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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속도에 관한 고찰, 그 넷

2007.04.06 11:23

박춘렬 조회 수:413

매 1일과 6일에는
농소 1동에 장이 서고, 우리동네 농소 3동에는
매주 목요일날 장이 서거덩.
호왈 '목요장'이제.

그 목요장의 족발이 농소 사람들 입맛에 딱 맞는 거라서...

암튼, 방울소리에 개 침흘리득기
매 목요일이믄 쏘주 간절한 농소적 조건반사도 있는 거거덩.
어쨌거나
농소 박'산악인, 퇴근 전부터 목구녕이 칼칼했것다.

본능이 이성을 구축하던 퇴근길.

그래갓고
손도 안 씻고 족발 뜯었는데
요럴 때 음뇨수 빠지믄 고무줄 없는 빤쓰잖여.
그래서 쏘주.

냉장고 뒤져 쏘주를 찾았는데
반 병 못 되게 남은 놈이 나를 반기더마, 긍께 희야시 잇바이로 된 그놈이
나로서도 반가웠거덩.
허허, 두 잔은 넘겄더라구...

족발 뜯으메
일차로, 쏘주 한잔을 가비얍게 비웠제.
물론, 마누라의 수다를 듣는 저녁 일과를 간과해서는 곤란하쥐라.

심장에
알코올 두 잔은 괜찮다고 그랬으니
마누라 앞이라도
쏘주 두 잔까지는 공인된 거거덩. 그러니 '가화만사성'까지
들먹거릴 필요도 없지라.

그래, 쏘주 두 잔을
이차루다가 가비얍게 비웠는데...으쯔쓰까,
반 잔쯤 남었으야.


그 '반 잔'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가정의 평화를 깨뜨릴 수도 있는 거이라서...말하자믄, 이런 거거덩.

- 몸에 좋지도 않은 것을 왜 먹을레느냐, 버리자.
- 아깝구로...반 잔쯤 더 마신다고 그거이 뭐...

거 왜, 인생이라는 거이
결단의 연속이라 그랬잖여?
농소의 박아무개, 가화(家和)를 포기해가면서
쏘주 반 잔을 더 마시느냐
아니믄,
쏘주 반 잔을 버리고 마누라와의 화평을 택하느냐 하는
고독한 갈림길에 섰지라.


여기서 '속도'에 관한 이바구가 나오게 되는데
왠 뜬금없는 속도냐 할랑가 모르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어.
'속도'야 말로
가정의 평화와 함께
남은 쏘주 반잔의 적절한 처리를 해결해주는 구세주 같은 거거덩.

마누라의 수다를 진지하게(?) 듣는데서
'속도가 인류에게 주는 행복' 같은 것을 느끼게 되는데

아내의 수다에
가끔 맞장구도 쳐주고
표정의 변화(놀람, 웃음 등)도 여실하게 드러내주는 순간
아내의 시간은 놀라운 속도로 지나가게 되지라.

그러니, 아무리
눈 밝은 마누라라 하더라도 그 짧은 찰라적 시간에
농소 박의 위장 속에 들어간 쏘주 반 잔의
흐름을 잡아낼 수는 없는 거거덩.

마, 그래갓고

그랬다는 이바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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