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2차 이야기 (육십령~중재)
2010.03.09 08:46
1. 산행일시 : 2010년 3월 6일 02:40~13:40
2. 대상산 : 백두대간 제32차 육십령 ~ 중재 (전북 장수군, 경남 함양군)
영취산(1075.6m), 백운산(1278.6m)
3. 산행코스 : (대간구간 19.1km, 임도 5km 총산행시간 11시간)
육십령-(3km)-깃대봉-(1.4km)-민령-(2.3km)-977.1봉-(2.7km)-덕운봉갈림길-
-(2km)-영취산-(3.4km)-백운산-(2.5km)-중고개재 -(1.8km)-중재-(4km)-운산마을
4. 참가자 : 박수갑(23) 용마산악회장 외 25명
♧ 31대간돌이 : 신성수, 안중수, 이승진, 최경침 4명
대간의 마루 금이 두 마을의 경계를 짓듯
전북 장수군과 경남 함양군을 기웃거리며
인터넷 날씨검색을 암만 해 봐도 비, 비, 비....
아무래도 약간의 비는 감수해야 될 듯.
육십령 들머리에 도착한 31 중수부장이
출발에앞서 휴대용 보온라이터를 손보고 있습니다.
헤드랜턴이 비추는 서너 발자국 앞만 내려다보며 구도자의 마음으로 걸음을 또 묵묵히 옮깁니다. 고도를 치고 오를수록 비는 싸락눈으로 바뀌어 갑니다. 싸락눈은 재킷 모자에도 어김없이 내리고. '싸락~싸락~' 두드리는 소리는 마치 베스킨라빈스 '슈팅스타' 아이스크림이 내 입안에서 녹으면서 '톡 톡' 터져버리는 소리를 닮았습니다. 이 추운 날, 하필이면 아이스크림이 생각이 날까요? ㅎㅎ 어느새 구시봉에 도착했고, 친구들을 모델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박아보지만 반사하는 후레쉬 불빛 때문에 실제보다 더 참담한 사진으로 남습니다.
덕운봉으로 향하는 어두운 삼거리,
길이 헷갈려 다시 돌아와 지도를 재차 확인하고 다시 가느라
30분을 더 지체하였습니다.
대간길에서 자칫하면 알바하기 쉽상인데, 그래도
용마들을 이끄는 오기현대장은 관록이 붙어 안심입니다.
△ 2010년도 용마산악회장으로 취임하신 23회 박수갑 선배님
△ 13회 박민보 선배님,
판쵸우의를 덮어쓰고 계신 모습이 젊은 군인 같습니다.
△ 13회 이태랑 선배님
△ 배성수(33)와 신성수(31)
대간꾼 두 성수도 안개를 배경으로 나란히 섰습니다.
어느새 우리 갈 길에도 동은 터오고.
겨울이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
참나무 숲들이 꿋꿋하게 버티고 섰고.
키 큰 산죽 마른 이삭들,
모든 이파리들 몸져 낙엽되어 뒹구는 길에
눈은 하얗게 내리고
그 구부러진 길 속으로 나는 걸어갑니다.
△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던 성수가 행여 "담배 있는가?" 하며 물어볼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 덕운봉에서.... 김세정(35), 안중수, 황태윤(37)
배꼽시계가 울리고 한참을 지난 10시가 다 되어서야
눈발이 그친 틈을 타
삼삼오오 간이 두레상을 펼치고 늦은 아침을 먹습니다.
쉬엄쉬엄 행동식을 먹긴 하지만, 그래도 밥을 먹어야만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있습니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백운산(1278m)에 올라
친구들과 정상의 기쁨을 나눕니다.
쉽지않은 대간길.
내 마음같은 친구가 있고, 선후배가 함께 끌어주어 든든한 산행입니다.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워보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낸 저 황홀을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 고재종 시인, ‘첫사랑’ 전문 -
편치 않은 여건 속에서도
중치, 대간 길 날머리에 도착했습니다.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운산마을까지는 아직 더 걸어가야 하지만
안전 산행을 한 용마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백두대간 마무리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무사히 완주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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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2010.03.0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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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호
2010.03.09 12:30
백두대간돌이 친구들을 볼때마다 부러움과 존경심을 금할수없습니다.
31동기들의 많은 염원들을 그많은 백두대간의 산봉우리 마다에서 기원해 주고있는 우리 멋쟁이 친구들!
끝까지 계속 화이팅 부탁합니다!
침아!
백두대간 산봉우리마다에서 간절히 선휘의 회복을 기원한다더니...
선휘가 떠나서 우짜믄 좋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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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석
2010.03.09 14:10
31공사 대간돌이 수고 많네
늦게나마 울산에서 3.1절 마라톤 완주를 축하한다, 나는 서울에서 비도 오고 해서 못 뛰었는데...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데....
이제 백두대간을 날아 다니겠네...
항상 즐산 즐달하고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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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동기회
2010.03.10 15:37
대간돌이들... 정말 대단해요^^*~~
아무 사고없이 안산, 즐산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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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침
2010.03.10 16:09
쉽지않은 대간길...함께한 친구들께 감사 !!
일기가 좋지않아 전망은 없었으나 벗이있어 즐거웠습니다.
찍사양반도 수고만땅!!감사,감사
다음구간에 많은동기들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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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수
2010.03.10 17:00
진사님!! 진짜로 수고 마니 햇슴돠
안개비, 싸락눈 그리고 한치 앞도 볼 수 업는 가스 등 불순한 기상과
몸 하나 추스리기 어려운 길임에도 불구하고
남김을 위한 사명감에...감사함돠
열씨미 하는 모데루가 되도록 하겟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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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2010.03.10 20:35
박수갑 회장님 취임 축하주 겸 뒷풀이로
진역앞 호프집에서 10시까지 마셨는데 ...
나는 도저히 안되어서 집으로 직행했었는데
중수부장은 3차 더 들렀던가베?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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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호
2010.03.10 17:49
중수야!
하산하고 부산에서 그날 잘 들어갔나?
저래 고생하고 와서 오데서 그래 술을 또 만땅으로 묵었더노?
걱정되더라!
앞으로는 너무 무리해서 술 묵지 말거래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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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32차를 마쳤으니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대간돌이들 그동안 수고가 많았지만
끝까지 멋짓 마무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