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情水
2009.06.05 15:59
절에서는 스님들이 발우공양 때 그릇을 헹구고 마시는 물을 가리켜
천정수(天井水)라고 한다.
이는 그 물이 하도 맑아서 천정(天井)이 다 비쳐 보인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그런데 이 천정수는 '인연을 끊는 물'이라 하여 절연수(絶緣水)
또는 ‘정을 뚝 끊어버린다“ 하여 절정수(絶情水)라고도 불리는데,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아주 용모가 수려한 비구승(스님)이 탁발을 하러 다니다 날이 저물었다.
때를 놓쳤으니 지금 절에 돌아가도 공양하기는 힘들 것이었다.
마저 한 집을 더 돌고 가자고 마음 먹고 어느 집 문을 두드리니 모녀가 반겨 맞는다.
시집 안간 처녀와 그 어미가 스님을 보고 저녁 공양을 차릴테니 들고 가시라고
잡아 끌어 방안에 앉혀놓고 부리나케 공양 준비를 하는데...
수려한 비구승 모습에 그 집 처녀는 그만 홀딱 반해 버렸다.
처녀는 콩당콩당 뛰는 가슴으로 저녁 공양상을 들어다 스님 앞에 놓아 드리고
살짝 열린 문틈으로 스님이 공양하는 모습을 몰래 엿보았다
저 빼어난 분이 늠름하고 점잖게도 공양을 자시네..
처녀는 그렇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당콩당 뛰어
누가 뛰는 가슴소리를 들을까 겁이 날 지경이다
어느덧 공양을 마친 비구가 숭늉을 그릇에 붓더니 슬슬 헹구는 것이 아닌가.
상을 물리러 들어갈 채비를 하던 처녀는 그 모습을 마저 지켜보며 감탄한다.
아, 저 마음 씀씀이! 설거지할 사람 노고를 생각하시고
저렇게 그릇을 헹궈 주시는구나... 처녀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볼은 발갛게 달아 올라 후끈후끈하지만 이제 상을 물려야 할 시간이다.
처녀가 상을 물리려고 마악 방에 들어서려 하는데,
그때 갑자기 스님이 그 그릇 헹군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게 아닌가.
에구.. 더러워라..
처녀의 마음은 삽시간에 변했다.
오만정이 한 순간에 뚝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정이 뚝! 절정수란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언젠가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밥그릇에 물을 떠 달라고 하면서
위 일화를 집사람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絶情을 위하여 그 물을 마셨는데
우리 집사람은 반응은 설거지까지 해주니 고맙다고 하네..
그놈의 情이 무엇인지.....ㅋㅋㅋ
*****한 주먹도 안되는 기 까불지 마래~이 *****
****아~~예..예 여부가 있겠습니까....이 놈의 개팔자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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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함 해봐야겄다..ㅎㅎ
종규야 ! 재밋게 잘 읽었따. 나중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