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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이제... "주례사"를 할 시간... 목을 클리어하고... 양가 부모님의 수고부터 기렸다. 그런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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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 부모님께...>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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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부모가 되라!” 내가 좀 과장과 엽기를 좋아하니.. 원래는 “불효자를 키우시라”고 할 뻔했다. 


부모들은 자식들을 1) 통제하거나, 2) 간섭하거나, 3) 기대해서는 안된다.


1) 자식들을 <통제>하려 하지 마라


자식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좋은 것은 무엇이든 해 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인간사가 묘해서... 의도와 결과가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지나친 사랑은 아이를 스포일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 앞에 나서서, '자신들의 뜻대로' 유망한 전공을 택하고, 안정된 직장을 구하도록 다그친다.


그러나, 삶에 무풍지대가 있을까. 그런 안전지대는 없다. 돌발과 위험, 그리고 함정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이제 “안전하다”고 할 때가 가장 위태롭다. 군대 명언에... “제대 말년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다 왔다고 생각하다가, 머리통을 깰 수 있다는 말이다. 자동차 사고는 질주하는 도로 위에서가 아니라, 차를 주자창에서 빼고, 도착해서 파킹할 때 가장 많이 난다. 박근혜 대세론이 지금 하루아침의 돌개바람에 요동치고 있는 것을 보라. 경영학에서는 기업의 성공방정식이 곧 실패를 부른다는 격언이 있다. 요컨대... 진짜 안정은 폭풍의 눈 속으로... 파도의 정 중앙으로 뚫고 들어가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랑 닮았다. 서 있으면 넘어지고, 페달을 밟아야, 팔을 벌리고 갈 수 있다. 기억하라. 인생은 축구를 닮았으니,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다.”


- 또, 오늘 “잘 나가는 직업”이라고 내일도 그러란 법이 없다. 60년대, 산업화 초기에 섬유가 번성했지만, 10년 후에는 실직을 걱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80년대 반도체 신화의 주역들은 70년대 “요업공학과” 출신들이었다. 졸업하면서 “뭐 하지, 시골 가서 도자기 구워야겠네..” 하던 친구들이다.


앞으로 뜰 직업을 보고 고르란 말이 아니다. FRB 버냉키 회장이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졸업식에서 한 강의의 서두가... 이랬다. “연봉을 보고, 직업을 선택하는것만큰 어리석은 일이 없다.” 연방준비은행...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만지는 사람의 말이니, 경철할 만하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살아온 ‘별 것 아닌(no big deal) 이야기들’를 하는 도중, 신신당부한 것이 “<위대한 일>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위대한 일이라니, 제국을 정복하고, 애플 왕국을 세우는 것을 독려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는 권고였다. 자기가 영입한 바지사장이 잡스를 쫓아내는 황당한 절망적인 시츄에이션을 겪으면서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내가 그 일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성공 실패가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서두가 장황한 것은... 부모들이 <안정된 삶>을 위해 자식들의 앞 길을 이끌고 통제하는 것이 꼭 옳지는 않다는 것이다. 선택은 자식들이 해야 한다. 부모가 자식들의 <위대한 일>을 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 뜻을 어기지 못하고, 밀려갔다가, 후회한 삶들은 얼마나 많은가.


이쯤에서, 우리의 “목욕탕의 철학자,” 정용정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5월 어느날... 논어에 버금가는 통찰이 올라왔다. 전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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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만나면 자식 얘기가 반에반(1/4)이다

마눌씨가 끼면 거의 절반이 되고..

(나머지 반은 남편들에 대한 불만)

 

또 자식 얘기 중의 반에반은

자식들 뜻대로 안되는 불만.

 

그 때마다 내가 버럭한다

"너거는 너거 부모 말 들었나"

"부모 말 안 듣능기 자식의 특성이다"

"나도 너거도 벌 받고 있능기다"

 

철이란 원래 세월과 같은 말로,

나이가 듦에 따라 세상이치를 알아 가며

지혜로워진다는 의미로 발전되었어

맞나, 이태시인?

 

그러나 그것도 말짱 꽁!

자~ 그 맨바닥을 들여다 보면

철이 안드는게 철이다. 세월만 가는 것이지.

긍께 옛말이 있다 아이가 '철들자 저승'

접수되나, 칭구들?

 

사례 하나.

나와 내 가족과 친한 팔순된 전직 교장샘과 목간통에서 얘기를 나눴다

"욕보요, 작은 정사장"

"샘님~ 제가 나이 오십이 넘고, 아버님 돌아가시고, 

 게다가 밥장사 술장사를 해보니 언자 철이 쪼끔 날라캅니다"

"ㅎㅎ ^^ 그런 소리 하지마소. 택도 엄소.

 칠십이 넘어도 철이 날똥말똥 하는기 철이요"

......


 셔블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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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초, '미하루의 소크라테스'에게.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식들은 부모말을 안 들어야 한다.”에 한표!!! 그리고 부모는 그것을 "견뎌야" 한다는 것. 말 안듣는 자식을 고마와 할 줄 알 것. 잘못하고도, 머리를 눌러도, "잘못했다"는 소리 안 하는 자식놈을 대견해 할 줄 알아야 한다. 앞장 서서, "알아서 기는" 자식은 얼마나 징그러울 것인가.  


부모된 <첫째 덕목>은 자식들을 “이끌거나” <통제>하려고 하지 않는 절제이다. 헬리콥터 맘들... 학교 위를 타타타타 하고 맴돌고 있는 부모들이 정말 큰 일이다. 대학에 가도 자식들의 의지는 없고, 고시생들로 도서관에 빈 자리가 없고, 학점에 수업까지... 엄마의 전화가 교수들의 휴대폰을 울린다. 저번에 어느 서울대 교수가 나한테 한 하소연이 있다. “학생들이 <내가>라는 어법을 쓰지 않는다는 것. <친구들은> 이렇게 하는데요? 라거나, <엄마가> 그러셨어요...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에휴...


부모들은 자신들의 <지식>이 낡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귀를 기울여야>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농경시대에서야... 수십만년동안 <직업 + 환경>이 변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노인들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아이티, 비티에, 지식기반사회, 포스트-산업, 미디어... 등, 노인들이 알아먹을 수 없는 얘기들로 채워져 있지 않은가.


그걸 깨닫지 못하면... 우리 대통령의 상투어처럼, “그거, 내가 해 보아서 아는데...”로 사람들을 안타깝게 한다. 지식은 변하고, 그리고 깊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숭산스님의 만고 화두처럼, “오직 모를 뿐”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늘 배우는 자세로 “귀를 열어두어야 한다.”


아, 저쪽에, 재용이가 눈을 흘긴다. “짜식, 그러면서, 너는 뭐, 그리 말이 많고, 가르치려고 들어!!” 자주 안 할테니까, 이번에는 용서해 주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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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는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를 직업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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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영상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산업이다. 한류의 최첨단에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한류가 얼마나 어머어마한 쓰나미의 사태인지 잘 모르는데... 생각해 보라. 우리, 한 민족, 한중일, 러시아, 미국, 강대국들에 치여, 괴롭고 구차하게 살았다. 문화는 다 수입해 썼다. 옛적에는 중국, 근대에는 일본, 그리고 해방후... 미국 유럽에서... 21세기, 한국이 문화를 수출하게 된 것은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야말로 “5천년 래의 일대사건”이다.


미지의 영역, 도전적 영역은 ‘불확실성’ 위에 있다. 공무원의 안정성이나, 대기업의 명함과는 거리가 있고, 리스크도 크다. 풍찬노숙,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신랑 신부, 양가 부모들이... 이 젊은이들의 선택을 ‘수용’하고, 지원한 것만 해도... 훌륭한 부모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신랑 최성일군은 영화 제작쪽에 재능을 보였다. “우행시”를 기억하는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2006년도 작이다. 사형수 강동원과 강간당한 기억을 안고 사는 이나영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핥고, 삶과 화해하는, 청중들의 눈물을 쏙 빼놓은 작품이다. 김혜수가 나왔던 일제시대 경성을 다룬 “모던 보이,” 범죄스릴러인 “시크릿”에도 참여했다 한다. 연극 연출에도 손을 댔다 하니, 놀라운 젊은이 아닌가. 


*신부 고은설 양은 올해 졸업했는데, 졸업작품으로 연출한 “욕쟁이 할머니”가... 서울 국제 청소년 영화제... <본선>에 올랐습니다. 출발부터 대단한 기염이죠!! 


낭중지추, 송곳의 재질이 지금부터 드러나기 시작했으니, 얼마나 성장할지, 가늠할 수 없다. 그래서 왈, 후생가외(後生可畏)라 한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이... 현대자동차 100만대 수출의 부가가치...에 맞먹는다 한다. 돈을 떠나서... 나는 이 젊은이들이... 삶의 깊이를 보여주고, 희망을 전파하는 훌륭한 영화인으로 성장하리라고 믿는다. 


<그랜 토리노> 같은 영화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같은 거장... 정치 영화의 코스타 가브라스... 알파치노의 여인의 향기... 이거 누가 감독했더라...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 수십번씩을 보고 있는 <보스턴 리걸>의 데이비드 켈리같은 인물들로 성장하기 바랍니다.


이들이 나중에 보내줄... 연출하고, 제작하는 <세계적 영화>의 시사회.. 초대권이나, 공짜 티켓에 나는 벌써부터 군침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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