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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봄날에

2008.04.17 11:05

이승진 조회 수:435






봄날에  /  나태주

사람아,
피어오르는 흰구름 앞에 흰구름 바라
가던 길 멈추고 요만큼
눈파리하고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목의 한 주막쯤인 셈이요,

철쭉꽃 옆에 멍청히
철쭉꽃 바라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 가운데
한 길이 아니겠는가?

마치,
철쭉꽃 눈에 눈물 고이도록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에 철쭉꽃물이라도 배어올 듯이,
흰구름 비친 호숫물이라도 하나 고여올 듯이,

사람아,
내가 너를 두고
꿈꾸는 이거, 눈물겨워하는 이거, 모두는

네게로 가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한 방법쯤인 것이다.
숲 속의 한 샛길인 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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