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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비가 와도 젖은 者는

2008.06.05 13:25

이승진 조회 수:417






비가 와도 젖은 者는  /  오규원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江은 젖지 않는다.
나를 젖게 해 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江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漁族은 강을 거슬러 올라
하늘이 닿은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번뇌, 날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者는 다시 젖지 않는다.






비에 젖어 가던
'뜰의 것' 들은, 제 세상인양
잊혀졌던 붉은 색깔을 끄집어 내며
나의 기억마저 들추어 냅니다.

머물고, 젖고
멈추었다가, 떠나갈 뿐인
세상사에 아랑곳없이

나리꽃은 활짝~
올해도 웃습니다.







진작부터 산행 날짜는 받아두었고.
비소식 오락가락하는 와중.
.......
그래,
지리산속에서 맘껏 비에 젖어보자.
' 비가 와도 젖은 者는 다시 젖지 않는다 ' 는
마지막 구절만을 떠올리며,
작정하고 지리산으로 향합니다.

코스는 ' 화엄사 ~ 지리산 종주구간 ~ 대원사 '까지
장장 50km 산길입니다.

심재구, 장성수, 김문기는
아침나절에 셔블을 떠나
화엄사를 기점으로 올라
오늘 밤을 노고단 산장에서 묵을 것이고.

울산의 최경침과 나는
구례의 사우나에서 쉬다가 신새벽 길을 나서서
화엄사를 들머리로 백두대간에 올라 
셔블 친구들과 동반 산행할 예정입니다.

우리들 함께 하룻밤을 더 지샐,
 細石.
그 곳, 平田의 철쭉은 아직 이른가요?
.
.

다녀와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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