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시스】
이진영의 만루 홈런이 한국에 WBC 첫 승을 선사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대회 첫 경기에서 이진영(LG)의 만루 홈런 등 타선 폭발에 힘입어 9-0 대승을 거뒀다.

지난 대회 4강 진출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은 첫 경기를 가볍게 잡아내며 신화 재현을 위한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또한, 2006 도하아시안게임 참패 후 대만전 5연승을 달렸다.

1번부터 7번까지 3할 타자로 라인업을 짠 한국은 1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1회초 류현진(한화)의 깔끔한 피칭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보인 한국은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찬스를 잡았다.

대만 선발 리전창의 제구력 난조를 틈탄 한국은 이종욱(두산)-정근우(SK)-김현수(두산)가 볼넷 2개와 사구 1개를 얻어내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선 선수는 김태균(한화).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는 김태균은 좌전 안타로 2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

5번 이대호(롯데)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추신수(클리블랜드)의 볼넷으로 또 다시 베이스를 모두 채운 한국은 이진영의 한 방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번 타자로 나선 이진영은 리전창의 3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도쿄돔 우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자 한국의 WBC 첫 만루 홈런이었다.
이 후 한국은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진 류현진은 3이닝 삼진 3개 1피안타의 무결점 피칭을 선보인 뒤 4회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벌어진 점수 탓인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5회 클린업 트리오의 활약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김현수의 2루타와 김태균의 볼넷으로 득점 기회를 만든 한국은 이대호의 2루수 쪽 깊은 내야 안타 때 2루 주자가 홈까지 파고들며 1점을 더 달아났다.

6회 정근우의 투런 홈런으로 상대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한국은 결국 9-0의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를 책임진 봉중근(LG. 3이닝)과 이승호(SK. 1이닝), 임태훈(두산. 2이닝)은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공언했던 대만은 에이스 리전창이 1회에만 6점을 허용하는 등 제대로 된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첫 번째 고비를 넘긴 한국은 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디펜딩 챔피언 일본과 2라운드 직행 티켓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