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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재작년인가,

 

“유교와 경영”을 안동의 고풍스런 고산서당에서 담론한 바 있다.


http://m.munhwa.com/mnews/view.html?no=2010062901032130074002


맥캔지 출신의 연대 국제학부 김 교수는 “경영전략”이 전공이다. 다른 친목 공부 모임에서 만난 후, 이 ‘화두’를 물고, 나를 집요하게 다그치고 있다. 

 

오늘 점심에도 그를 만났다. 대체 왜 그는 “경영의 난국을 유교를 통해 돌파하겠다”고 벼르고 원을 세우고 있는가. 세상살이에 별 도움이 안 되는, 무용의 학문(?)을 하고 있어, 늘 미안해(?) 하는 나에게 그는 그 ‘실용적’ 지평을 강하게 어필해 왔다. 나는 좀 얼떨떨할 수밖에...

 

고산서당에서, 그는 그 “문제의식”을 이렇게 정리해 들려준 바 있다.

 

1.

무릇 ‘회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다. 목표를 정하고 시작하며, ‘성과’에 목을 맨다. 그것도 ‘재무적 성과’에... ‘매출 이익’을 따지고, 그것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적 방법론에 치중한다는 것.

 

작금, 경영학의 흐름은 아시다시피 ‘미국의 학문’이다. 지정하자면,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이 주도한다. 최근에는 “E.U.”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세기 ‘자본주의’에 대단한 공헌을 했다. ‘매니지먼트 컨설팅’이 잘 팔렸다. 특히 “매킨지”는 정교한 기법, 숏 텀으로 임팩트를 주는데 몰둫ㅆ다. 유행을 타고 업 앤 다운을 한다. 양 극이 고정되어 있어, “경영은 일종의 패션산업”이 되었다... 교수들 책임도 있다. origianlity가 떨어지고, 극단적으로 ”키워드“만 주무른다. 다람쥐 쳇바퀴,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한계에 봉착했다. ‘마켓’이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는 말한다. “매킨지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참고로, 그는 맥켄지 컨설턴트를 거쳤고, 벤처도 운영해 본 이력을 갖고 있다.) CEO들의 인문학 조찬이 활발해지는데는 이유가 있다. 대중과는 좀 다른 계기를 갖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경영학 내에서는 더 이상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기본과 원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전략경영>은 자잘한 기법이 아니라, 큰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다.

 

2.

그동안 다들 ‘Vision’ 만들기에 집중해 왔다. 비전이란 (*우리 감각하고는 좀 다른데...) “2015년 까지 글로벌 Top 10이 되자...” 등의 수량적 목표를 가리킨다.

 

여기 중요한 무엇이 빠져있다. 즉, “왜 하는가. 왜 이 기업이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

 

*Mission이 필요하다. “존재 이유.” 가치를 주는 것. 가령, 제약회사라면, “건강을 선사한다”는 가치가 동력을 준다. 회사를 창업한 Founder에게는 이 컨셉이 살아있다. 그런데 2-3세ㄹ 내려가면 희박해 진다. 이 ‘소명의식’ 미션은 “가르쳐 줄 수 없다.” 오호, 통재라,

 

회사의 성장에도, *Core Value- 덕목이 중심 역할을 한다. “우리 회사는 8 덕목이 있다.” 가령, 그 중 “Integrity.(떳떳함)” 같은 것. 이 밸류가 절실하게 녹아 있느냐, 공유되어 있느냐가 기업의 사활, 미래를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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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쯤 듣다가, 왜 그가 “동양사상,” 그리고 유교에 귀를 늘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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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덧붙였다. “Corporate culture에 유교의 시사가 많습니다. 리더십 분야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君子 리더십 같은 것... 리더의 레벨에 5 단계가 있습니다. 4단계가 카리스마 있는 리더라면, 언론의 집중관심을 받고 있지만, 하나 더 높아지면, 5단계에서 리더는 “보이지 않는 리더”가 됩니다. 겸양이 기초 덕목이 되지요. 유교 & 노장이 이런 가르침을 주는 것같습니다.

 

“이 동방의 밸류, 리더십 훈련은 우리 전통이기도 했기에, 한국기업에 곧바로 응용이 될 수 있습니다. 빨리 정리해서 간다면, 조직 시스템에,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 선 ‘경영’에 그는 전혀 다른 리소스로 돌파를 하고 싶어했다. 유교... 보다, 그는 불교가 ‘궁극’인 것같다고 말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여기 모든 코드가 압축되어 있는 듯합니다.”

 

3.

그래서 ‘공부’를 같이 해 보기로 했다. 키워드, 모듈을 제시하고, 그에 화응하는 동양적 자원과 스토리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독서 목록을 주고, 내가 쓴 것, 찾은 파일들도 주고, ‘학습’에 우선 치중하기로 했다.

 

그는 말했다. “대단한 학자들이 많은데, 나는 그들을 대단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사회의 화두는 CEO, 기업경영자들입니다. 그들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들을 ‘계몽’시켜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요...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주셔야 합니다. 그게 實事求是 아닙니까?”

 

아하, 이런, 고수로세.. 내가 거꾸로, ‘실학 강의’를 듣고 있는 중이니...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나는 “어디 해 봅시다”라고 둔중하게 말했다.

 

4.

남은 차를 마시며, 이런 얘기를 했다.

 

1) “제 삶의 모토는 순리(順理)입니다. 아니다 싶을 때, 한쪽 눈을 감고, 들어섰다가 불면과 고단함을 꽤 겪었습니다. 새 도전 앞에서 며칠 생각하다가, ‘순리’다 싶은 것을 따릅니다.”

 

나는 그것이 유교가, 주자학이 가르치는 ‘궁극’이라고 짚어주었다. 그리고 퇴계가, 도산에서, 평생을 추구한 바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

 

2) "<경영전략>의 핵심은 ‘평정’입니다. 이게 얼마나 중요하냐 하면, 최근에 무너진 기업(W기업j)은 무리한 ‘인수 합병’의 후유증입니다. 그런데, 놀랍지요, 계약할 때는 “무엇이 씌었는지, 단점이나 예상되는 리스크가 보이지 않습니다.” 나중에 우루루 몰려들지요. 그게 원래 없었겠습니까. 안 보고자 했기 때문이지..."

 

나는 ‘불교 강의’를 듣고 있는 심정이었다. 그렇구나!

 

3) “제가 운동은 골프 하나를 하는데, 다른 이유가 아니라, 남의 장타나 실수에 일희일비하면, 자기 공을 제대로 칠 수 없습니다. ‘집중’이 필요한데, 그것은 다른 사람의 자리가 하얗게 지워지고, 오직 공과 자신만 남을 때, 그때 공이 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그게 또한 경영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앞 종규 옹이 올린 에크하르트 톨레의 조언을 보라. 동서 고금의 지혜 충고는 하나다.. 놀랍도록 닮았다.. 


진정한 지혜는 고요함 속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창의력을 개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라.

좀더 많은 지식이 필요한가?
좀더 많은 정보가 세상을 구원하는가?
아니면 좀더 빠른 컴퓨터, 좀더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한가?
하지만 인류에게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지혜가 아닐까?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이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당신이 모든 것을 멈추고 고요해질 때 지혜가 바로 거기 있다.
그저 보고 그저 들어라. 그 이상은 필요없다.
당신이 고요해지고, 그저 보고 들을 때 생각을 여윈 지혜가 내면에서 깨어난다


 

이런, 나는 마침내, 유교와 불교가 경영의 중심이라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게 되었다.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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