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용마 테니스대회에 따른 연습 일정!!!!!
2007.09.27 18:19
*** 제33회 용마테니스 대회 일정을 공고 하였으며,
올해도 우승을 향해 달리기 위해 연습을 하여
호흡을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선수및 동기들의 많은 참석과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부탁 드립니다!!!!!
---------------------------------------------------------------------------------------
** 연습 일시 : 2007년 9월 29일 (토) 오후 2시
장 소 : 보라 테니스장
위 치 : 강남고속터미널 건너편, 한신아파트 안쪽으로 계속 직진....
연락처 : 박영주 ( 011-213-7775 )
김득선 ( 011-756-4133 )
비 고 : 선수는 필히 참석하여, 많은 연습 바랍니다!!!
동기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겸사 겸사 모여서, 연습 마치고 저녁 식사라도 함 합시다!!!
올해도 우승을 향해 달리기 위해 연습을 하여
호흡을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선수및 동기들의 많은 참석과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부탁 드립니다!!!!!
---------------------------------------------------------------------------------------
** 연습 일시 : 2007년 9월 29일 (토) 오후 2시
장 소 : 보라 테니스장
위 치 : 강남고속터미널 건너편, 한신아파트 안쪽으로 계속 직진....
연락처 : 박영주 ( 011-213-7775 )
김득선 ( 011-756-4133 )
비 고 : 선수는 필히 참석하여, 많은 연습 바랍니다!!!
동기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겸사 겸사 모여서, 연습 마치고 저녁 식사라도 함 합시다!!!
댓글 2
-
김득선
2008.03.17 15:44
-
고박
2008.03.17 15:44
보고 싶은 친구 삼일이에게
삼일이, 잘 지내고 있는지? 늘 궁금하면서도 바쁘게 살다 보니 그동안 격조하였네. 내 무심함을 용서하시게나.
자네도 우리 동기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서 소식은 대충 들었을 줄 아네만, 이번에 서울에서 열린 32회 용마 테니스 대회에서 우리 31회가 쟁쟁한 선배 기수들을 물리치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였다네. 그래서 기쁜 소식도 전할 겸 해서 오래간만에 이렇게 펜을 들었네.
이번 테니스 대회 우승은 우승 그 자체로도 정말 우리 동기회의 경사이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를 치르며 정말 느낀 점이 많았네. 먼저 자네가 궁금해 할 것 같아서 자세한 게임 내용을 전하고 나서 내 개인적인 느낌을 좀 이야기하기로 하겠네.
자네도 알겠지만 우리 동기회에서 주관했던 작년의 31회 대회 때는 우리가 준우승을 했었지. 그 때는 우리가 대회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그야말로 ‘주최 측의 농간’이 될 것 같아 27회 선배들에게 우승을 양보(?)했지만, 테니스를 하는 사람 욕심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것도 사실이었다네. 그러나 우리는 ‘걷잡을 수 없는 아쉬움의 힘을 옮겨서 (차기 대회 우승이라는)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붓고서 각자 더욱 열심히 기량을 연마하며 이번 대회에 대비하기로 했네.
시간이라는 건 나이가 들수록 더 빨리 간다던가? 작년 대회를 주관하고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일 년이 후딱 지나가 버렸는지……. 그러니까 이번 대회 3주 전쯤이었던가. 영호로부터 문자가 왔더군. 테니스 대회 준비를 위해 손 한번 맞춰 봐야 되지 않겠냐고. 그래서 9월 16일 토요일 오후 홍릉에 있는 산림 과학원 코트에 모였는데, 그 때 혜성처럼 나타난 친구가 바로 영주였네.
사실 우리 31회 테니스 팀은 5명 정도는 어느 정도 공이 되는데, 마지막 1명이 부족해서 복식 3팀을 구성하기가 늘 어려움이 많았었거든. 그런데 그 날 처음으로 팀에 합류한 영주가 상당히 공이 좋은 거야. 이렇게 되면 우리 31회 팀이 복식 팀을 ‘짱짱하게’ 구성할 수 있는 거지. 영호 표현대로 하면 영주가 우리 팀 우승을 위한 화룡점정이 될 거라는 거지.
게다가 다른 멤버들도 작년보다 기량이 발전해서, 작년보다 우리 팀 전력이 월등히 강해진 거야. 이번 대회는 우리가 충분히 우승할 수 있겠구나, 그런 자신감이 생기면서 그날 모였던 우리 선수들과 응원 멤버들(영호, 재구, 석균, 대식- 이 친구들은 대회도 아닌, 연습 모임에까지도 찾아와 응원을 해 주는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지)은 매우 고무되었지.
그리고 마침내 9월 24일 아침, 날씨도 화창하고 컨디션도 좋아서 구파발 코트로 향하는 발걸음도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네. 먼저 도착한 영주와 내가 가볍게 몸을 풀고 있으려니까 대구에서 새벽차로 올라온 종호에 이어 문기, 태식, 그리고 창규 들이 속속 도착, 모두들 컨디션도 좋아 보였고, 결의와 각오도 대단해 보였네. 곧바로 개회식이 열리고 대진표가 발표되었지.
우리는 26회, 28회, 35회와 한 조로 편성되었더군. 상대팀들이 아주 강팀들은 아니고, 더구나 35회는 이번이 첫 출전이라 조 편성은 수월하게 잘 된 것 같았네. 하지만 자만은 금물, 매 게임마다 최선을 다하기로 다시 한 번 다짐을 하고 드디어 첫 시합에 나섰네.
첫 시합 상대는 26회, 우리는 종호- 문기조가 1번조로 나가고, 태식- 영주 조가 2번, 그리고 창규와 내가 3번을 맡기로 했네. 마침내 플레이 볼이 선언되고 긴장된 랠리가 몇 번 오가면서 서서히 몸이 풀리기 시작한 종호와 문기의 샷이 날카로움을 더해 갔네. 1대 0, 2대 0, 시간이 갈수록 스코어 차이가 더 벌어지기 시작하더군. 그도 그럴 것이 종호가 누구이던가. 전국 규모의 테니스 대회에서도 몇 차례 우승한 관록의 실력자가 아니던가. 게다가 문기는 자타가 공인하는 만능 스포츠맨,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순발력은 상대방 선수들을 주눅 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문기 특유의 강점. 마침내 종호의 스매시 한 방으로 경기는 간단히 6대 0으로 셧아웃, 이어 2번조로 나선 태식과 영주의 차례, 태식은 작년 준우승할 때보다 기량이 월등히 향상되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찍부터 많은 재야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기대주이고, 영주는 앞서 말한 대로 이번 대회의 다크 호스, 게다가 태식의 드라이브와 영주의 슬라이스의 조합은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만들기 충분할 만큼 위력적이어서, 두 번째 조도 낙승을 예상은 했으나 결과는 기대를 초과 달성하여 역시 6대 0, 26회 선배들에게는 미안하게 되었지만, 승부의 세계는 원래 냉정한 것, 우리는 첫 시합을 2 연속 6대 0의 스코어로 마무리하였네. 덕분에( 때문에?) 창규와 나는 뛰어볼 기회도 없었지.
창규와 나는 예선 2차전에서도 뛰지 못했다네. 2차전인 35회와의 시합 역시 1번조인 종호- 문기 조와 2번조 태식- 영주 조가 이번에도 압도적인 스코어차로 이겨 버렸기 때문이지. 예선 마지막 시합은 28회와의 경기, 28회는 앞의 두 팀보다는 훨씬 강한 팀이고, 예선 전적 역시 우리와 같이 2승을 거두고 있어서, 이번 시합은 자동적으로 조 1,2위 결정전이 되는 셈이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이번 시합엔 창규와 내가 1번조로, 종호와 문기가 2번조로 나서기로 했네. 결과는 역시 2대 0승. 우리는 예선 전적 3승, 그것도 무실세트로 조 1위를 차지하고 10강이 겨루는 본선에 올랐네.
본선이 시작되기 전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들은 본부에서 제공한 설렁탕(또는 우거지탕)과 대식과 영호가 준비해 온 전어회와 족발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네. 음식도 좋았지만 친구들의 정으로 더 든든해진 점심 식사였네.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 선수단은 예선에서의 파죽지세를 계속 이어가기로 새롭게 다짐을 하고 코트로 내려왔네.
본선 대진운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네. 추첨 결과 우리는 다른 팀보다 한 번을 더 뛰어야 했고, 게다가 본선 1차전인 17회B 팀은 무난히 이긴다고 하더라도, 본선 2차전에서 전통의 강호 20회와 붙을 가능성이 높아서 4강에 오르는 것 자체도 꼭 낙관할 수만은 없는 대진표였지.
17회B 팀과의 본선 1회전은 종호- 문기 조와 태식- 영주 조가 나서서 예상대로 2대 0으로 쉽게 승리를 거두었네. 수준의 차이가 완연하였지만, 그러나 테니스를 떠나서 17회 선배들이면 우리 나이로 예순 셋인데 그 연세에 아직도 정정하게 테니스를 즐기시고, 게다가 용마 테니스 대회에 A, B 두 개 팀이나 출전한 선배들의 노익장과 단결력이 참으로 보기에 좋았고 존경스러웠네.
참고로 이번 대회에 두 개 팀이 출전한 기수는 17회와 20회, 그리고 30회의 세 기수였는데, 우리 기수도 이제 전력이 보강되었으니 내년에는 우리도 A, B 두 개 팀이 출전해 보는 것도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
그렇게 해서 본선 1회전을 통과하고 나니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라이벌 20회와의 본선 2차전. 20회와는 재작년, 그러니까 30회 대회 때 결승에서 붙어 우리가 힘들게 이기기는 하였으나, 최근 10년 간의 대회에서 9번을 결승에 오를 만큼 막강 전력을 과시하는 팀. 결코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시합이라, 오더를 짜는 데서부터 매우 고심을 해야 했네.
만약 여기서 지면 우리의 우승 목표는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우승 후보로 지목되던 우리가 4강에도 오르지 못하게 되는 성적표를 받아야 하는 상황.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지. 결국 종호의 결단으로 창규와 내가 1번 조로, 그리고 우리 팀의 대장조인 종호- 문기조가 2번 조로 나서고 여기서 1승 1패가 될 경우 태식-영주 조에 승부를 걸기로 하였네.
결과적으로 말해 오더는 성공적이었네. 1번 조인 우리가 20회의 2장 조와 만나게 되었고, 2번 조인 종호- 문기 조가 20회의 1장 조와 만나게 된 거지. 그러나 과정은 그리 수월했던 것은 아니었네. 창규와 내가 나선 1번 조 시합은 처음은 쉽게 풀려 4대 2까지 우리가 리드를 하다가 5대 2가 될 기회를 놓쳐 4대 3, 4대 4까지 허용하고 말았네. 그리 강팀은 아니었지만, 네트를 빼앗긴 데다가 선배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조금 말린 것 같았어. 마침내 5대 5 타이브레이크. 이제는 7점을 먼저 내는 팀이 이기는 거지. 어떻게 보면 우리 팀이 쫓기는 입장이었지만 나는 자신감이 있었네. 20회의 서브로 시작된 타이브레이크는 우리가 먼저 득점, 1대 0, 그리고 창규의 서브를 둘 다 따내면서 3대 0, 순식간에 점수는 6대 0으로까지 벌어지면서 마침내 매치 포인트,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이제 한 점뿐. 나의 서브였네.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하면서 몸이 가벼웠네. 승남아, 몸에 힘을 빼고 허리를 틀어서 가볍게 찍어! 그리고 팡 하는 타구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서브 포인트, 마침내 7대 0으로 타이브레이크를 마무리하였네.
옆 코트에서 동시에 벌어진 종호- 문기 조의 경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가 땀을 닦고 있는 사이, 종호와 문기가 그 특유의 여유 넘치는 자세로 ‘이깄다’ 하며 오더군. 종호- 문기조와 붙은 팀은 20회의 전성기를 이끌어 온 최강의 팀으로, 결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닌데, 우리의 종호와 문기가 그 팀을 6대 1의 스코어로 압승을 거두어 버린 거지. 종호와 문기로서는 충분히 그럴 만한 실력이었지만,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 선배들은 나름대로 경기 결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
어쨌거나 우리는 8강의 관문을 통과, 이제 25회와의 4강전만 통과하면 우리는 3연속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루게 되는 거지. 4강전 상대인 25회는 8강전 상대인 20회보다 우리로서는 편한 팀이었어. 전력도 그렇지만, 그전에도 여러 번 붙어서 많이 이겨 본 팀이라 처음부터 자신이 있었지. 이번에는 종호- 문기가 1번 조로, 창규와 내가 2번 조로, 그리고 태식과 영주 조가 3번 조로 나섰는데, 결과는 역시 2대 0으로 우리의 승리. 세 팀이 동시에 들어가 진행한 준결승전에서 먼저 창규와 내가 6대 3으로 이겼고, 이어서 태식과 영주가 6대 2로 이겨 이번엔 2번, 3번조가 승리를 먼저 확정하는 바람에, 오히려 1번조인 종호-문기 조가 경기를 중단하는 상황이 되었지. 종호- 문기 조도 5대 3으로 앞선 상황이었다는군.
이렇게 해서 우리는 마침내 대망의 결승전에 오르게 되었네. 30회 대회에서부터 3연속 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한 거지.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를 단 한 세트도 잃지 않고 결승에 진출하여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더욱 높았네. 하지만 상대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전통의 강호 27회, 바로 작년 대회 결승에서 우리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겨 주었던 바로 그 팀. 오더를 짜는 순간부터 머리가 복잡해지더군.
결국 종호가 준결승 하고 똑같이 나가자고 하였는데, 이번에는 27회의 대장조를 창규와 내가 상대하여야 했어. 이런 상황이라면 어느 팀이 이기든 2대 1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지.
결승을 앞두고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은 둥근 원을 만들고 손을 모아 다시 한번 파이팅을 외쳤어. 정제의 선창으로 삼일 만세 만만세! 다시 한 번 삼일 만세 만만세!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경기를 하기 위해 우리 선수단은 마지막 힘을 다할 각오로 경기에 들어섰어. 우승도 우승이지만 무엇보다 테니스를 치지도 않으면서 하루 종일 앉을 데도 마땅치 않은 코트에서 우리를 응원해 준 동기들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들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뛰기로 했어.
2번 조의 경기는 나의 서브로 시작되었지. 나는 다른 샷보다도 서브는 웬만큼 자신이 있어서 첫 게임은 따고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승이라 긴장해서인지, 퍼스트 서브가 잘 안 들어가더니 결국 첫 게임을 빼앗겨 버렸지. 그리고 27회 선배의 서브, 왼손 서브였는데, 슬라이스가 얼마나 좋던지, 서브가 바운드되자마자 그냥 왼쪽으로 미끄러지는데, 제대로 받아칠 수가 없었어. 그대로 0대 2, 그리고 창규의 서브까지 잃어 0대 3, 그냥 이대로 지고 마는 걸까. 그 때 창규가 말했어. 승남아, 우리 이길 수 있다. 그래, 까짓 거, 질 때 지더라도 끝까지 해 보는 거야. 그리고 4번 째 게임, 27회 선배의 서브, 몇 차례 이어진 듀스를 물고 늘어진 끝에 마침내 1점을 획득, 1대 3을 만들었어. 어느 새 어두워지기 시작한 코트에는 조명등이 환히 밝혀져서 결승전의 긴장감을 더하는 가운데 다시 나의 서브였지. 몸이 좀 풀렸는지 퍼스트가 꽂히기 시작하더군. 피프틴 러브, 다시 또 한 점을 얻어 써티 러브, 그 상황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난 거야. 4번째 게임에서 내가 역크로스로 친 볼을 받으려다 다리를 삐끗한 왼손의 선배가 5번째 게임 써티 러브 상황에서 도저히 시합을 계속할 수 없겠다며 기권을 한 거야. 우리로서는 결코 이기기가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뜻밖의 1승을 얻게 된 거지. 우리의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지만, 다친 선배에겐 미안한 일이었고, 우리 팀으로서는 큰 행운이었지.
그 순간 옆에서 경기하던 태식- 영주 조의 스코어는 2대 4로 끌려가고 있었지. 우리가 기권승을 거두었다니까 지고 있던 영주가 조금 마음을 놓는 것 같았어. 그러나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악착같이 이기라고 주문했지. 다시 태식과 영주가 힘을 내기 시작하더니 몇 차례 듀스 끝에 다시 3대 4, 한 점을 따라 붙은 상황. 그 옆의 종호- 문기 조는 5대 2로 앞서고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결코 방심할 수는 없는 노릇, 우리 응원단들의 응원 열기도 더 뜨거워지기 시작했어.
결승전의 열기가 코트를 비추던 조명등보다 더 높이 타오르는 것 같이 느껴지던 순간, 등 뒤에서(나는 그 순간 태식- 영주 조의 경기를 보고 있었어) 마치 손에 묻은 흙을 탁탁 터는 듯한 종호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끝났다 마~”
내가 돌아보는 순간 종호의 스트록은 상대편 듀스 코트(오른쪽 코트)의 27회 선배의 곁을 지나 사이드 라인 쪽으로 날아가고 있었어. 상대방이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강한 종호의 스트록이 그 순간 내 눈에는 어쩌면 그렇게 천천히, 그리고 오래오래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졌을까. 마치 슬로우비디오를 보는 것 같았지. 그리고 잠시 후 공은 상대편 듀스 코트 구석에 사뿐, 내려앉았고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난 거지.
마침내 우리가 우승을 한 거야! 그것도 예선에서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잃지 않고 무실 세트로 우승을 한 거야!
그 기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까? 전통의 강호, 최대의 라이벌인 20회와 27회를 완벽하게 물리치고 명실상부한 우승을 차지한 기쁨도 컸지만, 하루 종일 응원해 주었던 친구들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고, 경남고등학교 평준화의 첫 회인 우리 동기들이 자랑스러워서 더 좋았지.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대구에서 올라온 종호는 물론이지만 응원을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기준이, 그리고 평택의 춘식이, 부부가 함께 찾아와 응원해 준 석균 부부, 무석 부부, 정제 회장, 대식 고문, 우리 팀 닥터 영호와 순호, 주무 겸 트레이너 기수, 응원대장 재구, 용관, 용정, 종엽, 용필 들, 이만한 지원 체제를 갖춘 선수단이 도대체 어디 있겠어. 정말 우리 동기들이 다시 한번 고맙고 너무너무 자랑스러워.
이어서 시상식과 조촐한 리셉션이 끝나고 우리들은 대식 고문의 동경 구락부로 몰려가 자축의 자리를 가졌지. 그 자리에서 영호가 또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라고 하기에 나는 이런 이야기를 했어.
오늘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건 기본적으로 우리 선수단의 전력이 보강되면서 가능해지긴 했지만 운도 따랐다고 생각했어, 결승에서 우리와 붙은 왼손의 선배가 다리를 다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경기였지, 어떤 친구는 이렇게 말했어, 그것은 운이라기보다 우리가 친 공이 그만큼 상대에게 부담이 될 만큼 어려워서 그렇게 된 것이니까, 그것도 결국 실력 아니냐고, 운이었을까 실력이었을까, 그러나 이제 생각해 보니 그것은 운이나 실력의 차이가 아닌 다른 원인이 있었더라고,
사실 결승을 치르고 나니, 나도 다리가 다 뻣뻣해지데, 그러니까 나도 다리를 아차 하면 다칠 수 있었던 건데, 다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결승 직전에 기수가 내 발과 다리를 마사지 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늦게서야 들더라고, 그런데 27회는 그런 게 없었던 거지. 그러니까 우리가 열세에도 불구하고 기권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기수의 마사지 덕분이야, 결국 우승은 선수들의 실력이나 작전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기수와 같은 동기들의 헌신적인 응원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것이라는 걸 정말로 깨달았어, 기수야 정말로 니가 너무 고맙더라, 그리고 하루 종일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태양보다도 더 뜨겁게 응원해 준 너거들 모두가 다 고맙고 너무 좋더라.
그랬더니 기수도 참 좋아하고 영호는 승남이 니 참 말 잘한다 하면서 내친 김에 이번 대회 후기를 한 번 써 보라고 하데. 그래서 후기도 쓸 겸해서 네게 편지도 쓰게 된 거지. 어쨌거나 나는 이번 대회가 우승을 떠나서 여러 가지로 너무 좋았고, 해서 다음 대회 때도 만사 제쳐 놓고 참가할 거야.
테니스도 좋지만 그보다도 니 왔나 하면서 서글서글한 웃음을 건네주는 친구들이 좋아서, 멀리 대구에서 부산에서까지 참석해 주는 친구들이 반가워서, 종호의 배는 좀 들어갔는지 문기의 빛나리 머리는 안녕한지 궁금해서, 그리고 몇 년 후에는 동기들 자식들 시집 장가 보낸 소식이 듣고 싶어서 매년 열심히 참가할 거라네. 개인적으로 교회 때문에 다른 행사는 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테니스 대회만큼은 열심히 참가할 거야.
그렇게 대식 집에서 신나고 흥겨운 1차를 끝내고서 다른 친구들은 다시 2차 노래방으로 가서 여흥을 즐겼다고 들었네만 나는 술도 못하고 해서 집으로 돌아왔네.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되었더군.
그 날 다들 잘 들어갔는지, 기준, 종호 들은 잘 내려갔는지, 이 편지를 쓰면서도 두루두루 궁금하네. 참 그리고 얼마 후 부산에서 야구 대회가 있다지. 자네는 우리 동기들 중에서 한 야구 하는 실력 아닌가? 꼭 좋은 결과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네. 나는 내려갈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모두들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되길 바라며 멀리서나마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겠네.
그러면 삼일이, 내년 졸업 30주년 홈 커밍 대회 때는 만날 수 있겠지. 그 때까지 잘 지내고, 자네 제수씨와 아이들에게도 내 안부 전해 주길 바라네. 그 때 만나 못 다 나눈 이야기 다시 나누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줄이겠네. 무엇보다 건강하길 바라네.
2006. 9. 26.
서울에서 승남 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23 | 영호 딸래미, 은설이 결혼식...에 얼떨결 주재한 초짜의 진행 리뷰 & 감상기 (9) [16] | 한형조 | 2011.09.26 | 441 |
2322 | 09년 2월 친구에게 보낸 편지가 있네요~ [1] | 서동균 | 2010.06.15 | 441 |
» | 제33회 용마 테니스대회에 따른 연습 일정!!!!! [2] | 심재구 | 2007.09.27 | 441 |
2320 | 6월 경부 합동 산행안내 | 김성규 | 2014.05.20 | 440 |
2319 | 4월 동부지회 정기모임 개최 [1] | 김부영 | 2012.04.09 | 440 |
2318 | 4/15 동부지회(2) [4] | 고영호 | 2010.04.16 | 440 |
2317 | 좌광우도 와 마이너의 IQ는 같나? [1] | 서동균 | 2010.03.08 | 440 |
2316 | 새해에는!!! [6] | 박종규 | 2008.12.27 | 440 |
2315 | 고2 [2] | 우상 | 2008.07.04 | 440 |
2314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김옥운 | 2007.06.20 | 440 |
2313 |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5] | 정용정 | 2007.06.19 | 439 |
2312 | 홈캄잉 기획단 최종 결산모임 공고 | 회장단 | 2007.05.19 | 439 |
2311 | 미리보는 5월5일 크루즈 운항코스 | 이승진 | 2007.04.08 | 439 |
2310 | 신고합니다. 충성! [10] | 홍성수 | 2012.01.14 | 438 |
2309 | ▶ ◀ 訃 告 - 홍철민 동기 부친상 [4] | 동기회 | 2010.08.29 | 438 |
2308 | 어디서 무엇을... | 동기회 | 2010.06.17 | 438 |
2307 | 이전개업 [6] | 우상 | 2008.06.21 | 438 |
2306 | ▶◀ 訃告 - 차인용 동기 모친상 [6] | 회장단 | 2007.06.15 | 438 |
2305 | 어울림한마당행사 연기 공지 [1] | 동기회 | 2014.05.26 | 437 |
2304 | 2012년 재경 임시 총회에 자리를 빛내준 동기들!!! | 심재구 | 2012.03.20 | 437 |
연습시 얼음 막걸리에 맥콜폭탄한 음료와 맥주로 배채우는 뒤풀이는 득선이가 장소만 책임진다고 함 .
많이만 참석해 주이소ㅎㅎㅎ
뒤풀이장소 : 남산과 잠수교가 잘 보이는 때깔좋은 고수부지. (비가와도 괜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