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2011.10.03 14:46
새벽 한시 반.
아침부터 여태꺼정 손님맞기와 설겆이에 지친 아내가 안스러워
눈을 마주치지는 못하고, 어깨를 껴안으며 립써비스를 날렸다
"여보~ 가게를 열심히 잘 꾸려나가네. 다른 사람은 못 해낼걸"
(작전 대로 울 마누라 낚였다 ㅋㅋ)
(옛말 그른 것 없지.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나니)
"아니에요"
"이 가게를 해보니, 당신이 역삼동 가게 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겠어요"
"내가 무심했네요. 당신 대단해요"
(요 장면에서 봄공 스을슬 닭살이 돋고, 입술이 꼼지락2 빤찌 날릴 웜업을 하고 있겠지)
"아니야, 의논 한마디 없이 저지른 일에 당신이 너무 고생만 하네"
"미안해, 고마워"
"슬기롭게 잘 이겨 나가면, 나이 들어 옛말 할 날 있을거야"
"이왕 하능거 열심히 해 봅시다"
註 1
우리 부부를 잘 아는 대학때 하숙집 막내였던
그러나 지금은 미하루 단골인 사랑하는 후배가 하는 말,
"행님, 행수님 고생 좀 시키지 마소"
"노동력 착취요, 착취"
같은 맥락에서,
막내 며느리 고생시키는게 못마땅한 울 엄니의 표현을 빌자면
"쯧쯧, 그 고운 꽃을~" (속깊은 사랑에 언제나 엄니에게 감사)
지난 9월 29일
미하루를 오픈한지 딱 3년이 되었네
마신 술 만큼이나 욕을 많이 들었지. '전생의 업보'
2008년 가을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
2009년 가을, 겨울 신종플루
2010년 가을 연평해전 (줄줄이 예약 취소)
2011년 3월 일본 지진에 이은 주구장창 비. 어려운 고비도 많았어.
언젠가는 쓰고 싶은 책이 있네.
'초짜 강남 일식집 사장되기'
노량진 상인들 얘기/요리사들 얘기/홀 서빙 직원들 얘기/손님들 얘기
사람들 얘기와 요리에 대한 썰레발 등등. 재밌을 걸?
그 삼년,
美하루 '아름다운 하루에서의 매일매일'이라 자위했지만
그건 딸딸이(짠하냐?)고 솔직히 지독하게 힘들었어.
지금은 일요일 역삼동가게 쉬지만,
처음 1년하고도 반은 하루도 쉬지않고.
그럴 때마다 나를 지켜준
다윗왕이 아들 솔로몬에게 하신 말씀
'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이 또한 지나가리니)
그리고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
'나의 어제는 얼마나 힘들었던가. 오늘은 천국이자 선물'
오늘부터는 또 하나의 희망으로 최면을 걸겠네, 한박사 한샘~
언젠가 아름다운 그날이 오면.
적도해 푸른 밤바다, 남십자성을 보며
갑판에서
그대와, 또한 사랑하는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
필히 때릴걸세 (사랑하는 종호大兄~ '소주와 삼겹살'은 때리능거 마째?)
한맺힌 그림쟁이 성수야 얼렁 다름모시 들어라
I'm not kidding
삼일만세 칭구들 홈카밍 40년 때는
쎄리~ 적도해 남십자성 보며 '처음처럼과 삼겹살' 쎄리러 가자
용식선장님~ 그때까지는 하선하지 마래이
물심양면 여러모로
성원해준 친구들 감사감사
마음이 급해 썰레발에 두서가 없는,
셔블칭구(稱舊)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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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조
2011.10.0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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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교
2011.10.04 10:57
아름다운 부부의 사랑이 눈에보인다.
글에서는 작전이라했지만 .....글심에서는 사랑이 느껴지네요
그래 참 힘들었을거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3년이 지나면 이제 넉넉한 단골도 확보되고 운영 노하우도 쌓이고
식자재 보는 눈도 올라있고.....격조있는 서비스 정신도 알거고
그래도 방심은 말고 더욱 큰 미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화이팅!!!!적도 선상에 설 기대를 한끗부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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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1
2011.10.04 11:17
이번 일욜 미하루에서 뭘 때리든지 빨든지 함하자 보고잡다 칭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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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2011.10.04 11:20
美하루가 벌써 3년...
3년 정도 지나면 만세를 부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기우였네 ㅋㅋ
일식집 사장..그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데...역시 철인은 철인입니다.
美하루, 아름다운 하루는 영원할 수 밖에 없겠지요...계속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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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정
2011.10.04 11:27
언젠가
사람들의 눈물나는 얘기를
춘렬이 씨팔번 '분홍의 구찌배니'를 발라서
구라풀 날이 있겠지
두산맨 명우가 들으면 서운타'카겠지만
적도해 남십자성 아래에서는 술은 '처음처럼'을 마셔야해.
금남의 갑판우헤 색씨들을 모셔갈순 없고,
대신 효리의 빵빵한 궁디이를 상상하는 재미는 있어야재, 그쟈
또한 왜냐면..
그날은 다들 '74년 3월 입학식' 때의 말간 얼굴은 아니지만
열일곱 소년 '처음처럼'의 눈빛처럼 초롱초롱할 터이니.
남십자성 별빛을 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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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호
2011.10.05 20:37
용정아!
벌써 삼년이 흘렀구나!
그동안 고생 마이했다! 곧 민기 엄마랑 더욱 멋진 나날들 올끼다!
느그 막내 며느리 데려갈때까지 계속 화이팅해라이!!ㅎㅎㅎ
그나저나 대식이는 인제 거의 십년이 다 돼 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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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정
2011.10.06 11:30
미하루 개시 한달만에,
정욱이와 대식이에게 전화해서
꼬리내리고 친구지만 존경한다 했다.
술장사, 밥장사 선배로 겪었을 맘고생을 생각하며...
1. 비장의 전략을 다 까발리고도... 무사한...것을 보면, 거의 부부 '밀당'의 입신의 경지라고 할 터... (*그거 좀 비법을 배워야 하는데...)
2. 몇 년간, 해마다 '태풍'이 휩쓸었네... 광화문 교보 뒤, 내 고향 후배가 하는 횟집을, 물회 가끔 먹는데... 이번에 들렀더니, 내리 오는 비로... <날씨>땜시... 수천만원 빚졌다며, 땅이 꺼져라 한숨이던데... 미하루도 충격이 만만찮았겠네... 뭐라더라... 그 친구 가게는... 인건비 700에 각종 세금 경비 하면 한 달에 1,500 더 든다든데...-> 아차, 이런, 영업 비밀 근처로... 너무 깊숙히 들어간 듯! 취소.
3. 머엇보다... 나는 그 <책>에 관심이 지대함. "인자, 철이 좀 들라캅니다"의 자부심을 후까시 시켜준.. 그 '사람'과 '일'의 노하우... 칭구들이 다들 저마다의 <세계>를 갖고 있을 것인데... 잘 풀어주지 않아서, 불초,늘 아쉽고,목마름...
올타, 정사장부터 따라다니면 되겄다!!! 우선, 어느날... 노량진에.. 그저, <수첩> 하나 들고, 귀찮다는 사장님, 꽁무니에서, 따라다닐까 하는데.. 뒷발에 안 채일까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