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개띠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015.06.21 00:54
마르셀 푸르스트는, 홍차에 마들렌 과자를 적셔 먹으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게> 되었다지...
우리는, 무슨 추억으로 우리의 시간들을 다시, 회억하게 될 것인가... 용정 거사의 독백이 우리를 50년 전의 아득한 시간으로 끌고가네...
1. 사이다 한 병, 계란 두 개.
소풍날이나 운동회때만, 맛볼 수 있었지. 삶은 계란 세 개쯤, 그리고 사이다... 한 병이 있었어...
상표는 좀 틀리데... <합동 사이다>라꼬? 우리 동네는 <동방 사이다>였는데...
아, 소풍날의 기억 하나... 몇 년 전, 영호가 직원들과 갔다면서 사진 몇 장 올린 것이 있었지.. 내연산 보경사...
그 앞에 늠름하게 포즈 잡고 있는 닥터 고.
http://kn31.igear.biz/xe14/xe/index.php?_filter=search&mid=freeboard&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B%B3%B4%EA%B2%BD%EC%82%AC&document_srl=43976
그 아래, 그저 시원하다고 부러워(?)하는 수교 연대장님...이 있고,
거기 겹치는, 내 작은 트라우마 하나...
국민학교 5학년때... 싸 온 도시락 잘 먹고, 뚜껑을 덮다가, 아뿔사, 그만, 구름 다리 아래, 아득한 절벽 밑으로 떨어져 폭포 속에 잠겼지. 엄마에게 혼날까 싶어,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아직, 그 폭포 바닥에 잠들어 있을 것이야... 아먼...
2. 아까 징키의 추억
할아버지는 개구쟁이들의 '친구'였지. 아무데나 가서, 밥을 청하고, 잠은 어디서 자는지 몰랐어. 겨울이면 굴뚝을 끌어안고 낡은 모포로 몸을 감싸고 졸고 계셨지. 우 둘러싼 아이들이 물어. "할아버지, 배 아플 때는 어떡하죠?" "아까징키 바르면 낫는다." 다음날 답은 또 달랐어. 같은 질문에 이번에는, "밥 먹으면 낫는다." 그땐 웃었지만, 두 번째 답은 얼마나 심원한가...
그런데, 용정 거사, "엄마 손, 약손"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지만, 아카징키 바르고 정말 낫는다고 생각했을까? 플라시보 효과?
3. 빵...
기억나시나들, 삼각 비닐에 색소 물을 채워, 팔았지... 어린 눈에는 신기했네...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은 빵이라는 물건이라... 국민학교 1학년때는 옥수수로 시루떡처럼 만든 것을 배급했지. 2학년때는 지금의 식빵처럼 생긴 것, 을, 하나씩 나누어주었어. 갈색으로 탄 빵 냄새는 환상적이었지... 그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하지. 맛은 원초적이야. 타자 두드리다가, 입에 침이 고였네.
롤케익이 기억나... 코일처럼 말려 있는 그 빵을, 우리는 "걸비(*거지) 빵"이라고 불렀어. 크로아상을 모방한 <소라빵> 안의 크림이 신기했고.... 그리고 그 <소보루>가 있지... "곰보빵"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고 직관적이었지...
서울, 제 각각의 개성을 자랑하는 빵가게들이 즐비... 프랜차이즈는 맛이 가볍고(?) 달아... 파이야... 한남동에 자연발효, 단골이 하나 있고, 급하면 동네 가게도 들르는데... 꼭 <소보루>를 잊지 않지.
나만 홀로 먹는 것같아. 그 빵은... 나는 아득한, 그 시절을 다시 사는 듯한, 착각을, 혀끝으로 만지며, 천천히 음미해... 대화하듯,
여행은, 틈날 때 자주 하시도록... 다들 <장소>를 찾겠지만... 모쪼록... 시간 여행도 잊지 마시고... 그 여행은 <사람>을 통해서도 하고, <음악>을 통해서도 하지만, <맛>을 타고 가보면, 때로 황홀하지... 이 셋이 시너지로 모이면, 그만한 축복이 없고...
각설,
용정 거사의 횡설수설에, 울컥하야...
그 시절... 의, 찬란한, 그러나 사라져 가는 영광(?)을..잠시 붙들어 보았다네. 누가 그랬던가, "58 개띠는 죽지 않는다. 다만,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고...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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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정
2015.06.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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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균
2015.06.26 15:42
* 달걀 이스께끼도 있다...
알미늄 달걀 모양 같은 틀에 막대기 꼽고..소금넣어 빙빙돌리다..주는..
고사리손으로 돈주고 받을라치면,,
고무줄 "틱~" 풀어서 주던 요새 말로 원조 불량식품,,ㅋㅋ
* 요새도 서울 삼계탕에 가곤 하는데...
전기 구이 통닭...
하얀 종이에 사서 아버지 손에 들려 들어오던 통닭의 추억이 아련하여 가끔식 들러는 곳..
아들놈 데리고 가서 맥주 한잔 하면 하는말,,,
이거 아빠 시절엔 아무나 먹던 음식이 아니다..ㅋㅋ
* 충무동 육교 밑에 C 레이션 장사들 많았지...
거기에서 나오는건 무슨 요술 상자의 마술품 같았음
요새 후라보노 같은 껌, 커피 메이트를 고체로 만든 봉지.
짭짤한 비스켓,,,딱성냥..요새도 등산용 비상 식품으로 사보는데...
어릴때 보았던 추억의 상품질과 그리 차이가 나지는 않는듯,,,
* 먹자골목에 좌판에 팔던 멍게,해삼 고래고기...
자전거 바퀴살 뽑아 만든 쇠꼬챙이..
* 버스표.전차표..광복동 야시장..
중앙동 제일은 행자리에 문화극장서 안경끼고 영화 봤건 기억들...
또 생각 나는거 없나?
-
한형조
2015.06.26 20:37
동균 거사, 오랜만이제...
이분이 나타나니, <문화적 차이>가 실감나네... 동해 갯가 촌놈이... 부산 도회와 기억을 나란히 하겠다는 만용이 뽀록나!
C레이션은, 불초, 본 적이 없어. 월남전 다룬 소설 속에서, 처음 접했던 것같아... 그러고도 실물을 보기까진 오랜 세월이 걸렸지...
도회 촌놈(?)들이 도시락에, 이상한 걸 먹고 있길래, 가게에서 하나 사 봤어... 소시지라 쿠데... 비닐을 벗기고, 한 입 베어 물었다가, 비려서(?) 뱉았지... 주인집 중2짜리가, "이 맛있는 것을..." 하고, 한 큐에 털어넣대...
나는 지금도 소시지랑 안 친해, 부대찌게집은 피해 가고...
일본식 정통 "오꼬시"도 처음 보았지, 부산 대신동에서... 비스켓이며 사탕을 하나씩 포장했는데, 포장 자체가 예술품이더만... 그 종합선물세트를 나무곽에 담았는데, 장인의 비장한 손길이 느껴질 정도였지...
지금도 그 장면이 칼라풀하게, 어제 본 듯 뇌리에... 새겨져 있구만....
이제,
...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고, 이제, 별로 새로운 것이 없어... 그게, 젠장... 서럽지... 안 그렇나, 두 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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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색소에 사카린 넣은
삼각 비닐 음료를 뭐라 불렀더라?
기억나지 않았어.
그래서
빼먹었는데 그것을 지적했네.
딴 친구들은 쏘카묵어도 한도사'는 불가하구만.
매구여~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