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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추억의글

낮거리

2008.06.30 22:41

박춘렬 조회 수:1702

에고,
오늘 낮에 하이텔에 들어가갓고
순천에 있는 선배하고 바둑을 두었지.
난 1급,그 선밴 1단.
두 판을 두었는디,내가 선 들어갔지,
한 판은 불계로 지고 또 한판은 한 집을 졌어,흑흑.

그 선배는 23횐데
울산에서 공장에 잘 댕기다가
짤리갓고 순천에 있는 현대강관에서 하청업체를 하는데
요새 흔히 보는 기러기 아빠지.
울산 집은 팔았고 부산으로 이사갔어.
금요일 밤에 순천서 부산으로 오는 것이지,결제허러...

각중에 전화를 해갓고는 바둑두자 카더마는...
그 선배 울산에 있을 직에는
내가 두점을 놓았거덩.
그래갓고 내가 지도대국을 많이 두어줬었지.

"야 하이텔에서는 니 1급 놔라."그러더라고...그래서
"본래 내가 1급인디요."혔지.
그리고는 호기스럽게
"덤비소!"했다가...음,
쪽 팔리게시리도...내리 졌다.

"내가 지는 기 불가사의 하지요?"
"불가사의라는 기 불을 보듯 환하다는 말이제..."


나는 환자 보느라 왔다 갔다 하면서 두었으니
내리 두판을 질 수밖에 없다고 자위를 해보는데
그래도 그렇지,그 선배,모질게시리 어떻게 두판을
내리 이길 수가 있겠더노,자비심이라고는...

바둑 두 판을 두었더니 얼굴이 벌겋게 상기가 되었네.
혹,환자들이 보면
"이 원장님이 어디서 낮거리를 하고 왔나?"
하겄다니께.

쌀 뚱치 묵은 개는 안들키고
딩겨 뚱치 묵은 개는 들킨다잖어...



                                                                 [ 2003년 3월 12일, 박춘렬 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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