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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추억의글

그리고 저녁 편지

2008.06.04 12:11

박춘렬 조회 수:567

한동안 운전이 하기 싫어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었는데, 편하고 좋더만.
그러고 보니 그때도 겨울이었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군고구마를 팔았었거덩.
그걸 돌가루 종이에 한봉지 사서는 집으로 들고 가는 길은
춥질 않았지...아무래도 갓 구운 군고구마가 따숩기도 했을거고.

그러다 또 무슨 변덕이 났던 걸까?
승용차로 출퇴근을 하더니
겨울 내도록 군고구마 한봉지 집에 사들고 들어가는 일이 없더라.
아파트 단지 내에 주차장까지 단숨에 쑥 들어가 버리니...

우리 어릴 적에
우리 아부지들은 꼭 빈손으로 들어오시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밤이면,한간이나 그보다 쪼매이 더 큰 방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겨울 긴 밤을 백열등으로 밝혔었는데...

이제 우리가 아부지가 되었는데
퇴근 길에 승용차로 집앞에까지 차를 갖다대니,그것도 될 수 있으면
가차이 댈려고만 하니
밤 늦게 공부하는 자식놈에게 군고구마 사다 주는 일은
드문 일이 되었고,어쩌다 애비 노릇한다는 풍신이 기껏
"오늘 저녁 나가서 묵자." 밖에 없으니...

버스타고 댕길 일이다.




                                     [ 2003년 2월 11일 박춘렬 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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