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천상과 천하에 내가 홀로 존귀하다”. 이런 말을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운문문언 선사가 이렇게 주석을 달았어요. 
“내가 그 당시에 있었다면, 한 몽둥이로 때려잡아서 주린 개에게나 주어 세상을 태평케 했을 것이다.”
 

참 대단한 표현이죠. 어떻게 한 종교의 교주에게 이런 표현을 쓰는지. 
선사들은 정말 어떻게 보자면 오해의 소지도 있어요. 
그런데 그걸 오해하면 안 되고, 그만큼 운문 선사야말로 유아독존(唯我獨尊)의 뜻을 참으로 잘 설명했구나. 
과연 부처님의 제자답다. 하하하~. 
부처님의 제자라면 이렇게 부처님에게조차도 매이지 않는 대자유인, 대장부가 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죠. 

이런 사연들을 주해에서 다루고 있고, 
이런 사연들은 그 의미가 목적이 바로 요사스러운 것을 꺾고 바른 것을 드러내려는 수단이다. 
바른 것을 드러낸다. 이건 뭐냐? 
대장부는 부처님이나 조사 보기를 원수같이 해야 된다. 
만일 부처님에게 매달려 구하는 것이 있다면 그는 부처님에게 얽매인 것이고, 
또 조사에게 매달려 구하는 것이 있다면 또한 조사에게 얽매어 있는 것이다. 
유구개고(有求皆苦)라 불여무사(不如無事)니라. 
구하는 것이 있으면 고통인지라 일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다. 

또 선가에서 말하는 살불살조(殺佛殺祖) 가풍은 일반인들이 들으면 오해하기 쉽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인다. 
이건 선가가 아니면 쓰기 힘든 말이죠.
어느 종교에서 자기 종교의 교주를 만나면 죽여라, 
이런 말을 하면 그것은 당장 이단으로 쫓겨날 표현이지만, 
이 활발발하고 살인도와 활인검을 함께 쓰는 선가에서는 그런 표현까지도 걸림 없이 쓰는 것이죠. 

 

그게 무슨 표현이냐?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어서 우리를 이끌어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렇다고 종노릇을 할 필요는 없다, 이겁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부처님이나 조사 스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을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하신 것이지, 
그 이상 다른 의미가 없는 거죠. 
최고의 의미는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를 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고맙다고 해도 예를 들어서, 
강을 건너는데 뗏목을 타고 건너서 고맙다고 건너고 나서 뗏목을 짊어지고 다닐 필요가 없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의 가르침이 
나를 주인공으로 대자유인으로 만들어주는 데 크게 기여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주인님, 주님으로 섬기고 내가 당신의 종입니다, 
이렇게 살 필요는 없다고 하는 겁니다. 

나를 주인으로 만들어주고 대자유인으로 만들어주신 고마운 분이고, 
평생 감사해야 하는 것은 맞는 거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뗏목을 짊어지고 다니듯이 평생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종노릇을 할 필요는 없다. 

이것이야말로 선가의 가풍이고,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철저한 소식을 말해주는 겁니다. 

---무비 스님의 임제록 강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