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충분조건
2007.05.08 09:52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그 사이로 물길이 트인다던가요?
30년 세월을 두고 전국이 좁다하며 터 온 물길들이
부산 앞바다에서 만나 하나의 큰 물길로 파도칠 때,
바다는 차라리 눈을 감고
배 위에서는 얘기꽃이 하나 둘씩 피어나더군요.
부산 갈매기들이 크루즈 곳곳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잔을 부딪치던 그 날밤,
술잔에는 알콜기운보다는 우정이 더 진하게 녹아 있었을 겁니다.
밤새 왁자지껄하던 '드림포차' 갑판에서 조개를 구워대던 화톳불이 점차 사그라 들고.
'cafe 유메(夢)'마저 마감할 즈음, 한바탕 꿈이 깰까봐 하는 아쉬움 서로 달래느라
오른손 높이 들고 교가를 부르고,
'후라경고'를 목터져라 몇 번이나 외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발짝 벗어들고 목청을 높일 때는
제 가슴속에서도 '너도 신발 벗어 들어라'고 부추기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정말이지 감동적이었습니다.
밤바다를 솟구쳐 오르며 현란한 춤사위를 하던 불꽃놀이보다,
오색찬란한 광안대교의 야경보다, 더 빛나게
제 가슴에 오래도록 새겨질 것 같습니다.
이튿날, 새벽 5시.
휴대폰을 잃어버려 찾아다니시는 xx氏와 부딪히는 것으로 나의 하루는 시작되었습니다.
곧이어
전날밤의 술잔과 情盞(?)을 세게 나누신 xxx氏 어부인께서
짝이 바뀐 신발을 들고 찾으러 나오시지 않나,
몇몇분은 양말이 없다 하시는 등.
지난 홈캄잉의 밤이 얼마나 진했던가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그저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는 것만으로 행복의 충분조건은 가능했습니다.
저 역시 덩달아 행복했던 1박 2일이었습니다.
.......
너무 아쉬워서, 그 마음 들킬까봐.
배에서 내리자마자 작별인사도 생략하고 돌아서서 왔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동기분들과 가족들.
정말 반가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10년후를 기약하면서,
안녕히!
댓글 7
-
MK
2008.03.17 15:44
-
몸뻬
2008.03.17 15:44
승진 본부총무 행사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까지 정말 고생많았다 -
고박
2008.03.17 15:44
애영씨!
우리 마누라가 한떡하는데..
그렇게 맛있는 떡 처음 봤다 카데요!
정말 여러가지로 감사햇습니다.
특히 애영씨 아니였으면 술취한 상태로 아마 아침까지
계속 핸드폰 찾고있었을겁니다.
구세주님! 좋은 날에 한턱 쏘께요!
ㅎㅎㅎ -
김대식
2008.03.17 15:44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한 디저트겸 기차안 간식.....
감동 그자체였고요, 그정성과 배려 ...떡 잘먹었습니다
거듭 감사합니다. -
득선
2008.03.17 15:44
서울가면서 먹은떡..... 승진그녀! 너무고맙습니다.
너무맛있ㄱㅔ 먹었습니다. -
수교
2008.03.17 15:44
정말 마음도 아름답습니다....
승진아 너 정말 장가 잘갔데이....업고 다녀라. -
이름
2008.03.17 15:44
몸살 나지 않으셨나요? ^^
승진씨댁 식구들 아니었으면 이번 행사 치르기 힘들었단 생각 많이 했답니다.
멀리서 가는 핑계로 돕지도 못한 것, 정말 죄송했고요.
승진씨댁 화목한 모습에 반했습니다.^^
추석마다 조그만 송편했었는데, 올 추석엔 밤왕송편 해보려구요.
증말 맛있었거든요~~~
승진씨댁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율리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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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그녀! 부부는 원래 반대로 만나 일 평생 산다고 했거늘, 타인에 대한 배려와 희생 어찌 하나같이 부부가 변함이 없소.
승진그녀! YOU는 우리들의 필요충분 조건을 갖춘 완소녀입니다.
정성스럽게 싸준 ' 떡' 상행선 열차간에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우리 친구 승진이와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세요.
청계포럼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