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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왜 고전인가???

2013.09.17 12:27

박종규 조회 수:572

우주와 생명에 관한 통찰, 인간의 삶에 대한 최고의 지혜가 담긴 책을 우리는 고전이라고 한다. 
그러나 막상 고전이라고 하는 동·서양의 철학과 종교의 가르침을 접하려고 할 때 
자주 우리는 절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밖에 없다. 
동·서양 고전의 가르침에는 과학적, 이성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그렇다.

그렇다면 고전이라는 개념을 너무 고상하게 접근하지 말고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한다. 즉 고전이라는 것은 우리의 삶에 대한 통찰이다. 
우리의 삶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 지 여부에 관하여 고전을 통하여 체감하자는 의미다.

인류의 역사상 많은 성인들이 탄생을 하여 우리의 삶에 대한 통찰을 남겼다.
고대 희랍의 소크라테스와 관련하여 “너 자신을 알라”라는 금언이 있다.
이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쉽게 알지 못하고 있기에
삶을 지혜롭지 못하고 어리석은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불교에서도 우리의 삶이 苦海, 즉 고통의 바다에 내던져져 있다고 한다.
석가의 최초법륜에서 등장하는 苦·集·滅·道의 네가지의 성스러운 진리인 사성제도 
인생은 苦라는 통찰에서 출발한다.
유교의 이념을 한마디 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자는 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제자들에게 제자들의 상황과 근기에 따라 다양한 답변을 하였다. 
대표적으로 “仁은 자신을 극복하고 예를 회복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克己復禮,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이라고 하였으나 동양의학 서적인 <황제내경>에 의하면,
“신체가 마비되어 감각이 없는 상태가 不仁”이라고 기재 되어 있어 
결국 仁은 우리의 삶이 苦라고 하는 통찰로 읽을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聖人이란 “자기의 감옥에서 벗어나 유한한 삶을 영원으로 살다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몸에서 느끼는 고통만 느끼는 사람도 있고, 자기 가족의 고통만 느끼는 사람도 있으며, 
민족의 고통만 느끼는 사람도 있다. 나아가 전 우주 생명체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聖人이라고 부른다.

주자가 성리학을 집대성할 수 있도록 큰 영향을 미친 송대의 주돈이는 집앞의 잡초를 뽑지 않았다고 한다. 
지저분하게 우거져 있는 잡초를 보면서 누군가가 왜 잡초를 뽑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주돈이는 “내 뜻과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주돈이의 이 말에 명도라는 호로 유명한 정호는 평생의 화두로 삼게 된다.
그러다가 마침내 “맥박을 짚어보면 인仁을 가장 잘 체득할 수 있다. 병아리를 보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여기서 병아리는 연약한 존재, 고통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된 약한 존재를 의미한다.
공감의 정신!
정호는 마침내 주돈이가 왜 정원의 잡초를 제거할 수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잡초가 뽑힌다면 그 잡초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고통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망각하여 할 것은 기억하고, 기억하여야 할 것은 망각하는 어리석은
존재 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이란 고통이다.

우리의 삶이 苦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
20세기 철학자인 메를로 퐁티는 
“우리는 순진무구함과 폭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신체를 가지고 있는 한 폭력은 숙명이다“라고 하였다.
결국 우리는 신체를 가지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누군가에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폭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래도 우리는 폭력의 종류, 즉 최소한의 폭력을 선택할 수 있기에 희망이 있을 수 있다.

우리의 삶이 고통이듯이 타자도 나와 마찬가지로 쉽게 고통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고통의 공감만이 우리의 삶을 지금 보다는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
고전에는 소통과 공감을 위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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