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사진 - 자작시
2008.04.09 13:37
졸 업 사 진
저기 빛바랜 백일사진 한 장으로
이승의 학적부에 처음 등록한 후,
돌샘 아랫마을 고사리 분교에서
초등학교 졸업사진 찍고.
산복도로옆 콘크리트 교사에서
중학교 졸업사진 찍고.
입시에 밀려 고등학교 졸업사진은
찍는 둥 마는 둥 하고.
어느 화창한 봄날 진달래 분분한 언덕에서
분홍빛 그녀들과 대학 졸업앨범 촬영하면
이제 남은 건 영정사진 뿐.
설레는 마음으로 한 번더 '김치'하면
내 인생도 졸업한다
어느 날, T.V를 보고 있는데,
한 사진사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제의 사진사는 전국을 돌며 양로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영정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T.V 화면속에서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화장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표정이 어찌나 들떠 보였던지...,
마치 신부화장이라도 하는 듯 즐거운 표정들이었습니다.
[ 2002년 2월 25일, 이병태 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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