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자기 계발서 한 권이 서점에서 몰수당한 바 있다. 저자는 삼성 SDS에 입사했다가 뜻한 바 있어 그만두었다고 썼는데, 확인해 보니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개그 우먼 하나는 토크쇼에서... "신랑이 자기보다 연봉이 100만원이라도 많아야 존경이 간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하철... 광고에선가 본 적이 있다. "당신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듀오에 문의하세요..." 

결혼 정보회사는 몇 가지 코드로 미혼남녀의 가치를 점수화한다. 부모재산, 당사자 직업, 연봉, 몸짱(?), 그리고 뭐가 있더라... 그 항목 안에는 사내가 붙임성이 좋다던가, 취미가 무엇이라든가, 요리와 설거지를 팔 걷어붙이고 한다든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남을 모해하거나 짓밟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들은 고려되지 않는다. 

마케팅의 시대... 성공이 모든 가치의 중심에 선 시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현대인은 경쟁적이고, 고립되어 있다. 경제적 필요와 본능의 충족을 위해서만 타자와 관계를 맺는다. 이 물신의 지배 앞에서 외로움은 필연적이다. 

이 '물신'은 어린 아이들의 목줄을 쥐고 있다. 

얼마전 인천의 여고생 하나가 목숨을 끊었다. 남긴 편지 글이 이랬다. "엄마한테 혼나서 미안하고, 아버지가 힘들게  일하셔서 죄송하다. 좋은 딸이 되기 위해서 죽는게 낫다."

누가 이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것일까.  아직, 피어보지도 못하고...

신문과 인터넷에 떠오르는 기사들을 보며... 우려한다. 그것들이 삶의 예외적 사태가 아니라... 편만한... 현상이라는 것... 대부분이 그런 코드 하에서 의식 무의식적 삶을 추동하고, 혹은 당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