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부산나들이를 마치고..
2007.05.11 12:28
벌써 한참 전부터 부산 나들이 간다고 선물 사기에
온 정성을 다하는 남편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리 좋을까...저리 즐거울까...
옆에서 지켜보는 전 덩달아 가슴이 설레,같이 간다고
몇 날 몇 일 졸랐더랬지요.
고3엄마가 집에서 밥 안하고 어딜 따라 가냐는 구박에도
불구하고. 전 짐꾼으로 아무 준비없이 있는 그 모습 그대로
비행기를 탔지요.
한국가서 옷 한벌 사준다는 약속을 받아놓은 채로!
(사실...부산가기 바로 전날 확실하게 간다는 걸 알려주었고,
계속 절대로 안데려간다고 그랬거든요)
그렇게 많은 58 개띠분들을 가까이서 보기는
두번째..
내가 확실히 아는 사람은 딱..한 명! 남편 빼고는
다...모릅니다..
간혹 남편이..누가 누구고...누군 누구고..설명을 해주지만,
열심히 설명 듣고 바로 잊어버립니다.(기억력이 나뽀서^^)
한국의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그 자체로
기분이 업..되어, 내내 기분이 즐거웠더랬지요.
슬그머니..장난기가 발동되어 달덩이님(남편) 손을 내내 잡고 다닌 거.
(서울살땐..손잡고 다니자고 하면 남사스럽다고 뿌리치던 사람이
일주일 내내 제 손을 꼭 잡고 다녔지여)
밤에
갑판에서 술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전 잠을 자다 남편한테
착출(?!)되어, 그 분위기를 느끼러 구경나갔더랬답니다.
비몽사몽..바닷바람이 춥기도 하고..투덜투덜..하면서요.
오..마이 갓..
낮에 그 젊잖던 여러분들의
무너진...모습에 잠이 확! 깨버렸습니다.
울..남편 술 취하면..오버하는대..
실수하면 어쩌나 내내 걱정이 됩니다.
아니나...다를까..목소리 점점 커지면서,액션도 커집니다.
(조개구이 화로에 엎어지기 직전임당--갈아입을 옷두 없는대)
아야...안징이시아..(조용히 좀 해라!) 또 한번
장난기가 발동되어 달덩이님의 볼을 잡고
뽀뽀를 해주었지요.(에구..착하지,이젠 고만 진정하심 좋겠어요
하는..의미에서)
울 달덩이님 갑작스런 충격에 바로 침착해집니다.ㅋㅋㅋ
친구란 것이 이렇듯 좋은 거구나.
그래서 늘 친구들 이야기만 나오면..실타래 풀듯 그리도
할 이야기가 많았구나..
동기분들 단체 사진
찍을 때, 유난히 울 달덩이님의 주변이 환하게
빛나는 것은 바로 그 살인미소 때문이지요.
머리 숱도 없어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고, 환하게 웃을 때
가지런한 하얀 치아가 옥수수 알처럼 드러난 그 미소는
참...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줍니다.
벌써 결혼한지 18년.
큰아이가 고3,작은 아이 중3.
엎어지고 깨지고 혼나고 하면서 지낸 결혼 생활.
그래서 유난히 난..개띠를 싫어하는대,
내 주변엔 여전히 개띠 아줌마들이 많답니다.
개띠 언니, 개띠 동생.
시아버님 말씀대로라면..개띠랑 말띠가 천생연분이다 하셨다는대.
어찌어찌..달덩이님한테 딱! 걸려,
살면 살수록 자꾸 닮았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젠 그려려니 합니다
한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이쁜 딸이..날마다 징징댑니다.
왜 울 가족은 광대뼈 가족이냐구..
피아노를 잘 치고 수학을 좋아하는 울딸..다 이쁜대 광대뼈 나온
본인 모습에 늘 불만입니다..걱정마라..열심히 공부해서 돈 많이 벌어
성형수술하면 된다...
공부는 좀 떨어지지만 클수록 영화배우 이준기 닮아가는 울아들..
적성에 맞는 거 찾아 아빠처럼 즐기면서 살면 되는거라구 등 두드려 줄랍니다.
어제 저녁..
중국 집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는대 전화벨이 띠리리...울립니다.
왜 이리 늦게 도착했냐구..(북경에서 천진까지 차가 막혔더랬습니다)
서울서 신성수님하고..다른 분하고 술마시고 있다구..(좋겠다아..)
아이들..엄마없는 일주일이 너무 좋았었다구, 행복해합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니 이해가 갑니다.
날마다 이거해라..저거해라..공부해라..잔소리 하는 엄마가 없었으니
얼마나 편안하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았을까..참 좋았겠네.
오늘부텀..밀린 공부 다 꼽빼기루 해야하니..
학교 갔다 바로 들어온나..
대답대신
헤죽 웃으면서 딸아이...학교갔습니다.
어쩜 이젠 이곳이 고향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친구가 한국아줌마들보다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고.
일본..미국 친구랑 중국말로 수다떠는게 더 재밌습니다.
중국말이 되는 게 하도 신기해..
영어도 좀 해 볼까..맘 먹었습니다.
딸아이가 배우다 구석에 세워둔 바이얼린이 내내 아까와...
바이얼린을 켜보기도 하고...풀룻도 불어보기도 합니다.
기타도 딩딩..쳐보기도 합니다..더 심심하면 피아노도 띵띵거려봅니다.
하루하루 내가 하고싶은 일을 다하고 지내기에도 벅차
이젠 사소한 고민은 할 수가 없습니다.
전체적인
집안 살림도 다 알아서 해 주는 달덩이님의 배려에
주부아닌..반은 학생으로 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면을 빌어
홈커밍 행사때
전혀 이쁘지도 전혀 우아하지도 않은
조선족 아줌화된 저를
울...집사람이다..이렇게 당당히 소개시켜주는 울 달덩이님의
모습에 머리 깊숙이 숙여 감사함을 표합니다.
사랑한다고 한번도 표현한적 없고..
좋아한다고 한번도 말해주지 않았지만..
항상 든든한 울타리로 나와 아이들을 지켜주고 있는
지킴이라는 것..더불어 조금씩 조금씩 자상한 남편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은 가장 큰..선물이라는 것.
지금 그 맘 그대로
아껴주고 보듬어주면서
10년 후..또 홈커밍 행사에 참석할땐.
그 땐..더 즐거운 추억거리 많이 만들도록..할렵니다.
댓글 6
-
고박
2008.03.17 15:44
-
민일
2008.03.17 15:44
강여사님!
용재가 함께 오기를 망설인 진짜 이유는
예쁘고 애교있고 어려보이는 부인을 우리 동기들이 만나보면
괜히 질투나서 부부싸움할 것 같아서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그날은 우리 동기들과 어부인들 모두가 얼마나
잘 생기고 예뻐 보였는지....
멀리 중국에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보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승진그녀
2008.03.17 15:44
1박 2일동안 같은 공간에서 지내고도 제대로 인사도 못나누어 아쉽습니다.
중국에서도 생활이 재미있으신 듯하여 부럽습니다.
지금처럼 늘 행복하시길...... -
이승진
2008.03.17 15:44
제수씨~
주왕산, 그 시절이 언젠데 아직도 '주사모'십니까?
중국에서의 생활에 제법 익숙해졌으니 필명도 바뀔만도 하시건만...
용재야!
홈캄잉 참석을 위해 동부인하여 부산 나들이까지 하다니 정말 열성이네*^^*
친구들의 그 열정때문에 나름대로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나.
타이타닉 포즈의 사진 한 장 보낸다.
이걸 보니 진짜 달덩이 그 자체네.
모쪼록 타향살이 생활 건강 챙기면서 늘 행복한 가정 되길 바랄게. -
홍성수
2008.03.17 15:44
용재야 아쉽게도 제대로 인사도 못했네...
제수씨 하고 손 잡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이더라.
고향같은 객지생활 건강챙기고 또 보재이!! -
주사모
2008.03.17 15:44
손을 번쩍 든 아빠 사진을 보고
한 눈에 알아 봅니다...
딸아이 왈: 아빠...술 마셨징..(한 눈에 알아봅니다. ㅋㅋㅋ)
가끔..아빠랑 딸이 누워 이불 뺏기 놀이를 하면 참암...볼 만 합니다.
이불 한 장 가지고 서로 덮고 누워 있는다고..몸부림들을 치는 걸 보면^^
나중엔 폭력도 나옵니당..힘으로 안되니 딸이 아빠를 마구 팹니당...
우당탕탕..이리 이리 저리 쫓기다 결국 항복 하는 사람은 아빠...
(아빠는 이후 몇 일을 딸한테 삐짐당^^)
애기때부터...방일..방이..방삼..........................방구.....하는 들어보지도 못한
노래로 딸아이가 뀌지도 않은 방구를 뀌었다고 놀려서, 아이를 울리는
아빠...(나중에 성격장애 옴당^^)
아들 왈 : 엄마 우리 집 이야기 개그콘써트에 보내면 정말 웃기겠땅.
맞씁니다..저도 종종 그런 생각합니다...다른 댁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울지 못할
웃긴 이야기 들이 ....넘 많거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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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연 여사님!
좋은 시간 보내시고 이제 중국으로 들어가셨군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자주 들어오셔서 중국 소식도 좀 계속 올려 주세요!
천진에 한번 갈날도 와야 될낀데...