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칭구들... 이쯤 읽어가다가, “역시, 접장은 할 수 없다니께... 뭔, 서두, 잔소리가 이리 길어... 쯧쯧... 단순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샌님들...은 그게 직업병이라니깐...” 할 표정들이... 지금, 벌써, 여기서 보인다. “어이, 거기, 인목이... 딴전 피우지 말고, 수교, 저 멀리에서 졸고 있는거 아녀?”

참으시라... 어제 결혼식에서처럼, “그래 싸아도, 청중들의 기분 무시하고, 타임 와치 꺼놓고... 나는 눙치며... 갈 길 가고, 할 말은 끝까지 하는 것이 접장들의 ‘곤조(?)’이니...”

영호, 어부인께... 어제 식장에서... 동행한 내 아내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하객들도 많으시고, 애 아빠는 처음이라, 경험도 없는데...” 하니. “처음이시라, 더 좋아요...” 하는 소리를 듣고, “아하, 이분이 뭘 아시는구나...” 했다. 카게무샤의 자뻑에, 아전인수, 누가 좀 말려주라. ㅋ ㅋ.

4)

“피할 수 없는 잔...”이 놓였기에, 그 잔을 마셔야 했다. 너무, 비장한가. 나는 내 책무로, 지금 새로 출발하는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축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그 브리핑이다.

식장측에서, 주례 테이블로 나를 부르더니... 익숙한 솜씨로 이것저것 ‘지시(?)’를 한다. 나는 몇 가지 포맷을 ‘약간’ 수정하기로 했다. 역시 나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작으나마 파격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게 우정 “남과 다르고자 하는 기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형식에는 ‘마음’이 담겨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 흰 장갑을 끼지 않았다. 눈치를 챈 사람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맨 살’을 좋아한다. 의장대도 아니고, 안 그래도 포멀한데... 장갑까지 낄 일은 무엇인고 싶었다. 그리고, 가지고 간 노트 장을 넘기는데도 불편할 것이 틀림없다.

- 핀 마이크나, 무선 마이크를 달라고 했다. 나는 ‘걸어다니면서’ 말하는 산만형이다. 철학은 길 위에서 한다. 부동자세로 무슨 말이 나올 것인가. 마이크가 테이블 위에서 고정되어 있으면 말이 안 나오는 난감한 체질이다.

다행히 무선 마이크를 받았다.

- <성혼서약>과 <선언>도 식장 측이 준비해 둔 것이 있었다. 나는 기존의 문구에, 내 생각을 약간 가미한 것을 준비해 갔다.

양가 혼주들이 촛불을 켜고, 신랑 신부가 입장을 했다. 나는 결혼식의 시작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