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암을 다녀왔어요 (제5회 'Best Writings' 선정작)
2008.04.24 13:36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무척이나 평안함을 자아내는 낮입니다.
엊그제 제가 설악 횡단을 하고 온 지라 몇자 올립니다.
25일 새벽 2시에 출발을하여 10시간여 버스를 타고 백담사에 도착을 해 준비해 간 점심을 일행들과 먹고
절에서 기도를 하고는 주먹밥을 챙겨 오세암으로 향했읍니다.
제가 준비한 것은 법복 2벌,긴 팔상의 하나,반팔 면T 하나 ,잠바외 간단 한 소지품이고 법복을 입고 나섰읍니다.
오랜만에 밟아보는 흙 돌부리 나무가지 아직은 단풍이 듬성였던 그 길.
채 음미할 겨를도 없이 부지런히 걷고 걷고 중간에 쉴 적에 물 마시고 주먹밥 먹고 그렇게 영시암에 닿았읍니다.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 데 연세 드신 분들도 그 길을 오신게 대단하다고 정말 느껴졌읍니다.
영시암 스님은 오세암까지 1시간정도라 하셨는 데 막상은 3시간이 더 걸려 도착하였고 5시간 걸려 오시기도 하였읍니다.
예약해 둔 방 배정을 받고 배낭을 풀자마자,
6시 저녁공양시간이되어 7백여명이 줄을 서서 반찬은 없는 미역국에 밥을 말은 한 그릇을 먹었읍니다.
저녁예불 들기 전에 법당 앞에서 산과 주변을 돌아보았는 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 난생 처음 그 험한 길을 제가 걸어 온 것입니다.
새벽에 봉정암으로 향해야하기 때문에 저녁기도를 저는 12시좀 넘어 마치고 제 짐이 놓아 둔 곳으로 갔더니
다른 분 이미 주무시고 계셔서 가까스로 모로 누워 4시간정도 잠을 자고.
새벽 5시경에 알어나 6시 아침공양(미역국밥)을 먹고, 김에싸준 주먹밥 한덩이를 챙겨 6시 30분에 봉정암으로...
정말이지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도아닌 바위길을 기어서 기어서.
'일명 깔딱고개를 넘으면 된다' 하시는 주위의 말만 새기며 어제완 달리 단풍이 완연히 물든 고개고개를 뒤로 하고,
7시간을 걸어 도착.
어이없이 봉정암 사리탑을 반겼읍니다.
오세암처럼 같은 메뉴의 저녁공양을 6시에 먹었고,
도저히 더 이상은 못걷겠는데 걷지 않으면 집에 가지를 못하기때문에(모든 물품을 헬기로 조달)
새벽2시 칼잠을 자고 새벽6시45분 주먹밥을 단단히 챙겨 마음을 굳게먹었읍니다.
가파른 산길은 도저히 길이 아니었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하산 시작..
소청봉으로 해서 천불동계곡을 타고 희운각대피소, 양폭대피소, 오련폭포, 귀면암, 비선대, 신흥사 주차장.
10시간을 걸어 28일 새벽1시반에 집에 ....
그런데 막상 다녀오니 꿈만 같으며 다리도 하나도 안아파요.
너무 좋다고 밖에 할 말이 없어요.
명산의 정기 과연 꼭 다녀왔으면.....
전 두번은 못갈 것이라 감히 말씀드리고.
이만.
△ 사진의 왼쪽에서 두번째가 신화섭 님
△ 장림동 소재, 하나병원장으로 있는 정철수 동기
[ 2002년 9월 30일, 정철수 동기의 마눌님인 신화섭 님의 글입니다 ]
댓글 2
-
이병태
2008.04.24 13:37
-
박춘렬
2008.04.24 13:46
화섭군의 수상을 축하하오.
아슬아슬하게 1등을 하여 수상작에 선정이 되었다 하던데
아 글쎄,글의 완성도와 홈피에의 기여도 등등을
따졌다는군요,심지어는 불법무기의 소지여부 까지도
참작을 하여 이태선생이 나름대로 공정을 기했다고는 합니다만
결선에 세사람의 작품이 올라왔답니다.
화섭군과 이태선생의 자기작품,그라고 내 꺼 까지,
그랬더니
화섭군이 1등,이태선생 자기가 2등이라나요.
그것도 아깝게 1점 차이로...
나는 3등이랍디다.
1등하고는 2점 차이랍니다.
결정적인 것은 내가'찢어"를 '찟어"라고 썼다나 우쨌다나..
역시 이태선생의 초잡은 면이 여실한 장면입디다,그려.
그러면서 이 이태선생,한마디 더 붙이더군요.
- 다음에는 내가 1등 할랑가도 모르는 일아이가!
세상에 심사위원이 지한테 상 주는 일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그건 그렇고,
화섭군의 수상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왕성한 활약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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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하여 발표하오니 다함께 축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수상작품
◇문 서 명: 봉정암을 다녀왔어요!!
◇게시일자: 2002. 9. 30
◇작 성 자: 정철수의 신화섭
◇시 상 품: 문화상품권 2매
◇선정후기
제5회 '이달의 Best Writings' 선정작업은 10월의 여러가지
행사 때문에 다소 늦게 이루어졌습니다.
9월에도 많은 동기 또는 가족께서 좋은 글들을 올려 주셨습니다만,
그 중에는 이미 수상을 한 경력이 있는 동기의 작품도 있었고
또, 다음 기회에 선정해도 늦지않을 동기의 작품도 있었습니다.
글이란 크게 Fiction과 Non-fiction으로 나눌 수 있겠는데
이번에 선정된 '봉정암을 다녀왔어요'는 기행문, 즉
전형적인 논픽션물입니다.
논픽션물이 픽션물과 다른 점은 무엇보다도 체험정도의 난이도
내지는 희소성에 있을 것입니다.
남성들도 쉽지않은 설악코스를
'걷지 않으면 집에 가지를 못하기 때문에' 여린 마음이라도
단단히 챙겨 먹고 칼바위도 극복해낸 '봉정암을 다여왔어요'는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달의 Best Writings' 상을 수상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우수한 작품입니다.
수상자께 축하의 인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시상품 송부처 주소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