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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아름다운 광기

2007.06.11 22:30

선휘아내 조회 수:704


씨도 별로 없고 당도가 무지 높고 맛있는 수박을
좀 맛깔나게 잘라야 하는데, 내가 자른 못생긴 수박에는 아이들 손이 가지 않고
'우상사모님'이 예쁘고 맛깔나게 자르신 수박에 손들이 먼저 간다. 
초딩 응원단들에게 열 올리시는 '재구총구님'께서 하시는 말씀
"야덜아 너거 엉원 열심히 안하믄 수박 무건 거 다 기야 내게 한다"
눈을 멀뚱 거리는 아이도 있고 지네들끼리 마주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도 하고,
아무튼 초딩들 100% 못 알아 들은 듯 하지만  제법 진지하게 열심히 응원한다.
'재구총무님'의 열띤 응원효과로 좋은 점수를 내다가
중간을 넘어 선 경기에서 역전되기도 했지만 
이우상님, 하병관님, 김옥운님, 천장호님, 김종호님의 분투랑,
응원단장님의 열의랑, 오로지 우승을 마음에 둔 응원단들의 마음이 전해져서,
결과는 승리다.


우승 뒤에 기다리고 있는 통돼지 바베큐파티와 소감 한 마디씩의 시간,
우상님이 길게 말씀은 하시지 않았지만 언변이 넘 좋으셔서
여기저기서 "국회로 국회로"를 외친다.
야구에 대해서도 말씀하신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말씀내용은
"3주간 말없이 따라와 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우리 나이에는 와이프에게 잘 보이는게 행복한 긴거라"...
그 말씀에 '국회로'는 외치지 않았지만 완전 공감이다.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전문 찍사님이신 '승진찍사님'의 패션감각에서
승진그녀님의 센쓰가 돋보인다.
멋있다고 동기님들 사모님들이 입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문기싸모님'의 한마디
"남자도 저렇게 밝고 이뿌게 입으니까 참 보기 좋고 멋지다야!!!"


압구정동에서 2차.
우와~
허걱~ 
경기장에서 먹었던 수박에는 씨가 별로 없었는데
장소를 옮긴 뒷풀이에서는 수박에 씨가 많아서 일까?
종호님! 얼굴에 수박씨를 붙이고 출현하셔서 '오늘 같은 날'을 열창하시는데...
난 거의 넘어갈 뻔 했다 무릎을 두들기면서 웃었다.
건장하신 체구임에도 점마냥 작게 붙어 있는 수박씨는 엄청 커 보였고,
음...... 말씀 드리기 너무 죄송하고 표현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널리 이해하시리라 믿고... 말하자면 꼭 영구 같았다...
지금도 수박씨 붙은 얼굴이 떠올라 난 키득 거리고 있다.
웃느라고 이광조 보다 음색이 맑고 고운 듯 한 노래감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라는데 올만에 크게 웃을 수 있게 해주신 종호님께 감사감사 또 감사드린다.
볼록하게 풍성한 둥근 달 같은 배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노래, 우승으로 이끄신 테니스, 야구의 저력이!...

사람들이 좋아서, 친구가 좋아서, 야구가 좋아서, 모이신 모든 동기님들의 큰 정열과,
맥주 양주를 배합해서 칵테일을 만들어 사모님들께 선사해주신 
전희수동기님의 멋진 매너의 소리없는 광기와,
'재구총무님' 하루종일 응원하시랴 음식 챙겨 주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끝없이 펼치신 화려한(?)안무의 광기와
주정욱님의 현란(?)한 춤의 광기가 있는, 어제의 우승은
광기가 가져다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광기같은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 할 것이다.

'우상사모님' 먼 길 오셔서 피곤하실 텐데,
기색도 없이 누구보다도 바지런히 움직이시고...

'우상사모님'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우상사모님' 옆에 그리 크지 않은 여행용가방이, 약간 기울어진 채로 있는 모습이,
"나는 작별 메시지이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아 살짝 슬프기도 하더라...

집에 오자마자 대자로 뻗은 남편
"아이구 아빠 죽겠다....어어어.... 너거 엄마가 아빠 안 주물러 준단다.
언자는 운전도 못한다칸다.
어어어어....  형준아 효준아 아빠 좀 주물리도...어어...어어 아야야 아빠 죽겠데이 .
"울 큰 아들 아빠 발바닥을 꾹꾹 누르면서
 "아빠 몸이 따라 줄 만큼만 하세요."
짧게 한마디 하고는 방을 나가 버린다.  
낑낑거리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결국 발바닥은 내 몫이 되었다.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그 날 모이신 분들을 떠올리면서,
무슨 일이든 미치지 않으면 미칠 일이 없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않을 것이다.

떡하니  자리잡은 '승진찍사님'과 '재구총무님'이 하사하신
사진과 액자들을 보아서는 31회의 아름다운 광기의 끝은 아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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