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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인간사 塞翁之馬

2009.09.25 11:36

박종규 조회 수: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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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아는 고사로 塞翁之馬(새옹지마)란 것이 있다


塞翁이란 변방의 늙은이란 말인데 이 늙은이에게 아끼던 애마가 있었다

그 애마가 어느 날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가버렸다

그 소식을 들은 동네 사람들은 그 늙은이를 찾아가 위로를 하였다

그러나 塞翁은 “지금의 禍(화)가 내일의 福(복)이 될 수도 있지 않으리오”

하며 태연하였다.


수개월이 지나자 그 잃어버린 말이 북방 오랑캐지역에서 아주 훌륭한 준마를

한 마리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네 사람들이 찾아와 축하를 해주었다

그러나 그 塞翁은 “오늘의 福이 내일의 禍가 될 수도 있지 않으리오”라며 태연하였다


그 새옹의 집에는 외아들이 있었는데, 그 외아들은 새로 들어온 준마를 타다가 그만

낙마를 하여 영영 다리병신이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도 동네 사람들이 찾아와

그 노인을 위로하였는데, 그 때에도 그 새옹은

“지금의 禍가 내일의 福이 될 수도 있지 않으리오” 하면서 태연하였다.


그리곤 일년 후 변방의 오랑캐가 침입하여 대 전쟁이 벌어졌고

장정이란 장정은 다 징발되어 전쟁터로 나가게 되었는데

열명 중 아홉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게 되었다.

그러나 새옹의 외아들은 다리병신이었기에 징발되지 않아 목숨을 부지하였다는 이야기다


위 고사를 일러 人間事 塞翁之馬(인간사 새옹지마)라고들 한다

즉 사람이 살아가면서 吉凶禍福(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고

당장의 不幸(불행)을 不幸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幸福으로 될 수 있다고 여겨야 한다는 교훈이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늘의 고난을 잘 참아내면 내일은 반드시 그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식의 역경극복을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식의 고난극복의 태도는 우리의 삶에서 꼭 배제되어야 할 가치는 아니지만

내일의 보상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고난을 인내하고 극복한다는 것은

지극히 자기 기만적이고 편협하고 심지어는 천박한 생각이라고 지적을 하기도 한다.


동양 고전 중의 하나인 淮南子(회남자)란 책에는


夫禍之來也, 人自生之; 福之來也, 人自成之. 禍與福同門

“대저 禍가 나에게 오는 것도 내가 스스로 그것을 생하게 한 것이요

福이 나에게 오는 것도 내가 스스로 그것을 이룬 것이다

禍와 福이란 본시 한 門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禍與福同門)“

라는 말이 있다.


禍와 福이 마치 같은 학교를 졸업한 것처럼 같은 문에서 나온 것이므로

禍卽福이요, 福卽禍라고 하고 있으니 쉽게 이해할 수는 없을 지 모르나,

禍속에는 반드시 나에게 불행을 가져오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장차 福이 될 만한 여지도 잉태되어 있다는 것이고,

福속에서도 반드시 나에게 행복을 가져 오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젠가는 그 福 때문에 禍를 자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수가 있다.


그래서 회남자는 다시 뒤 어어

故福之爲禍 禍之爲福, 化不可極, 深不可測也


“그러므로 복이 화가 되고 또 화가 복이 되는 것은, 그 변화가 불측하여

그 끝을 알 수가 없고, 그 이치가 깊고 깊어 이루다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위의 새옹지마 고사에서 새옹은 고난을 극복하려는

어떠한 노력을 하였든 것이 아닌 것처럼

오늘 날 자기에게 주어진 禍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며

한 발짝 물러서면 아무것도 아닌 시시한 이야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萬法唯識이요 一切唯心造일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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