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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추억의글

봉정암을 다녀왔어요 (제5회 'Best Writings' 선정작)

2008.04.24 13:36

정철수의 신화섭 조회 수:770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무척이나 평안함을 자아내는 낮입니다.
엊그제 제가 설악 횡단을 하고 온 지라 몇자 올립니다.
25일 새벽 2시에 출발을하여 10시간여 버스를 타고 백담사에 도착을 해 준비해 간 점심을 일행들과 먹고
절에서 기도를 하고는 주먹밥을 챙겨 오세암으로 향했읍니다.
제가 준비한 것은 법복 2벌,긴 팔상의 하나,반팔 면T 하나 ,잠바외 간단 한 소지품이고 법복을 입고 나섰읍니다.
오랜만에 밟아보는 흙 돌부리 나무가지 아직은 단풍이 듬성였던 그 길.
채 음미할 겨를도 없이 부지런히 걷고 걷고 중간에 쉴 적에 물 마시고 주먹밥 먹고 그렇게 영시암에 닿았읍니다.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 데 연세 드신 분들도 그 길을 오신게 대단하다고 정말 느껴졌읍니다.
영시암 스님은 오세암까지 1시간정도라 하셨는 데 막상은 3시간이 더 걸려 도착하였고 5시간 걸려 오시기도 하였읍니다.

예약해 둔 방 배정을 받고 배낭을 풀자마자,
6시 저녁공양시간이되어 7백여명이 줄을 서서 반찬은 없는 미역국에 밥을 말은 한 그릇을 먹었읍니다.
저녁예불 들기 전에 법당 앞에서 산과 주변을 돌아보았는 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 난생 처음 그 험한 길을 제가 걸어 온 것입니다.
새벽에 봉정암으로 향해야하기 때문에 저녁기도를 저는 12시좀 넘어 마치고 제 짐이 놓아 둔 곳으로 갔더니
다른 분 이미 주무시고 계셔서 가까스로 모로 누워 4시간정도 잠을 자고.
새벽 5시경에 알어나 6시 아침공양(미역국밥)을 먹고, 김에싸준 주먹밥 한덩이를 챙겨 6시 30분에 봉정암으로...
정말이지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도아닌 바위길을 기어서 기어서.
'일명 깔딱고개를 넘으면 된다' 하시는 주위의 말만 새기며 어제완 달리 단풍이 완연히 물든 고개고개를 뒤로 하고,
 7시간을 걸어 도착.
어이없이 봉정암 사리탑을 반겼읍니다.

오세암처럼 같은 메뉴의 저녁공양을 6시에 먹었고,
도저히 더 이상은 못걷겠는데 걷지 않으면 집에 가지를 못하기때문에(모든 물품을 헬기로 조달)
새벽2시 칼잠을 자고 새벽6시45분 주먹밥을 단단히 챙겨 마음을 굳게먹었읍니다.
가파른 산길은 도저히 길이 아니었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하산 시작..
소청봉으로 해서 천불동계곡을 타고 희운각대피소, 양폭대피소, 오련폭포, 귀면암, 비선대, 신흥사 주차장.
10시간을 걸어 28일 새벽1시반에 집에 ....
그런데 막상 다녀오니 꿈만 같으며 다리도 하나도 안아파요.
너무 좋다고 밖에 할 말이 없어요.
명산의 정기 과연 꼭 다녀왔으면.....
전 두번은 못갈 것이라 감히 말씀드리고.
이만.




                                           △ 사진의 왼쪽에서 두번째가 신화섭 님


       
                                            △ 장림동 소재, 하나병원장으로 있는 정철수 동기

                                                       [ 2002년 9월 30일, 정철수 동기의 마눌님인 신화섭 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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