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젖은 者는
2008.06.05 13:25
비가 와도 젖은 者는 / 오규원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江은 젖지 않는다.
나를 젖게 해 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江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漁族은 강을 거슬러 올라
하늘이 닿은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번뇌, 날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者는 다시 젖지 않는다.
비에 젖어 가던
'뜰의 것' 들은, 제 세상인양
잊혀졌던 붉은 색깔을 끄집어 내며
나의 기억마저 들추어 냅니다.
머물고, 젖고
멈추었다가, 떠나갈 뿐인
세상사에 아랑곳없이
나리꽃은 활짝~
올해도 웃습니다.
진작부터 산행 날짜는 받아두었고.
비소식 오락가락하는 와중.
.......
그래,
지리산속에서 맘껏 비에 젖어보자.
' 비가 와도 젖은 者는 다시 젖지 않는다 ' 는
마지막 구절만을 떠올리며,
작정하고 지리산으로 향합니다.
코스는 ' 화엄사 ~ 지리산 종주구간 ~ 대원사 '까지
장장 50km 산길입니다.
심재구, 장성수, 김문기는
아침나절에 셔블을 떠나
화엄사를 기점으로 올라
오늘 밤을 노고단 산장에서 묵을 것이고.
울산의 최경침과 나는
구례의 사우나에서 쉬다가 신새벽 길을 나서서
화엄사를 들머리로 백두대간에 올라
셔블 친구들과 동반 산행할 예정입니다.
우리들 함께 하룻밤을 더 지샐,
細石.
그 곳, 平田의 철쭉은 아직 이른가요?
.
.
다녀와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댓글 3
-
고박
2008.06.05 14:15
-
정무석
2008.06.05 14:21
드디어 꿈에 그리던 화대 종주를 가는구나
지리산 산신령도 감동하여 좋은 날씨를 선사할거야
그리운 우정 풀과 바람과 꽃 들과 함께 밤들이 노닐다가
세속의 꾸정물일랑 탈탈 털어버리고 오게나
나는 셔블에 붙들려 있어야 하는 신세네....
두 번 걸었던 화대종주이건만 자꾸만 가고잡은 길이라네
시작은 화엄사에서 부디 무사히 산오름을 허락해달라고
마지막은 대원사에서 무사함에 감사하며 백팔배를 하는 맛도 있으이...
그런 연후에 마시는 막걸리는 정말로 향기롭고 쉽게 취하지...
부디 안산 즐산하기를 빌어 본다. -
김태근
2008.06.05 23:52
다리만 고장이 나지 않았으면
같이 할 수 있었을텐데...
행복한 산행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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