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보고 싶은 친구 삼일이에게(2)

2009.10.20 00:33

강승남 조회 수:305

 보고 싶은 친구 삼일이에게

 삼일이, 오래간만에 편지를 쓰네. 그동안도 잘 지내고 있겠지. 이번엔 용마 테니스대회 우승 소식을 전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펜을 들었네.

 자네도 알다시피 작년에는 우리가 결승전에서 다 잡았던 우승을 역전패 당하여 너무도 아쉬움이 컸었지. 결승전 1:1 상황에서 치러진 결정전에서 5대 3, 30-0까지 앞서던 경기를 놓친 창규와 나는 그 패배의 여파가 꽤 오래 갔었지. 지난 일년 동안 그때의 패배를 늘 기억하며 절치부심, 올해는 여느 때와 다른 각오로 임했었네.

 이번 대회도 우리 31회는 종호, 문기, 나, 창규, 영주, 태식 이렇게 6명이 3복식을 이루어 출전을 했네. 예선은 우리가 5팀인 박스에 배정되어 4게임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적당히 번갈아 가며 본선에 대비한 체력을 비축해 두기로 작전을 세웠네. 제일 먼저 붙은 팀은 이번에 처녀 출전한 36회 팀이었는데 의외로 강하게 나와서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네. 1번 조는 영주와 태식이가 가볍게 이겼으나 2번조로 나온 팀이 꽤나 강한 팀이어서 결과는 우리가 6대 3으로 이겼지만 창규와 나는 처음부터 진땀을 흘려야 했네. 그러나 그 덕분에 처음부터 몸이 풀렸고 긴장을 할 수 있어서 끝까지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네.

 그러고 나서는 35회, 28회, 30회 등은 비교적 쉽게 이기고 무실 세트 전승으로 조 1위로 본선에 올랐네. 본선에 2개 팀씩 올라가게 되어 있는 조별 예선에서 우리 조 2위는 처음에 우리와 붙은 36회 팀이 올랐더군. 비록 우리를 힘들게 하긴 했지만 50줄을 넘긴 우리 31회가 지금까지도 거의 막내 노릇을 하던 용마 테니스 대회에서  후배들이 출전을 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어 내심 고맙기까지 했네. 36회뿐 아니라 이번 대회는 35회도 두 개 팀이나 출전을 하여서 상당한 경기력을 보여 주었네. 최근 몇 년 간 용마 테니스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우리 31회도 두 개 팀이 출전하긴 쉽지 않은데, 35회가 두 개 팀이나 출전을 하는 것을 보며, 우리도 전력을 조금 보완해서 내년부터는 A,B 두 개팀이 출전하도록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

 본선 1회전은 앞에서 말한 35회 팀과 붙게 되었네. 태식- 영주 조와 종호- 문기 조가 각각 1, 2번으로 출전을 하고  창규와 내가 3번으로 대기를 했는데, 결과는 가볍게 2대 0 승, 덕분에 창규와 나는 1게임을 더 쉬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네. 체력 이야기를 하자면, 같은 테니스라도 평소에 동네에서 칠 때는 하루에 10게임을 해도 그리 힘든 줄 모르는데, 일단 타이틀이 붙은 대회는 하루에 2, 3경기만 해도 힘든 게 테니스라네. 그런데 용마 테니스 대회의 경우 결승까지 가려면 모두 7경기를 해야 하는데, 체력 관리를 잘 해 두지 않으면 준결승이나 결승에서 다리에 쥐가 나거나, 지쳐서 뛰지 못해, 앞선 기량을 가지고도 지는 일이 생길 수 있지. 그래서 창규와 나는 체력을 비축해 두면서 준결승, 결승 경기에 대비를 해 두었네. 특히 창규는 게임 하랴 대회 진행 하랴 더 부담이 컸는데, 한 게임을 쉬게 되었고, 또 쉬는 동안 우리의 팀 마사지 전담인 기수가 나와 창규의 몸을 풀어 주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네. 기수에게 이 자리를 빌려 특별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

 본선 1차전이 끝난 후 4강에 안착한 팀은 예상대로 31회- 20회, 27회- 25회의 4개 팀이었지. 이제부터는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게임들이라 오더를 제출할 때부터 신경을 많이 써야 했네. 우리와 준결승에서 맞붙게 된 20회는 우리보다 11살이나 연장이신, 우리 나이로 63세인 선배들이지만 우성하 선배와 그린테니스 사장님이신 윤우성 선배 등 아직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이지. 20회와의 준결승 오더는 1번조로 3장인 영주- 태식, 2번조로 1장인 종호-문기, 그리고 3번조로 2장인 창규와 내가 나가는 것으로 했네. 20회는 1번조에 1장, 2번조에 3장, 3번조에 2장이 나왔더군. 이렇게 되면 앞의 두 경기가 1대 1이 되고 3번조에서 결정을 해야 할 확률이 높아지는 거지. 영주- 태식 조는 20회의 1장팀을 만나 선전을 하며 앞서 나갔으나 아쉽게 역전패, 그리고 종호- 문기 조는 20회의 3장조에 손쉽게 낙승, 예상대로 1대 1이 되어 창규와 내가 결정전에 나갔네. 상대팀은 20회의 2장조인 윤우성 선배 팀. 결코 쉬운 팀은 아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게임이 아주 쉽게 풀려나갔네. 창규도 펄펄 날았고, 나도 하고 싶은 샷이 다 들어갔네. 결과는 6대 1, 우리의 낙승.

 마침내 대망의 결승전. 상대는 25회를 가볍게 이기고 올라온 27회. 우리와 몇 년째 결승에서 만나고 있는 영원한 숙적이며 그리고 작년에 우리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안겨 주었던 팀. 작년의 패배를 되갚기 위해서도 반드시 꺾어야 할 팀이었지만,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고, 나는 스스로 다짐하고 또 응원 와 준 친구들에게도 말했네.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고, 결승에서도 죽을 힘을 다해 뛰겠지만 혹시 지더라도 너무 탓하지는 말아달라고.

 문제는 오더 싸움. 워낙 두 팀이 호각이라, 오더에서 지면 결코 이기기 어려운 시합. 고심하다 우리는 영주- 태식이 1번, 나와 창규가 2번, 종호- 문기가 3번으로 나가기로 했네. 1장인 종호- 문기가 3번에 가는 것은 다소 위험 부담이 있었으나 저쪽 2장이 3번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 이길 수 있는 확률도 매우 높은 오더이지. 마침내 양 팀 라인 업, 오더를 부를 때 보니, 27회는 1장이 1번, 2장이 2번, 3장이 3번으로 나왔더군. 우리 팀 3장과 27회 1장, 그리고 우리 팀 1장과 27회 3장이 붙고 양 팀 2장끼리 맞대결을 하게 된 것이니, 오더는 비긴 거지. 그러니까 그야말로 실력으로 결판을 지어야 할 한 판의 진검 승부가 마련된 셈이네.  

 예상대로 종호- 문기 조는 낙승을 했지만, 영주- 태식 조는 27회 1장에게 분패, 1대 1이 되어서 결국 창규와 나의 2번 경기가 결승의 결정전이 된 셈이었네. 작년과 똑 같은 상황이 된 거지. 그러나 연패는 곧 하수가 되는 것이니, 이번에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시합. 상대는 27회의 2장인 최극림, 추재희 선배 조. 이미 용마 테니스 대회뿐 아니라, 베테랑 모임 등에서 많이 붙어 본 터라 서로 잘 알고 있는 팀이어서 자신감과 함께 부담감을 동시에 안고 붙어야 하는 시합.

 모든 시합이 끝난 후 남은 선수들과 응원단 수십 명이 관전하고 있는 가운데 시작된 경기는 결승전의 결정전답게 일진일퇴, 서로의 서브를 지켜가면서 팽팽하게 진행되었네. 스코어 3대 3의 상황에서 창규가 서브를 지켜서 4대 3, 한 점차 리드. 이제 27회 최극림 선배의 서브. 한 점의 리드를 당하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을까? 최 선배가 예의 강력한 서브를 꽂아 넣지 못하고 몇 개를 놓치더니 결국 우리에게 잡혀서 5대 3리드, 그리고 다시 나의 서브.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있을까? 결승전 1대 1의 상황에서 마지막 결정전 5대 3의 리드, 우리 서브, 누가 각본이라도 쓴 것처럼 작년과 똑같은 상황이 되었네.

 작년엔 5대 3, 30-0으로 앞서던 내 서브 경기를 놓치면서 5대 4, 5대 5, 6대 6,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끝내 패하고 말았지만, 이번에는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시합. 심호흡을 하고 서브를 넣었지. 특별히 서브가 잘못 들어간 것도 아니고, 크게 에러를 한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말리더니 결국 내 서브를 잃고 말았네. 5대 4로 추격을 당하게 된 것까지도 작년과 똑같은 상황이 되니 다시 작년의 악몽이 떠오르더군. 이번 서브는 27회 추재희 선배의 서브. 왼손 슬라이스 서브가 매우 위력적이어서, 서브 게임을 따 내기가 매우 어려운 게임, 우리가 위기에 몰리게 된 거지.

 창규와 나는 작전을 바꾸었네. 어설프게 스트로크로 리턴하거나 스매시가 좋은 전위 최극림 선배 뒤로 로브하기보다 들어오는 추재희 선배에게 로빙을 하자. 결과적으로 이 작전을 기막히게 들어맞았네. 창규와 나의 로브도 때리기 나쁜 높이로 잘 올라갔고 상대팀의 스매시도 악착같이 받아내며 1구, 2구, 7-8구를 견디어 내니 마침내 27회 선배들이 스매시 에러를 연발. 포인트는 15- 40으로 벌어져 더블 매치 포인트. 이제 한 포인트만 따면 우승! 리시버는 창규. 재희 선배의 날카로운 슬라이스가 창규의 백쪽으로 들어왔고 창규는 작전대로 들어오는 재희 선배 쪽으로 로브를 올렸는데, 높이는 좋았지만 다소 짧은 것 같아 불안한 가운데, 들어오던 재희 선배가 자신 있게 풀 스윙, 공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맞은 스매시가 창규와 나 사이로 날아왔어. 들어왔? 하는 순간 아, 아웃! 아웃이었어. 공이 베이스 라인 20센티미터 정도 뒤쪽에 꽂힌 거야. 창규와 나는 아웃을 소리 높이 외치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고, 응원단들도 뛰쳐나오며 환호했지. 마침내 우리가 우승기를 되찾아 온 거야.

 이제 드디어 빚을 갚았구나. 우승의 기쁨과 감격도 물론 컸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묵은 빚을 갚은 것 같은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어. 작년 27회 선배들에게 당한 역전패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 컸지만, 내가 갚아야 할 빚은 선배들에게 대한 것이 아니라 먼저 나 자신에게 대한 빚이었지. 다 이긴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마구잡이식 테니스, 결정적인 상황에서 어이없는 에러를 해 버린 엉성한 경기 운영, 꼭 넣어야 할 상황에서 퍼스트 서브를 넣지 못하는 컨트롤 부족, 이런 것들이 결승전을 통해서 처음으로 심각하게 깨닫게 된 나의 문제점이었던 것 같아.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좀더 확률 높고 정확하며 컨트롤할 수 있는 테니스를 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처음 배우는 자세로 절치부심 연습을 해 왔었어.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점에서 나 자신에 대한 빚을 어느 정도 갚은 것 같아 뿌듯했어.

 다음으로는 친구들에 대한 빚. 작년에 늦은 시간까지 편히 앉을 자리도 없는 코트에서 응원해 준 친구들에게 역전패의 아쉬움을 가지고 돌아가게 한 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 미안함의 빚을 꼭 갚고 싶었어. 더구나 작년에는 우리 31회가 야구, 골프 우승과 함께 트리플 크라운의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던 상황이었는데, 내가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서,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해서 성원에 꼭 보답하고 싶었던 거지. 결과적으로 우승을 해서 친구들에게 다소 빚을 갚은 것 같아 다행이었네.

 비단 테니스 대회에서의 빚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를 하면서 나는 우리가 누군가에게는 빚을 지고 살아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네. 지금까지는 우리 모두 채우기 위해서 바쁘게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갚기 위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당장은 선수단을 응원해 준 친구들에게, 그리고 선후배들에게, 종호가 늘 말하듯이 경남고등학교에, 그리고 각자의 주위 사람들과 이웃, 사회에 진 빚을 이제는 갚으며 살아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이번 대회와 관련해서 특별히 종호와 문기의 수고와 공을 말하지 않을 수 없어. 종호, 문기는 테니스 대회 바로 전날인 토요일 밤까지 부산에서 기별 야구대회를 하고 밤차로 서울 올라와서 잠깐 눈 붙이고 아침부터 대회에 나와서 예선에서 결승까지 일곱 경기를 한 경기도 빼지 않고 다 출전한 거야. 물론 전승이지. 종호와 문기의 무쇠 체력과 기량도 경이롭지만, 그보다도 동기 행사를 위해 천리 길도 멀다 않고 달려온 그들의 확고한 우정과 헌신이 너무 고마웠어. 따져보니까 주말 이틀 동안 종호는 대구- 부산, 부산- 서울, 서울- 대구, 문기는 서울- 부산, 부산- 서울 근 1,000킬로미터를 왕복하며 격한 운동을 했던 거야. 물론 시간과 돈과 가정 생활의 희생까지 부담하면서 말이지. 우승 후 우리끼리 축하 회식을 하고 늦은 시간 서울역으로 향하는 종호의 바위처럼 든든한 등을 바라보며 나는 듬직함과 함께 마음이 짠해지는 감동을 느꼈어.  

 그리고 또 한 가지 친구들의 아낌없는 응원과 지원. 늦은 시간까지 불편한 자리, 쌀쌀한 날씨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해 준 배남철 회장과 재구 총무를 비롯한 서울 친구들, 멀리 부산에서까지 후원하고 찬조해 준 동기회 임원과 부산 친구들 모두 다 정말 고마웠어. 게임이 몰릴 때도 우리 선수단은 친구들 생각에 더 악착같이 뛰었던 거야. 그리고 아까도 한 이야기지만, 이번 결승전에서 승리의 비결 중에 하나는 창규와 내가 몸이 가벼웠다는 거야. 신기하게도 창규도 잘 뛰었고, 나도 치고 싶은 대로 다 쳤어. 둘 다 큰 에러도 없었고. 그게 기수가 몸을 풀어준 덕분임을 뛰어본 우리는 알아. 게임으로 따지면 3-4점 이상을 얻고 들어가는 그런 차이가 있었다고 할 수 있지. 다시 한번 기수에게 정말로 정말로 고맙다는 말 하고 싶어.

 어쨌거나 우린 다시 우승했고, 영예의 최우수 선수상은 영주에게 돌아갔지. 우리끼리 최우수 선수를 누굴 추천할까 하는데, 선수단에서 만장일치로 영주를 추천했어. 영주가 아니었으면 우리의 전력은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화룡점정이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 것 같아. 팀의 3장을 맡아서 매 게임 소중한 승리를 안겨주어 오늘의 영광이 있게 해준 영주에게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내네. 그리고 또 한 명의 우승 주역, 태식이. 이번 대회에서는 사실 엘보가 있어서 누구보다 어려운 경기를 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제 몫을 다해 준 태식이가 너무 고마워. 내년에는 꼭 태식이가 최우수 선수가 되리라 믿어. 또 창규도 게임 뛰랴, 대회 진행하랴 수고 많았지. 창규와 나의 파트너십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도 우리 팀 전력을 위해서나 개인적으로나 기쁜 일이라네.

 악착같이 달려든 우리에게 우승을 넘겨주긴 했지만 진심으로 축하해 준 27회 선배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네. 싸우다 정 든다고 몇 년째 결승에서 붙다 보니까 우정의 라이벌이랄까, 뭐 그런 관계가 된 것 같아. 한동안은 31회와 27회가 계속 결승에서 만나 멋진 시합을 하며 아름다운 선후배 관계로 이어져 갔으면 좋겠어. 그리고 35회, 36회 후배들도 계속 참가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고, 이를 계기로 우리 31회가 선후배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잘해 나갔으면 좋겠어.

 우승기를 받아들고 기념 촬영을 하면서 오늘의 기쁨을 조금 유치원스럽긴 하지만 고등학교 때 배운 경기체가로 한 번 써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지어 보았네.   

천리 길을 달려왔다 대포알 서브 종호 대형/ 동기 위해 분골쇄신 강스매시 김문기/ 송곳 같은 스트로크 최우수선수 박영주/ 엘보 부상 이 악물고 눈물 투혼 장태식/ 두 번 패배 다시 없다 날쌘돌이 정창규/ 절치부심 악착 연습 빚 갚았네 강승남/ 위 용마 테니스 31회 우승 경(景) 긔 엇더하니잇고 엽(葉) 남철 회장 재구 총무 친구들의 열띤 응원 위 부산 친구들까지 모두 합해 몃분이니잇고(31회 우승별곡)   

 시상과 폐회식, 간단한 연회를 마치고 우리 31회끼리 다시 구파발쪽으로 나와서 조촐하고도 걸쭉한 우승 축하 갈비 파티를 했지. 최우수선수 영주가 찬조를 거하게 했고, 테니스부장인 나는 찬조 대신 이번에 나온 내 두 번째 시집(“저녁별처럼”)을 한 권씩 돌렸네. 참, 삼일이 자네에게도 오늘 내일 중으로 우편으로 보내드려야겠지. 부끄러운 시집이지만 읽어보아 주었으면 좋겠네. 그리고 혹시 시집 보내주어야 할 친구들 있으면 주소 내 메일(kangsn70@hnamail.net)로 알려주기 바라네.

 우리 이야기만 했군. 삼일이 자네는 요즘 재미가 어떤가? 듣자니 해운대 바닷가도 거닐고 제수씨와 텃밭도 가꾸며 친구들과도 재미있게 지낸다던데, 시간이 나면 서울도 한 번 올라오시게. 함께 저녁이나 먹으면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회포도 풀게 말일세. 올라올 때 미리 전화하고. 제수씨와 아이들에게도 안부 전해주기 바라네. 그럼 다음에 만날 때까지 늘 건강하고 행운이 함께 하길 빌면서 오늘은 이만 그치겠네.

                                     2009. 10. 19.

                                     서울에서 승남 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