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은..
2014.01.19 22:27
오를 땐 거친 숨을 쉬며 겸손해지고,
정상에선 하늘을 향해 소원을 빌며,
내려올 땐 숲을 보며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다
고통이 싫어 마음을 닫으면 즐거움을 느끼는 감각도 무뎌진다
슬플 때 울지 못하는데 기쁠 때 어찌 웃으랴?
자신의 고통을 잊기 위해 누군가를 용서하려고 애를 쓴다.
나 자신은 누군가의 용서의 대상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나?
믿고 신뢰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모습을 보인다.
내 마음대로 믿고 좋아하며 집착했던 것이 아닐까?
2~3년전부터 점심시간에
예약없이 불쑥 와서는
좌석이 없으면 그냥 휑하니 가버리는 손님이 있어.
하도 인상을 퉁하게 쓰고
표정 만큼이나 말도 퉁'퉁'거려서
우리 직원들에게 인기 없는 그런 손님인데..
어라, 웬일?
그저께 금요일은
저녁에 일행들과 왔더군.
손님들과 식사를 하다가 도중에
차 트렁크에서 사진집을 여러권 꺼내들고 와서는
카운타에 있던 날 보며 잠깐 멈짓하더니,
여전히 퉁한 얼굴로 한 권을 건넸어.
산에 가면 답이 있다 (이현승 100대 산행 사진집)
산림청에서 발표한 한국의 명산 100 곳을
2년만에 완등을 하며 찍은 사진을 사진집으로 출간했더군.
그것도 2년전에 서울사진클럽에 늦깍이 작가로 사진을 배워서.
왼쪽 페이지에는 간단한 Copy 한두줄을 쓰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사진을 담고.
앞에 소개했던 글들이 산을 오르내리며
그 손님이 생각났던 소회所懷의 Copy들이야
본초本草
사진집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흠짓 놀랐어.
2년에 걸친 100대산 완등도 그렇지만
짧은 글들과, 사진 솜씨에서
그 손님의 반전反轉 공력이 느껴져서...
또 한 번 반성했어
세상도처世上到處 어당팔
(어벙한 척하는 당수8단들이 세상도처에는 많다!)
게다가 작가 프로필을 보니
고대 영문학과 6년 선배, 허걱~
한 수 배웠지
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며,
사람을 안다는 것은 더 그렇다는 것을
나가실 때
서명을 부탁했지
정용정님,
산에 가면
마음이 아름다워집니다
ㅎㅎㅎ
반전反轉이지?
하도 홈피가 썰렁해서
급급急急 야부리를 털은,
셔블 썰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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