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거리의 무서움
2008.06.19 14:26
1. 증오.....
나는 증오한다.
정용정의 립 서비스와 언론 플레이를.
용정이의 꼬임에 빠져 마라톤 풀코스를 얼떨결에 뛰었다.
날자도 거룩한 3월2일 11시.
2. 구간별 일지
10km
출발 후 1시간 경과
용정;괜찮제, 뛸만하나?
정제;응.이대로면 충분하다(실제로 괜찮았다)
21km(반환점)
2시간 10분 경과
용정;야 4사간 15분에는 들어 가겠다
기록에 신경 쓰지말고 즐기면서 뛰자
정제;응. 헉-헉
이제 집에 가려면 돌아가야 되제? 옷도 찾고 스피드칩도
반납하고 흑--흑--흐윽(사실 기록 포기한지는 출발 전이다.
즐기자고? 뽕이다)
30km
3시간 20분 경과
용정;이제 곧 35km지점이 오면 무진장 괴로운 지옥의 거리가 다가온다
마음 단디 무라
정제;헥-헥
그래 알았다 지옥을 지나야 집에 갈 수 있다면 빨리 지나가자 헥헥
(미친 놈. 사실 말안해도 나는 반환점에서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39km
용정;이제 물구나무 서도 간다는 3km 남았다
정제야 화이팅
정제;야- 발이 잘 안 떨어진다.아이고 헥헥 아이고 헥헥
내가 미쳤지 와 시작해가지고.아이고 헥헥 아이고 헥헥
(사실 물구나무 설 줄 알았으면 물구나무 서서 가고 싶었다
신발 밑에 본드 붙인 것 같이 발이 안 떨어졌으니까)
42km
4시간 30분 경과
용정;정제야 다 왔다 라스트 스퍼트
정제;(아무 말 없다)
(야이 또라이야 라스트 스퍼트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아이고 내 다리 헥헥
내 때문에 니 기록 많이 망가졌겠다 아이고 내 다리 헥헥
42.195km
결승점 통과(기록 4시간 31분 정도)
용정;야 니 풀코스 데뷔전에 이래 뛰는거는 상당히 잘 뛴거다
정제;(그냥 울고만 싶다)
나는 이봉주보다 위대하다
이봉주는 2시간 10분만 새빠지게 고생하면 되지만
나는 4시간 30분 동안 그 고통을 지나왔다
3. 후기
사실 나는 작년 가을에 중앙일보 하프 뛸 때는 전혀 힘든 줄 몰랐다.
아~ 이제 나는 무섭다.
41.195 라는 거리가
4시간이라는 시간이
그리고
친구따라 강남은 가도
친구따라 마라톤 풀코스는 안가야 된다는 것을 뼈절리게 느꼈다
친구따라 강남가면 재밌는거 많은데 이건 고통과 눈물과 부상의 -
그래도 친구라고 지 기록 포기하며 끝까지 같이 뛰어준 정용정 사부의
혜량과 너그러움이 이번 마라톤의 백미라고나 할까?
(아니면 악마적인 잔인함이라고나 할까? 지 없었으면 진작 기권했는데)
그날 저녁, 시원한 카ㅡ스 맥주 한잔과
곱창 대창등 소내장으로 나의 곱창을 채우며 먹는 산소주의 맛이라니~
그래 이거다.
그리고, 집에 가서 칵 깨꼬라져서 잤다.
[ 2003년 3월 3일, 조정제 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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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걸 뭐주고 뺨맞았다 하능기재?
정제 나쁜시키~지혼자 마라뽕맛 즐길라꼬.
정제 똥꼬를 세번만 슬슬~ 건질면 100km Ultra도 도전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