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2007.06.19 17:52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 김 수 영 -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어느새 슬그머니 비어버린 자리들을 세며
서로들 식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서지는 파도
저마다 물결 속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느낀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 사이의 한 섬,
그 속에 갇힌 한 사람을 생각한다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 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어디든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 발치에서
물거품으로 부서져가는 것을 본다
점점 어두워 오는 바다로 가는 물결
무슨 그리움이 저 허공 뒤에 숨어 있을까
- - - - - - -
취해도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에게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다
그러나
해사랑, 테라스를 비롯해,
할매횟집, 용마횟집을 넘나드는..
동부지회, 북부지회, 서사하지회,
청계포럼, 악우회, 골우회, 영도지회 등등의
갖은 회(會, 모임)와
회(膾), 회(膾)..
아이고 징글라사라~ 문듸들~
너거도 언자 그만 몽치댕기고
때로는 홀로 엉망으로 취해
마누라 어깨에 지대서
소리내어 울어도 봐라, 문듸들~
그래야
마눌에게 평생동안 지은 죄과가
측은지심에 녹아서
조금씩 조금씩 탕감될 텐데, 문듸들~
알것나?
자꾸 다구지기지 말고.
근데 광수는 잘 지내고 있나?
너무 조용해서
갑자기 궁금해지네. ㅋㅋ
댓글 5
-
이승진
2008.03.17 15:44
-
이름
2008.03.17 15:44
김수영 시인의 휑~하게 외로운 눈을
본 적이 있으신지
언제나 취해 있었던 그에게
밤이 깊을수록 비어지는 자리는
싸~아~하게 아파오는 고통이었겠지
물론''
우리 칭구들의 모임과는
너무도 대비되는 모습이라
되려,
이런저런 곡절로
모임이 파한 늦은 밤.
홀로 광안리 바닷가에 서있을 때면
시인의 '로빈슨...' 詩가 생각나곤 해서
한번 읊조려 보았다네
'남자라는 이유로~'
절벽보다 가파른 외로움을 안고 있겠지,
울 칭구들~ 다들 ..
그리고
그리운 것은 외로운 것이지 않겠소?
후후 ^J^
내 감정의 요철(凹凸)에 그대가 헷갈리셨구만..
-용정- -
이름
2008.03.17 15:44
ㅋㅋㅋ 댓글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더라마는...한 줄에 조지자. 의! / 농소 -
이름
2008.03.17 15:44
의~ 으이~ 아'요~
보시더랑껭~~ 농소야~~
오~~늘~ 같~은~ 날~이~면~~ 생각이 난다
니캉, 내캉, 고박캉..
안암동 고대앞 유성집에서
울 홈피를 Exelsior 하게 맹글자꼬
손까락 걸고 의기투합하던 날이.
근데 고박과 니가 요새 영 부실해서
내가 재미가 엄따.
찍사님과 몰쎅선생만
오히려 고군분투하고 있고.
초심(初心)
처음처럼.. 처음처럼..
기억 할랑가?
말 나온 김에,
아이고~ 얼렁 집에 갈란다.
새순이 주모랑
두부김치에 한 잔 할라꼬,
처음처럼~
왕창 취해서
새순씨 어깨에 지대서
내부터 가슴을 열고
함 울어 볼락꼬 ^J^;;; -
이름
2008.03.17 15:44
카카카 '경색'이후 사람이 달라졌다고 봐야제.
암튼, 그날 이후
마누라 가슴에 기대 울기도 혔고
자슥놈이 보고싶어 또 문득 울기도 허고, 긍께 그게 그리 되더마.
말하자믄, 막힌 듸가 있으믄 뚫어야 쓰겄더마잉.
- 농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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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김수영 시인의 글을 몇번 읽었는데도
도무지 머리에 들어오질 않네*^^*
아침에 다시 열어
소리내서 읽어 보았지만,
여전히 쉽지가 않네.
다만
'소리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는 대목만이 맴도네.
두어해 전,
조항조 노래가 반짝 유행할 당시,
노래방에서 내가 가끔씩 불렀던
'남자라는 이유로' 가사만 오버랩만 되어
그 노래 한 곡조 띄우는 걸로 마무리해야겠네.
즐거운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