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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임종게

2011.08.24 10:38

박종규 조회 수:459

 
도를 닦아서 득도 하신 분들이 죽음 직전에 남긴 글을 임종게라 한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임종게로서는 서산대사의 임종게가 있는데
그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구마라습(鳩摩羅什)스님의 제자에
승조(僧肇,338-414)법사라는 분이 있었는데 
승조법사의 임종게는 좀 특이 하다

승조법사는 재질이 특이하고 뛰어났으므로 
그 당시 요진(姚秦)나라 임금이
‘승조법사를 환속시켜 재상으로 삼으면
천하가 요순세계로 돌아가 태평시절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구마라습스님에게도 청하고 승조법사에게도 간청하였다. 

“스님이 머리를 기르고 재상이 되어 정치를 한다면
천하에 명재상이 되어 백성들이 편안할 것이니
환속해서 부디 재상의 직을 맡아 주시오.”라고 하니,
승조법사가 끝내 허락하지 않고서,
“재상이 다 무엇이냐! 일국의 재상이란 꿈속의 꿈이고
어린애 잠꼬대 같은 소리다. 나는 무상대도를 얻어
영원토록 자유자재하여 일체 중생을 위해 살 뿐이다.”라고 하였다. 

임금이 아무리 권해도 듣지 않으므로 마침내 옥에 가두어 버리고
“끝까지 내말을 듣지 않으면 죽여 버린다.”라고
위협하여도 막무가내였다.
나중에 정말 왕이 죽이려고 하니 승조법사께서
“나를 꼭 죽이려면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 하고는
그 동안에 <보장론(寶藏論)> 한 권을 지었다. 

그 문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불법의 진리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책이다.
일주일 뒤에 형틀에 올려놓고 죽이려 하니 게송을 읊었다. 

“사대가 원래 주인이 없으며 

오온도 본래 공하다. 

머리를 가져 흰 칼날에 대니 

마치 봄바람을 베는 것과 같네 

[四大元無主 五蘊本來空 將頭臨白刃 猶如斬春風].”

죽고 사는 것이 유여참춘풍, 마치 봄바람을 베는 것 같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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