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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그래도 경칩驚蟄

2007.03.19 21:54

이승진 조회 수:400



   

 

                                                               네 눈동자


봉숭아 한 꽃송이에게 눈길을 주라
무논을 채우고 있는 청개구리에게 눈길을 주라
저기 아장대는 아이에게 눈길을 주라
한 줌의 흙에서
봉숭아가 그 순정한 꽃잎을 피울 수 있었던 까닭은
누군가의 눈길을 받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속눈길을 받는 순간
그의 품속에 들어가 하늘에 닿았기 때문이다
네 눈동자 속에 저들의 빛깔이 있다
네 눈동자가 결국은 저들의 삶의 길이다
우리 서로 눈길을 거두었던 지난 세월을 보라
타는 눈빛이었다, 서로의 가슴에 불무질일 뿐인
불타는 세상이었다
봉숭아 한 꽃송이에게 눈길을 주라
눈보라 속을 날아가는 철새에게 눈길을 주라
우리는 서로
그 누군가의 눈길을 받아야 이 세상에 닿는다


- 백창일 시인, 시집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중에서 -


 'Aayi Teri Yaad' song by 'Alisha Chinai'

 

       사나흘  전. 
       화단 한 귀퉁이,
       보송한 솜털 애리한 줄기끝으로
       야생화 '노루귀'가 여덟장의 하얀 꽃잎을 밀어 올렸습니다.
       작년보다 족히 열흘은 빠릅니다.

       이같은 解氷의 봄바람을 타고.

       '설마~~ '하면서도
       거실에서 내다놓은 꽃나무들은
       주인장의 어설픈 통밥 탓에
       때아닌 꽃샘추위에 生고생하게 생겼습니다.



       오늘, 그래도 경칩驚蟄.
       괴정쪽에서 승학산으로 오르는 세리골을 따라 봄 마실을 다녀왔습니다.
       봄볕에 푸석이며 보풀처럼 부풀던 땅은 꽁꽁 서릿발에 꼿꼿하게 멈춰 있고,
       약수터 주변을 지키던 진달래 몇몇 꽃망울은 아리한 뺨이 더욱 불그레합니다.

       중턱에 다다를 즈음, 덤불속
       볕좋은 비탈을 지키던 생강나무는
       전자렌지 속에서 연신 터지는 팝콘처럼
       노란 폭죽을 펑펑 터뜨리며 아내와의 나들이를 반겨줍니다.

 

       아~, 맞아!
       이젠 어엿한 봄입니다.

       바야흐로 제 안에 
       별 같은,
       노오란 조각달 같은
       가두고 있던 빛들을 드러내는
       봄이
       우리들 가까이에 왔습니다.

       올해, 남녘.
       봄처녀 '삼월이'의 소식을
       만방의 친구들께 전합니다.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를 새삼 알겠다.
내가 피는 것은 네 눈길 때문이요, 네가 피는 것이 내 눈길 때문이로구나.
그러니 저 꽃이 곧 나요, 내가 곧 저 잎이로구나.
나는 너를 통하여, 너는 나를 통하여 하늘에 닿는구나.
우리는 모두 관계 속 존재들이니, 서로를 보듬는 눈길이 없다면 누가 제 생을 위무 받을 것인가.
뺨에 부딪는 바람과 구름과 꽃잎과 이웃의 눈길을 느껴 보라.
그리고 눈길에 눈길로 보답하라.
눈길은 아무리 주고받아도 붐비지 않는다.

- 詩人 반 칠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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