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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행복의 충분조건

2007.05.08 09:52

승진그녀 조회 수:883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그 사이로 물길이 트인다던가요?

30년 세월을 두고 전국이 좁다하며 터 온 물길들이
부산 앞바다에서 만나 하나의 큰 물길로 파도칠 때,
바다는 차라리 눈을 감고
배 위에서는 얘기꽃이 하나 둘씩 피어나더군요.

부산 갈매기들이 크루즈 곳곳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잔을 부딪치던 그 날밤,
술잔에는 알콜기운보다는 우정이 더 진하게 녹아 있었을 겁니다.




 



밤새 왁자지껄하던 '드림포차' 갑판에서 조개를 구워대던 화톳불이 점차 사그라 들고.
'cafe 유메(夢)'마저 마감할 즈음, 한바탕 꿈이 깰까봐 하는 아쉬움 서로 달래느라
오른손 높이 들고 교가를 부르고,
'후라경고'를 목터져라 몇 번이나 외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발짝 벗어들고 목청을 높일 때는
제 가슴속에서도 '너도 신발 벗어 들어라'고 부추기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정말이지 감동적이었습니다.

밤바다를 솟구쳐 오르며 현란한 춤사위를 하던 불꽃놀이보다,
오색찬란한 광안대교의 야경보다, 더 빛나게
제 가슴에 오래도록 새겨질 것 같습니다.





이튿날, 새벽 5시.
휴대폰을 잃어버려 찾아다니시는 xx氏와 부딪히는 것으로 나의 하루는 시작되었습니다.
곧이어
전날밤의 술잔과 情盞(?)을 세게 나누신 xxx氏 어부인께서
짝이 바뀐 신발을 들고 찾으러 나오시지 않나,
몇몇분은 양말이 없다 하시는 등.
지난 홈캄잉의 밤이 얼마나 진했던가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그저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는 것만으로 행복의 충분조건은 가능했습니다.
저 역시 덩달아 행복했던 1박 2일이었습니다.

.......

너무 아쉬워서, 그 마음 들킬까봐.
배에서 내리자마자 작별인사도 생략하고 돌아서서 왔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동기분들과 가족들.
정말 반가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10년후를 기약하면서,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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