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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유교에서 본 감정조절법

2013.02.27 12:33

박종규 조회 수:618

유교에서 본 감정조절법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 미국에서는 ‘감정조절법‘에 관하여 초등학교 5년간 교육을 받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교육이 전혀 없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러한 여파인지는 몰라도 최근 우리 사회는 어쩌면 살아가면서 생기는 분노, 화, 소외감 같은 감정을 
적절히 조절할 줄을 모르는 것 같다.
아파트 아래, 위 층간에 발생하는 생활소음 문제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할 정도이고,
농담 삼아 ‘대화’라는 말은 ‘ 대놓고 화내는’것으로 풀이할 정도이다 보니 
사회 구성원간에 소통과 공감은 요원한 것 같다.

이러한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고 대처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초등학교때부터 미국처럼 감정을 조절하는 노하우에 관하여
교육을 시켜야하지 않을까? 
아마 미국에서는 어떠한 교육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그 기사를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심리학의 성과에 따른 심리치료 방법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유,불,도로 상징되는 동양철학의 보고가 있다.
원래 심리학은 서양에서 20세기 들어 철학에서 분리되어 새로운 학으로 성립한 것이다
동양철학에서는 서양에서 말하는 심리학이 원래 포함되어 있다.
동양철학에서는 이론적인 배경이 되는 ‘본체론’과 그 본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수양론, 수행론 등의 체계가 있는데, 그 수행론 자체가 심리학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양철학의 지혜를 빌어 감정조절법이라는 문제에 접근해 보고자 한다.
지난 설 명절 때 저의 형님 집에서 붓글씨로 ‘敬天愛人’이라는 글자를 액자에 담아 벽에 걸어둔 것을 보았다. 
경천애인이라는 의미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자’는 뜻이다. 
그런데 문득 우리가 잘 알고 있는 敬天愛人이라는 네 글자 속에 유교의 본체론과 수행론이 다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철학을 대표하는 유교와 도가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우주만물이 氣의 소산으로 본다.
그 중 주희로 대표되는 신유학에서는 인간만이 가장 순도의 기를 품부 받았고, 
그와 동시에 우주가 만물을 생성케 하는 이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理를 품부받았다
.( 물론 인간 이외의 각 사물도 각각의 理를 품부 받음) 
그 理가 바로 우리의 본성이라는 의미 즉, 性卽理이라는 의미로 性理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의 삶과 양식은 하늘이 우리에게 부여한 선험적인 가치와 의미를 직접 이해하고 
사회관계에서 실천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하늘이 우리 인간에게 부여한 선험적인 가치와 의미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언어 표현이 불가하며, 
추상적으로 하늘의 명령天命, 하늘의 이치天理, 하늘의 도天道 등으로 표현하고 공자가 나이 오십을 知天命이라 하고, 
인간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에서 보는 바의 천명과 같은 의미다.

여기서 敬天愛人으로 돌아가서
敬天은 단순히 하늘을 존경한다는 의미보다 하늘이 우리에게 부여한 선험적인 가치와 의미를 직접 이해하는 것, 
愛人은 사회관계에서 실천하여야 하는 의무라는 性理學의 본체론이 이 한마디에 다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그 본체론에 접근할 수 있는지 수행론이 궁금하다.
그 수행론의 핵심은 ‘敬 한 글자’에 있다고 한다.
정이천 선생은 “도에 들어가는데 敬만한 것이 없다”라고 하여 敬이 공부의 착수처라고 한다.
그러면 ‘敬’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인가?
敬공부의 방법론 내지 敬의 의미에 관하여는 주자학자에 따라 다양한 표현을 하고 있는데,
敬은 한마디로 마음의 주의 집중(attention)으로 이해하기로 하자.
정이의 제자인 사상채는 “경이란 늘 깨어 있는 법(敬是常惺惺法)”이라고 말하는데
결국, 경의 공부방법은 선불교의 참선, 좌선, 지관수행법, 지눌스님의 적성등지법. 
장자의 심재, 좌망 등과 유사한 수행법으로 ‘고요함에 이르는 지혜’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제 감정조절법으로 돌아가자
일상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감정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까.
‘敬聽’ 그 한 글자를 이해하고 실천에 옮길 때 해결된다고 본다.
敬聽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말을 공경하는 태도로 들음이라고 되어 있다.
또 거의 같은 의미로 귀를 기울이고 주의하여 들음 이라는 뜻으로 傾聽이라는 글자도 있다.
敬聽이란 말하는 사람의 말이나 소리를 물리적으로 듣는다 것을 포함하여 
진지하게 話者의 마음 속으로 부드럽게 침투하는 배려의 마음이 필수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자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듣는 것이고, 마음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氣로 듣는 것이다”고 
충고 하는데 혼신을 기울여 들어라는 뜻으로 敬聽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敬'이란 고요함에 이르는 지혜라고 볼 때 敬聽은 위와 같은 의미 보다는 
敬으로 聽에 이른다로 해석하고 싶다 망구 내 생각일지는 모르겠으나
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남의 이야기가 들릴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경청은 고요한 마음, 비워있는 마음으로 聽에 이르는 것으로 본다.
그러할 경우 聽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레 타자와 공감할 수 있고 소통은 저절로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제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먼저 가까운 가족간의 대화에서부터 실천해 보자
그런 후 친구간, 직장 동료간 이러한 방법을 확대해 나간다면 분명히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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