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30일, 부산 동대신동의 경남고에서 진행된 고 이태석 신부(경남고 35회 졸업) 동상 제막식에서 박극제 부산서구청장,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오거돈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연제동 작가, 이태영 신부,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 배재욱 변호사,

김원용 경남고 교장, 류명석 경남고 운영위원장(왼쪽부터)이 동상제막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부산=노주섭 기자】 아프리카 남수단의 시골마을 '톤즈'에서 하루 3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돌보며 자신의 몸을 태워 온누리를 비춘 고 이태석 신부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동상 제막식이 지난달 30일 부산 동대신동 경남고 교정에서 개최됐다.

  부산 경남고는 개교 70주년 기념일인 이날 오전 김원용 교장과 재학생, 동문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학교 35회 졸업생인 고 이태석 신부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봄비가 촉촉히 내린 가운데 진행된 이날 동상 제막식은 이 학교 재학생 합주·중창단의 넬라판타지아 연주와 함께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동상 제막식에는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과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배재욱 변호사, 김경희 용마공영 회장, 이상택 의료법인 효산의료재단 이사장, 오거돈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 강창수 대경F 회장, 이명규 동광종합토건 대표이사, 류명석 경남고운영위원장 등 동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고 이태석 신부의 형인 이태영 신부는 "진실한 사랑의 나눔을 위해 자신의 생명마저 내놓은 삶이었기에 그를 그려낸 '울지마 톤즈' 영화를 본 모든 이가 큰 감동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고인의 이 같은 뜻을 기리기 위한 동상 제작에 힘써 주신 경남고 동문회와 학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하다는 물질주의 사회를 살고 있지만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은 오히려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랑의 삶이야말로 받은 이도 나누는 이도 모두 기쁨과 행복한 삶을 누리는 길임을 말하고 있다"면서 "고 이태석 신부는 48세라는 길지 않은 삶을 살다 갔지만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큰 씨앗을 심어주고 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故 이태석 신부의 동상은 고인의 삶과 고귀한 정신이 후배들에게 이어지기를 열망하는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경비로 마련됐다. 지난해 3월 경남중·고 본부동창회 정기총회에서 재경동창회 임우근 회장이 고 이태석 동문의 고귀한 삶을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동상을 모교 교정에 세울 것을 발의해 추진됐다. 이후 지난해 7월 연제동 작가와 계약을 체결하고 재경동창회에서 모금을 시작한 후 3차에 걸친 품평회 끝에 동상 제작을 완료했다.

 

  경남고는 동상 주변을 교육의 장으로 지정했고 재학생과 동문, 교직원 등으로부터 공모를 거쳐 '교목인 소나무의 굳은 정신으로 사랑을 실천한 이태석 정신이 바람이 되어 불어오는 길'이라는 뜻이 담긴 '늘솔길'로 명명했다.  경남고는 이날 故 이태석 신부의 동상 제막식에 앞서 학교 대강당에서 재학생과 동문들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뜻깊은 제70주년 개교 기념 행사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