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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세상은 살아가면서 마음먹은 대로 잘 이루어지 않는다.
자식문제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마음대로 잘 됩니까?
자신이 생각한 대로 세상이 이루어진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누구나 느끼듯이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세상이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 이유로
첫째, 우리는 세상을 ‘자신의 이해와 관심’에 따라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관심이 있는 것만 보기 때문에
전체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에
마음먹은 대로 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세상은 重重無盡緣起의 법칙으로 만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러한 의타기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불교는 고구정녕 자신의 관심과 이해를 벗어나는 
‘無我’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동양의 현인 중 하나인 장자는 
세상이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
 ‘타자성과 차이’의 진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장자의 <소요유>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송나라 사람이 ‘장보’라는 모자를 밑천으로 삼아 월나라로 장사를 갔지만,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짧게 깎고 문신을 하고 있어서 모자가 필요하지 않았다.

위 글을 읽고 나면 우리는 송나라 상인이 매우 어리석다는 첫인상을 받게 될 것이고
사람은 어리석기 쉽기에 식견이 넓어야 한다는 것을 장자가 이야기 한 것이 아닌가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몸은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은 항상 어떤 특정한 삶의 문맥에 처해 살아가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우리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배우고, 김치를 먹고,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규칙을 배우고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또한 범위를 좁힌다면 자신이 처해있는 각 가정의, 각 사회의 공동체 규칙을 배우고
살 수 밖에 없기에 타자와는 반드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생각은 자신의 문맥에 따라 습득한 동일성의 논리를 무기로
타자와의 차이를 부정하려는 습성이 있지만 
이러한 차이는 삶의 세계에 유령처럼 돌아다니다 우리와 언제든지 맞부딪치게 됩니다.
미래가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우리에게 하나의 타자로 다가옵니다.
그러니 세상이 우리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장자는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유한한 존재로
우리 자신의 외부에 타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타자와의 소통을 위하여
자신의 고착된 자의식(선입견)을 비우는 것(虛心)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결국 불교의 무아의 가르침과 장자의 허심의 가르침은
그 지향하는 목표에서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론에서는
일맥상통하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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