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꽃에 관한 이바구
2007.03.29 11:12
'요거이 뭔 꽃이다냐' 하고 턱 괴던 내게
'요거이 왠 영계여' 하며 자상히도 닐러주시던 우리동네 어느 할머니.
- 요거이 앵두꽃이여, 앵두꽃... 앵두가 열릴 직에는 바글바글 열려, 바글바글...
간밤, 우리동네 농소에 전쟁이 있었나보더라구.
킁, 그 전쟁이라는 거이 나무와 새 사이에 일어나는 다툼인디
쩌으그 강남 어드메, 노상 더운 듸 사는 새가 있는디
그 새가 사계절 뚜렷한 금수강산에서 살고싶어서 옥황상제님한테 간청을 넣었던 모냥이었으야.
거그 금수강산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마음 약한 상제님.
덜컥 약속을 해줬는디...봄 되어, 나무 타고 올라오는 첫 수액을,
그 나무들 몰래 쪼아먹으믄
거그 금수강산서 살 수 있으리라고 혔다더마.
그래, 그 나무들 잠든 틈을 타 새들이 모여들었겄다.
행여 나무들이 깰랑가 싶어 숨소리조차 내들 않았다더마.
드디어,
그 나무의 첫 수액을 쪼으려는 순간
펑, 펑, 펑
여기 저기서 폭탄이 터져
그 새들이 놀라 혼비백산했던 거였으야.
ㅋㅋㅋ
실제로 폭탄은 아니고
말하자믄 꽃폭탄인디, 나무들 가지마다 꽃폭탄을 준비해뒀던 거였으야.
긍께, 그 새가 '버찌새'라더마.
그 꽃폭탄은 버찌꽃이고... 어쨌거나, 지난 밤 여그 농소에
버찌새가 왔었나봐야.
오늘 아침,
그 꽃폭탄들이 여기저기 마구 터져있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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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개나리 목련은 곧 다 필것 같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