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딩, 키딩... '마도로스' 노래에... 낚인 분들에게
2011.10.02 23:26
마도로스의 파이프와, "잘 있거라, 부산항..."을 조근 조근 회고한 이야기...
에, 여러 반응들이 난무했겄다.
자세히...현미경으로 읽은 분들은... "이게 한 모의 이력이나 문체와는 어딘가... 약간 다르다"고 느끼셨을 뻡한데, 아무도 나서는 분이 없어... 자수해서 광명찾아야 겠다.... 이 글은 불초가 쓴 글이 아니다!!
내 고향은, 바닷가 강구이다. 부산에 유학(?) 갔더니, 겡고... 부산 도회 칭구들이 "바퀴벌레"라고 놀려대서... 불초, 빈정이 약간 상한 바 있다.
어린 바닷가... 파도소리가 100미터 쯤.. 날마다 들리고, 특히 파시 때가 되면... 길을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상인들의 좌판이 어지럽고... 술 취한 취객들의 장단과 노랫소리가 아득하니...잠결에 들리곤 했다. 그게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그래서... 자주 '바닷' 노래를 듣는다. 올초, 문득... "마도로스.." 노래들이 듣고싶어...인터넷 검색창을 쳤는데.,, 한 페이지가 눈에 들어왔다. 읽으면서... 나는 예사 솜씨가 아니라고 읽었다. 궁금증이 뭉게 뭉게 피어올랐다. "누굴까..." 강호의 인물일 것같은데...
십여분의 추적(?) 끝에... 나는 그가 "안동의 한 시인"임을 알게 되었다. "그럼, 그렇지..."
안동 <국학진흥원>에 들른 김에... 그 '인물'을 수소문했다. 시간이 맞지 않아... 두번인가 놓치고, 시내 술집에서 만날 수 있었다. 말수가 적고, 조신한 성격인 듯했다. 같이 어울린 사람들이 달변이어선지 모른다. 차분히... 시나, 삶의 풍경을 읊조리지 못하고 헤어졌다. 시인이나 철학자는, 수부들이나 비즈니스맨들과 좀 다르게... 얼굴을 익히고, 마음을 커넥트하는데...시간이 오래 걸린다. 숙성기 필요한 것이다.
헤어질 때, 시인은 <아배생각>이라는 시집 한 권, 그리고 시를 서예로... 적은 화집을 하나 주었다. 몇 편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그의 시 중심에 아버지가 있는 듯하다. 좀 예외적이다. 주로, 어머니를 노래하는데...
<올리고 보니 사진이 안 보이네... 텍스트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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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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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배 생각 /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 니, 오늘 외박하냐?
- 아뇨, 오늘은 집에서 잘 건데요.
-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 야야, 어디 가노?
- 예……. 바람 좀 쐬려고요.
-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시집 <아배 생각> 2008. 애지
[출처] 아배 생각 / 안상학 |작성자 마경덕
이태 시인... 놀라운 "역전의 상상력"아닌가... 사르트르는... 라탱 구의 늘 가는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는데... 비가 갑자기 쏟아졌겠다. 바깥의 사람들이 머리에 신문 등을 이고,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법썩인데... 이 철학자께서... 갑자기... "어디가 밖이고, 어디가 안인지" 헷갈리는 한 소식을 하셨다 한다.... 어디서 자는 것이 "외박"이랴... 들판 침대가 안이고, 집안에서 이렇게 안전한 잠을 청하는 것이 "외박"인지 알 수 없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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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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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름다운, 저리고 아린, 시도 있다.
<자수 병풍에 실은 님의 노래>
"그대가 가자 해서... 무작정 따라 나섰다가, 한 폭 동백이 되었네... 매화가 되었네.
그대ㅡㄹ 따라 나섰다가 그대를 놓치고... 한 폭 국화가 되었네. 난초가 되었네.
그대가 가자 한 길, 이리 아름다웠나요. 도마뱀 꽁지 자르듯... 그대는 가고...
그대를 따라 나선 길, 이리 아름다웠나요. 더 피지도 지지도 못하고. 마음 여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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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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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가운데 하나를 더 소개. 우리 종규, 박종규는 똑똑... 하신데, 안동에는 <숙맥, 박종규>가 있었나 보다. 시인과 어느날 국수집에서 만나기로 했댄다. 그런데... 30분이 지나도, 아니 나타나는 것.
시추에이션이 짐작 되시는지... "친구란... 이런 것"이라는 애틋한 풍경 하나를 손에 잡힐 듯 알려줌... 정시에, 아니 나타나도 시간 재촉하지 않고..." 니, 어디쯤 왔나"라고 닥달하지 않고... <그저, 기다려 주는 것!! > 나는 홀에서... 저는 방에서... 그저 기다리고 있는 두 친구... 그래서 아까운 <국수 네 그릇>은 저들 홀로 불어터져 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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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인의 시는... 애틋한 것이 많다. 지나가 버린 <마음들>.... 흘러가는 풍경들... 그리고 아버지의 추억... 들이 그의 시를 "유장하게" 끌고 간다.
각설...
설이 길었다. 하나 더... 어느 한식날... 그는 아버지를 추억한다. 약간 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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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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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매 아배, 무덤가에..
약쑥, 개쑥 뿌리 뽑으며...
나도 모르게 끙끙대다가, 문득 아배 생각
철도 들기 전 어느 늦봄 다랑논,
아베는 모를 심으며,
막판 힘에 부쳐 무척 끙끙댔던가,
나란히 모를 꽂던 반장댁 할매... 옳다구나 싶어
쫘악하니 허리 퉁겨 젖히며,
- 아, 여보소,,, 무신 큰 힘 쓴다고 그클 끙끙댄단 말이오,
그 말 날름 받아든 아배, 짐짓 낮고 다급한 목소리로...
- 어허, 아 깬다마는...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레꾼들...
한바탕 배를 잡고 웃었다.
....
그 말뜻 알만한 나이가 되어... 끙끙대다 문득 돌아보니,
아배 어매는 태연하게도 내외하며 잠든 척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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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님, 무덤 앞에서... 옛적 질탕한 풍경 하나를 겹쳐보는, 속으로 우는 눈물과 그리움이 손에 잡힐 듯하다.
쯥, 또 이야기가 길어졌다... 무튼...무튼...
미하루의 '유혹자'...처럼, 나, 철학 작파하고, 소설로 나갈 <주제>가 아님을... 고백해 두는 바입니다. 그리고 내 야불이는 아직 초보라... 초신성을 호가호위하였음을 자수하는 바입니다. 언감생심!! 그러니... 춘렬이는 그러니... 아무런....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될 터.... 안심하시라^^
잘들 있쟈?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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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렬
2011.10.0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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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렬
2011.10.04 11:02
뜨거럴...
정제야, 용정이 좀 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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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정
2011.10.03 15:01
와?
국도7호선은 뜨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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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교
2011.10.04 11:04
ㅋㅋㅋㅋ...형조야 나 마도로스때문에 5일을 고민하고
시간여행을 수십번을했다.
이글을 읽어면서 나도 나의 초등시절로 가보았는데
보이는게 몇개 없더라....그래서 이글을 쓴 형조는 아마
아직도 초등때 일기장을 가지고있거나......그 좋은 머리에 저장이 되었다고 확신했다.
그래도 어떻게 이야기를 그렇게 풀어나가지 하면서......
글은 이렇게 쓰는거구나 하면서....그래도 난 이렇게 쓰지만
암튼 고맙다....나에게 지나간 시간을 다시 일깨워줘서
앞으로는 한 번 씩 특정년도에 시간여행을 다녀볼 생각이다.
용정아 ....춘열이는 경험이 많아서
전국 국도가 다 뜨겁다.
국도 번호마다 다 다른 뜨거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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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호
2011.10.05 20:54
춘렬이 요새 마눌님 없을땐 소폭도 여러잔 들이 키고 하더만
운전하면서 허벅지에 손 갈정도로 이젠 심장이 튼튼해짓구나!
축하 축하!
국도 7호선엔 멋진 모텔들도 많던데...
잠시 안 내릿더나?
형조야!
완전히 속았데이!
성리학의 대가가 설마 논문 표절 할 줄은 몰랐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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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균
2011.10.06 10:43
도시락 싸들고 소풍 가고파~~~
우리 보통 소풍갈때는 김치 안 싸가잔어,,,,야라...그치...
카니발 리무진 좋아~~ 선팅 잘됀거 아님 안돼~~국도 7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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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렬
2011.10.06 09:11
고박아.
어부인 모시고
국도7호선은, 그것도 가을에는 절대 타지마레이.
낚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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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면서
'자근이' 허벅지 더듬는 것은 배우고
때때로 익힌 도리라서...
어제, 모처럼
아내랑 나들이 나섰다가 돌아오던 길.
무심코 허벅지에 손이 갔지뭔가...'앗뜨거라' 했지만 도리가 없었지.
가을.
국도7호선이었거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