니가 말려줘서 고마웠어"
"니가 그때 고마웠어"
本草 미하루를 오픈하면서
급장 이 몸이 매인 몸이라 점빵을 하는限,
쪽팔리게(?) 내 가게에서 월례모임을 할 수 없다며
직권으로 잠정 중단했어, 벌써 5년씩이나.
간간이 만나기는 했었지. 딴데서 벙개로.
작년 초였나?
꼬치친구 너거들한테는 말 안할 수가 없다며
"야~ 내 간암이데이~ 늦었다네. 외과적으로는 불가능하단다"
"그래도 함 해복께"라며 어설픈 부산사투리로 얘기하더라.
출근하며 투병중이었지.
핸펀 카카오톡에 한마디 올려놓고.
'까다로운 손님 접대중'
올여름 이후에는 심히 아팠어.
그러다가 그저께 갔어.
그 친구와 꼭 닮은 맏상주 아들을 남겨놓고.
영정속 친구 얼굴이 왜 그리 생경스럽던지.
어릴적 생글생글 귀엽던 얼굴이 자꾸 떠올라서.
서울내기..
제대로 한 번 살아보지도 못하고~
일요일 사무실에서 형조선생 글을 읽다가
내일 출상해 멀리 갈 그 친구 생각에 가슴이 아파
아무 것도 할 수 없네, 그려~
고단한 잡일 그만 두고
휴가 나온 막내랑 소주나 한잔 해야것네.
그리고 앞으로
그 친구 닮아볼라네~
아요~ 친구들~ 그때~ 고마웠어~
건강하재이~
셔블칭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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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요~ 친구들~ 그때~ 고마웠어~
이게 무슨 소린교?
있을 때 잘하면 될긴데~~
잘하는 건 그 때, 그 때 일 아니겠소? ㅋㅋ
지금도 잘하고 있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