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조를 지옥에서 구하는 방법
2011.12.28 12:11
몇 개월 전 한형조교수의 신간 ‘붓다의 치명적 농담, 금강경 별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했었고 소생 또한 그 대열에 은근슬쩍
무임승차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냥 하루반만에 술술 읽어가며 ‘그래 맞아 맞아’하면서
은근슬쩍 나의 이해력과 독서능력에 남몰래 스스로 감탄하며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었더랬지
근데,
1.며칠 지나서 내용이 통 생각이 나지 않는거야.
분명히 읽을 때는 다 알았더랬는데...
이런 경우 두가지 경우가 짬뽕되어 있다고 보는데
하나는 저자와의 생각과 평상시 내 생각이 너무나 일치되어 아무런
이견없이 그냥 내 생각인양 떠들고 다닌것.
다른 하나는 느낌이나 감동이 없이 그냥 머릿속에서만 이해하고
끝나버린 거야
2.내 경우에는 3:7 정도로 두 번째가 강했던 것 같은데
이번의 경우는 한형조교수의 천재적인 언어학적 통찰력및 강습력이
너무 뛰어난 탓이 아닌가 해.
그래서 저자가 궂이 ‘금강경별기’라는 부제를 달았는지 모르지만 전통적인
불교용어및 금강경 원문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면서
금강경의 원정신을 아주 쉽게 강습해주는 그야말로 일대사를 저질렀는데,
나는 알량한 지식과 알음알이를 앞세워 그야말로 마음으로 느끼지
않고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지나가버린거야
3.처음에는 이렇게 쉽게 심오한 불교정신을 이해시켜주는 방법도 있구나하고
감탄하다 곧 한형조 이놈 지옥가겟구나하는 엄청난 생각을 했더랬지.
왜냐구? 한형조 교수가 일반인들을 위해 이해하기 너무 쉽게 적었는데
오히려 나같이 우매한 놈은 정작 이해만 하고 뼈속에 넣지 못한거야
아니 넣을 틈을 안주고 이해시켜버린 거지
그래서 분한 마음에 그런 엄청난 생각을 한거지.
마치 최근 방송끝난 ‘뿌리깊은 나무’의 밀본 정기준처럼 누구나 쉽게 다가
서는 한글을 독약처럼 인식하는 우를 저지른거야
4.나는 한번 완독한 책중 마음에 드는 책은 욕실에 같다놓고 화장실갈
때마다 한 챞터식 다시 음미하는 습관이 있는데 한형조교수한테 미안한
이야기지만 ‘붓다의 농담’ 도 그래서 화장실 냄새를 좀 맡았어
그런데,그런데 말이야
가슴에 팍팍 꽂히는 거야
내가 너무 쉽게 이해시켜줬다고 불평불만 옹알이를 했던 내용들이
그 끝이 잘안보이는거야
5.아 내가 엉뚱한 넘 지옥 보냈구나
빨리 건져와야지
‘아~ 내가 한형조교수님을 내마음대로 보내고 건져왔구나’
‘정작 지옥에 갔다온건 나였구나’
내가 지옥에 보내고 건져온 사람이 과연 한둘일까?
내가 만든 지옥에 내가 갔다왔구나
6.친구들
나처럼 무엄 엄청 황당하게 한형조교수를 지옥에 보냈다 건져오는
우를 범하지 말고 붓다의 농담을 다시한 번 읽어보고 찬찬히 느껴보세요
그리고 새해에는 내가 만든 지옥으로 다른 사람은 보내지 맙시다
내가 만든 지옥에는 내가 갑니다
댓글 4
-
이경희
2011.12.28 14:14
-
조정제
2011.12.29 09:57
!!!. 감사합니다 또 지옥갈뻔 했네요.
-
박종규
2011.12.29 10:25
조총장!
신묘년 리포터를 거의 마감 시간이 되어서 제출하고 있네요 ㅋㅋ
요즘 공기 좋은 강원도에서 사업차 居하신다는 이야기도 있든데
내년에도 건강하고 자주 좋은 이바구를 들려 주시기를....
지눌 스님의 글 하나 소개 합니다.
道不屬知 不屬不知(도불속지 불속부지)
知是妄想 不知是無記(지시망상 부지시무기)
도는 앎에도 속하지 않고, 모름에도 속하지 않는다.
아는 것이라면 망상이요, 모르는 것이라면 무기이다.
<眞心直說> 중에서
-
조정제
2011.12.30 10:33
종규 거사님
최근 몇년내에 글자로만 만나니 이거영~
항상 좋은 글 올려줘서 감사.
그대가 인용한 글만 모아도 경전 몇권은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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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부처의 손에든 연꽃을 보고 미소를 띄운 가섭이시여,
어찌 그대는 자신이 만든 지옥에 가서 대장질을 하시려는게요?
그러지 마시고 깨친 바를 시리즈물로 올려서 중생들을 깨우쳐 주신 후,
남이 만든 천당으로 가심이 어떠하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