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妻롭다
2007.04.25 05:20
이른 새벽에 식탁에 앉아
이른 신문을 읽다가
자는 아이들의 이불을 살피면서 마침내,
늘상 이불밖으로 발만 내놓고 자는
새순이 酒母의 오랜 습관을 발견한다
오늘따라 새삼스럽고
삐죽이 내민 발이 애처롭다
애처로운 만큼 酒母는 愛妻이고,
애처로운 만큼 酒母를 愛妻한다
칭구 여러분~
그대는 그대들의 酒母를 애처로워 하시는지?
그리고 얼마나?
댓글 4
-
이름
2008.03.17 15:44
-
이승진
2008.03.17 15:44
哲人, 오랫만이오.
바쁘시단 얘긴 둘러서 들었지만, 마무리가 되어가는가 보오.
하마 이젠 낯익었을 법한 酒母의 발,
들여다 보며
愛妻家임을 자처할 여유로운 하루를 여시는구려.
친구의 글을 읽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문태준 시인의 '맨발'이 떠올라
시집을 빼서 읽는 호사스런 아침을 나도 열고 있다오.
고맙수~
홈캄잉행사 때 봅시다.*^^*
맨발 /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 속에 오래 잠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듯 가장 오래한 궁리인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 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 - 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한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 - 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
봄
2008.03.17 15:44
ㅋㅋㅋ
오늘아침, 친구에게 보낸 메일인디
제목만 살짝 바꿔, 여그 낑궈넣어도 되겄다 싶어서...
제목: 맨발에 대한 단상
알래스카
원주민이었든가 아니믄,
그린랜드 원주민들이었든 간에 암튼, 상어(jaws)괴기를 먹는디
우리네 홍어 먹득기
삭혀 먹더라고.
긍께, 오래전
티비에서 본 것인디, 내쇼날
지오그래픽 티비든지 '요리보고 조리보고' 같은 요리채널 프로였든지,
마, 그려...
어쨌거나,
삭혀 쿰쿰한 것을 좋아라하는 것은
'고급'의 취향이라 할 수도 있겄고 혹은, '변태'라고 할 수도 있는 거인디
사실, 같은 의미제.
킁, 왕년에 나폴레옹이 작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말(馬) 위에서 그의 연인에게 메일을 보내잖여.
- 그리운 조세피나, 씻지말고 기다리시오.
(미안하다, 이바구가 옆길로 샜다.)
마, 어제 오후,
인터넷 써핑이라는 것을 오랜만에 즐겼지라.
농소 산악인
클래식 음악을 더듬기도 허고 e-책방을 기웃거리기도 허다가
드디어, 동아닷컴에서'돔배기'를 발견했거덩.
광화문 뒷골목
어느 식당이라는디, 거그서 돔배기를 삭혀 내온다고 함시로
킁, 껍질로 만든 묵꺼정 내놓는다고 그렁께
농소 박' 입안에 침이 확~
고이더라고.
머, 그랬다는 이바구여.
(미안하다, 이바구가 옆길로 안 새서리...) -
이름
2008.03.17 15:44
개조개가 천천히 발을 거두어 가듯
그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 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
졸업 30년의 세월도
개조개 맨발의 속도처럼 그렇게 천천히 흘렀을 것인데
'바쁘다 바쁘다'하며 살았다, 그쟈?
오늘 아침
헬쓰클럽의 게시판에서 읽었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구두쇠는
아는 모든 친구들을 아끼며 저축한 사람이다'
또 생각이 나네
'부모는 버려도 친구따라 간다'는 옛말이..
그 만큼 소중한 친구들 얼굴이 그리워지네.
오~ Oh~ Oh~
오월 오일 그날 뵙겠소, 다들.
승진총무님 수고가 많습니다.
오늘 맨살같은 詩도 고맙소
그대의 마음 틈새를 읽은 것 같아 즐거운 아침이오.
Oh~ Oh~ Happy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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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이제 니도 늙어 가는가보다...
옛날엔 애처로워 보단 애첩러버 했을낀데...
나야 늘 애처러워 하고 살지만...
ㅎㅎㅎ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